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운 NH투자證 대표, OCIO 시장 정체 속 플랫폼 강화 ‘집중’

2024-06-18     조송원 기자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진=NH투자증권

윤병운 체제의 NH투자증권이 왜곡된 보수체계 등의 문제로 위탁운용관리(OCIO) 시장이 정체되고 있음에도 OCIO 플랫폼 강화에 나선다. 이는 한국투자증권 등 일부 증권·자산운용사들이 OCIO 관련 부서를 축소·폐지하는 모습과 상반된 행보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의 1분기 말 연기금·공제회 투자일임 재산 규모는 4조 5064억원으로 전년 동기(8조 3597억원) 대비 약 절반 정도 줄었다. 이는 OCIO 시장의 성장 정체 때문으로 풀이된다. OCIO란 기관과 기업, 연기금 등의 자산운용과 관련된 업무를 운용사‧증권사 등의 외부 전문가가 위탁받아 대행해 주는 서비스다.

불안정한 대내외 금융시장 환경이 지속됨에 따라 공적·민간 여유자금이 축소돼 OCIO 시장의 성장세는 둔화됐다. 이에 따라 낮은 수익성이라는 단점도 더 부각됐다.

OCIO 시장의 이같은 정체에도 NH투자증권은 그동안 쌓아 온 OCIO 시장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플랫폼 강화 등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특히, “공제회·대학 등의 자금 유입과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가능성을 고려할 때 OCIO 시장의 성장성을 기대한다”는 게 NH투자증권 측 설명이다.

더불어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에 따라 민간자금이 유입이라는 호재도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지난달 NH투자증권은 사랑의열매(사회복지공동모금회) 공동모금재원 OCIO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회사는 내달부터 2028년 6월까지 4년간 사업자 지위를 유지한다. 사회복지모금회 중앙회 재원 규모는 지난해 평균잔액 기준 약 2900억원, 위탁 운용 규모는 1905억원이다.

또한, 1월엔 NH투자증권이 통일과나눔 재단의 OCIO 신규 사업자로 발탁됐다. 이에 함께 선정된 삼성증권과 신한자산운용과 함께 재단에서 각 400억원씩 총 1200억원을 위탁받아 채권 자산을 기반으로 2026년까지 2년간 재단의 고유재산 운용을 하게 됐다.

NH투자증권을 비롯해 ▲삼성증권 ▲신한자산운용이 위탁받게 된 통일과나눔 재단의 재원 1200억원은 2016년 당시 이준용 DL그룹(전 대림산업) 명예회장이 대림코퍼레이션(대림) 주식 343만7348주를 재단에 기부한 것을 처분해 마련한 재원이다.

이외에도 회사는 주택도시기금의 경우 2기에 이어 3기에 재선정 됐으며 공공기관인 강원랜드의 경우 5회 연속 자금을 유치했다.

여기에 기금형 퇴직연금이 추가되면 OCIO 시장 규모가 큰 폭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게 증권업계 예상이다.

현재 연기금 투자풀과 고용·산재보험기금, 주택도시기금 등 주요 기금의 총규모는 약 100조원이다. 일각에선 기금형 퇴직연금 규모가 2050년까지 20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OCIO 시장 진출은 현재 시장 규모가 아닌 앞으로 기금형 퇴직연금 등의 운용 시장 확대를 고려한 것”이라며 “최근 몇 년간 채권·예금 등의 안전자산으로만 운영하던 기관이 저금리 장기화로 인해 전문성을 갖춘 기관에 자금을 위탁하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시장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전에 트랙레코드(실적)를 쌓는 것”이라고 전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앞으로 기금형 퇴직연금이 도입되면 금융기관들이 업무를 맡게 될 것”이라며 “회사는 이를 위한 트랙레코드(실적)를 쌓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시장에 나오는 OCIO 사업자 지원에 적극적으로 영업할 예정이고, 새 먹거리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조송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