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N’ 고배 마신 MMORTS 게임...엔씨소프트 ‘택탄’은 다를까
커뮤니티 기반 대규모 전쟁이 핵심인 장르 넥슨·넷마블도 최근 신작 냈으나 흥행 부진 “유저 충성도 높아...차별점 확실해야 성공”
엔씨소프트가 ‘프로젝트G’로 불리던 신작 MMORTS 게임의 정식 명칭을 ‘택탄: 나이츠 오브 더 가즈(이하 택탄)’로 확정하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사내 테스트에 돌입했다. 최근 넥슨과 넷마블이 MMORTS 장르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셨는데, 엔씨소프트는 과연 어떤 방식으로 차별화를 꾀할지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실시간 대규모 전략 시뮬레이션(MMORTS)란, 대규모 영토전쟁을 핵심으로 다수의 플레이어가 같은 전장에 동시 접속해 상호작용하는 MMO의 특징과 시간 전략 기반의 시뮬레이션 요소가 결합된 장르다. ‘스타크래프트’ 등 일대일 대결이 보편적인 전통적인 RTS 게임들과 비교하면, 수많은 이용자들이 대규모 전쟁을 산발적으로 펼친다는 것이 특징이다.
MMORTS는 2019년 릴리스 게임즈가 출시한 ‘라이즈 오브 킹덤즈’가 전 세계적인 흥행을 거둔 후 인기 장르로 떠올랐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집행하며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상위권에 오른 ‘라스트 워: 서바이벌’, ‘WOS: 화이트아웃 서바이벌’ 등도 MMORTS 게임로 분류된다.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등 앱 마켓에서는 이 게임들을 4X 장르로도 분류하고 있다. 4X는 ▲탐험(eXplore) ▲확장(eXpand) ▲개발(eXploit) ▲정복(eXterminate) 등 네 가지 핵심 요소에 기반한 전략 게임의 하위 장르다. ‘문명’ 시리즈와 ‘스텔라리스’가 대표적인 4X 게임으로 꼽히며, 엔씨소프트 ‘택탄’도 ‘4X 전략’를 표방하고 있다.
시장성은 확실하다. 시장분석 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라스트 워: 서바이벌’은 올해 4월 전 세계 모바일 게임 매출 순위 6위에 등극했다. 이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원신’, ‘브롤스타즈’ 등보다도 높은 순위다. 전 세계적으로 이 장르를 즐겨하는 단단한 매니아층이 있으며, 길드나 연맹 아래 끈끈하게 뭉친 유저들의 리텐션(잔존율)도 높은편이다.
엔씨소프트에 앞서 다른 국내 게임사들도 MMORTS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적이 있다. 넥슨은 4X 장르의 원조격인 ‘문명’ IP를 모바일로 가져와 ‘문명: 레인 오브 파워’를 출시했으며, 넷마블은 서브컬처 요소를 녹여낸 ‘그랜드크로스: 에이지오브타이탄’을 선보였다.
하지만 두 게임 모두 흥행에는 실패했다. ‘그랜드 크로스: 에이지오브타이탄’은 지난 3월을 마지막으로 업데이트가 사실상 중단된 상황이며, ‘문명: 레인 오브 파워’는 1년을 채 버티지 못하고 서비스를 종료했다. 아쉬움을 삼킨 넥슨은 ‘갓썸: 클래시 오브 갓’을 개발하며 MMORTS 시장을 계속해서 두드리고 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SLG라고도 불리는 이 장르 게임들은 유저 커뮤니티가 크게 활성화돼있다. 그렇다 보니 할만한 신작이 나오면 다 같이 뛰어드는 경향도 있다. 기존 게임과 비교했을 때 얼마나 게임성이 혁신됐고 또 차별점이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엔씨소프트는 ‘택탄’만의 차별점으로 어떤점을 내세웠을까. 지난해 처음 공개된 인게임 플레이 영상에는 ▲언리얼 엔진 기반 그래픽 ▲다양한 개성을 가진 종족과 캐릭터 ▲근거리·원거리 유닛을 활용한 전투 방식 ▲오브젝트 점령과 영토 경쟁 과정에서 활용되는 ‘드래곤’과 ‘전략병기’ ▲개인 간 전투에서 대규모 집단으로 확장되는 전쟁 장면 등이 담겼다.
당시 서민석 총괄 디렉터는 “엔씨소프트의 강점인 MMO 기반의 대규모 전쟁 기술력을 RTS 장르에 적용해 다른 전략 게임에서 느껴보지 못한 규모감과 퀄리티를 경험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 특색 있는 다양한 유닛들과 다채로운 월드를 통해 플레이 자체가 재미있는 전략 게임의 진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파이낸셜투데이 채승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