현대차, 넥스트 레벨 ‘수소’ 준비 끝…수소사회 전환 드라이브

장재훈 사장, 수소위원회 공동 의장 선임 현대모비스 수소연료전지사업 인수 완료

2024-06-24     한종해 기자
‘캘리포니아 항만 친환경 트럭 도입 프로젝트(NorCAL ZERO)’의 일환으로 캘리포니아 항만 물류 운송에 투입된 현대차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XCIENT Fuel Cell).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수소 생태계 전환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올해 초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인 ‘CES 2024’에서 ‘HTWO Grid’ 솔루션을 발표한데 이어 지난 9일에는 현대모비스의 수소연료전지사업 인수를 완료했다. 여기에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이 수소위원회 공동의장에 선임되며 현대차 수소 경쟁력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1998년 청정 동력원 수소를 연구개발하는 조직을 신설하며 수소연료전지 사업에 뛰어 들었다. 2년 뒤인 2000년에는 미국 연료전지 시범사업에 참여하며 시험용 수소연료전지차를 공개했다.

2004년에는 수소연료전지차 핵심부품 스택을 독자개발했고, 9년 뒤 양산형 수소연료전지차 투싼ix를 선보였다. 2018년에는 2세대 수소연료전지차 넥쏘로 CES 에디터 초이스, CES 아시아 기술혁신상 등을 수상했고, 세계 수소연료전지차 시장 판매 1위라는 기록까지 세웠다. 2020년에는 세계 최초의 수소전기 대형트럭인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양산에 들어갔고, 국내를 비롯한 미국, 스위스,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아랍에미리트 등 10개 국가에서 그 신뢰성과 친환경성을 인정받고 있다.

엑시언트는 스위스에서 3년 8개월만에 누적 주행거리 1000만km를 돌파했다. 이는 2020년 스위스로 수출된 뒤 현지에서 현재 운행 중인 수소전기트럭 48대의 주행거리를 모두 합한 것이다.

버스 부문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2017년 도심형 수소전지버스를 처음 선보인데 이어 2023년에는 고속형 대형버스급에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탑재한 ‘유니버스 수소전기버스’를 출시, 정부와 민간 업체에 보급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의 수소사업은 차량을 넘어서 수소지게차, 수소전기트램, 이동형 수소연료시스템, 수소 비상 발전 시스템 등 전방위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초 열린 CES에서 기존 연료전지 브랜드인 ‘HTWO’를 현대차그룹의 수소밸류체인 브랜드로 확장하겠다는 선언과 함께 수소 사회로의 전환을 앞당길 HTWO Grid 솔루션을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의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인 ‘HTWO’는 그룹 내 각 계열사의 역량을 결합하여 수소의 생산, 저장, 운송 및 활용의 모든 단계에서 고객의 다양한 환경적 특성과 니즈에 맞춰 단위 솔루션(Grid)을 결합하여 최적화된 맞춤형 패키지를 제공한다. HTWO Grid 솔루션으로 수소 산업의 모든 밸류체인을 연결함으로써 생산부터 활용까지 수소 사업의 성장을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현대차는 수소 관련 실증 사업에 적극 참여하면서 프로젝트별 맞춤형 HTWO Grid 솔루션을 확산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올해 2월 현대모비스와 수소연료전지 사업을 통합하는 양수도 계약을 맺은 뒤 석 달에 걸쳐 인수 절차를 마쳤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인수로 현대차는 현대모비스의 수소연료전지 사업과 관련된 설비, 자산뿐만 아니라 연구개발(R&D) 및 생산 품질 인력 등 기술력과 자원을 흡수했다. 그동안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로 이원화됐던 R&D와 생산 역할을 합친 것이다.

현대차는 R&D본부 수소연료전지개발센터에 ‘수소연료전지 공정품질실’을 마련해 제조 기술과 양산 품질을 담당하도록 했다. 현대차는 이 조직을 활용해 차량 외 다른 제품에 적용할 수소연료전지 판매를 확대하고, 인프라와 운영 비용을 줄여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국내외 다양한 기업, 연구기관,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수소 생태계를 강화하고, 수소 사회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연결하기 위한 파트너십을 구축해나가기로 했다.

이밖에도 현대차는 지난달 ‘캘리포니아 항만 친환경 트럭 도입 프로젝트’(NorCAL ZERO) 공식 출범에 맞춰 북미 수소 물류 운송 사업을 하고 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의 수장 장재훈 사장도 힘을 보탠다. 글로벌 CEO 협의체인 수소위원회는 이달 임기가 끝나는 가네하나 요시노리 가와사키 중공업 회장 후임으로 장 사장을 선임했다. 장 사장은 산지브 람바 린데그룹 CEO와 공동 의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2017년 출범한 수소위원회에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독일 BMW그룹 등 20여 나라 기업 140사가 회원사로 참여 중이다. 앞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2019년 수소위원회 공동 의장직을 맡은 바 있다.

장 사장은 “수소위원회는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전환 노력에 있어 중요한 이니셔티브를 맡고 있다”며 “공동의장으로 임명된 것을 기쁘게 생각하며, 동료 수소 지도자들과 함께 혁신을 주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 사장은 향후 수소위원회 공동의장직을 수행하면서 글로벌 수소 수요에 대해 논의하는 한편, 다양한 이해관계자 및 파트너들과의 연대를 주도하며 수소 사회로의 전환 가속화를 위해 위원회 소속 CEO들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예정이다.

파이낸셜투데이 한종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