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에브리데이 합병·희망퇴직 칼날, 이마트24 피했다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 합병 전 희망퇴직 개시 ‘통합 이마트’ 합류 유력한 이마트24, 실적 부진 희망퇴직 칼날 피했지만…사업전략 변화효과 시급
‘통합 이마트’ 출범을 앞두고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가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양사는 통합 법인 탄생 전 인력효율화 작업을 선제적으로 진행했다. 이가운데 ‘통합 이마트’ 합류가 유력한 이마트24는 당장 희망퇴직을 피했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의 기업형 슈퍼마켓(SSM) 자회사 ‘이마트에브리데이’가 다음 달 이마트와 합병을 앞두고 희망퇴직을 받는다. 실제로 이마트에브리데이는 전날 공지를 통해 근속 15년 이상 사원 대상의 희망퇴직 시행을 알렸다.
근속 25년 이상은 기본급의 44개월, 근속 15∼24년은 33개월 상당의 특별퇴직금을 각각 받는 조건이다. 여기에 2800만원의 전직 지원금과 퇴직 후 10년간 5∼7%의 에브리데이 쇼핑 할인 혜택(700만원 한도)을 공통으로 제공한다.
이마트에브레데이 퇴직 희망 직원은 오는 24일까지 신청할 수 있으며 대상자로 선정된 직원은 30일자로 퇴직하게 된다.
이마트에브리데이는 “합병을 앞둔 변화의 시기에 15년 이상 근속한 매니저 이상 직원들에게 폭넓은 선택의 기회를 주고자 희망퇴직을 시행하게 됐다”고 했다.
이마트에브리데이는 다음달 1일부로 이마트에 흡수 합병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희망퇴직에 대해 합병 법인 출범에 앞서 선제적으로 인력을 축소하려는 시도로 보고 있다.
이마트가 지난 4월 이마트에브리데이와 합병을 결정하면서 매입·물류 작업에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조직 정비에 나서기로 발표하면서 인력 개편을 예고했다.
이에 이마트는 지난 3~4월 사이에 근속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창사 이래 첫 전사적 희망퇴직을 받았다. 당시에도 이마트에브리데이의 희망퇴직 가능성이 언급됐으나 3개월여가 흐른 지금 희망퇴직이 개시됐다.
통합 이마트는 합병을 통한 매입 규모 확대로 원가 경쟁력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협력업체들은 상품 판로와 공급량이 늘어나므로 반길 만하다는 것이 이마트 측의 설명이다. 이마트와 협력사 모두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새로운 상품을 개발해 제공할 여력도 커진다. 가격과 품질 모두에서 상품 경쟁력이 강화되는 것이다.
통합 물류를 통한 운영 효율화도 기대된다. 기존 두 회사가 보유한 물류센터를 함께 활용하면 보다 신속하게 상품을 공급할 수 있다. 비슷한 지역 안에 있는 물류 센터를 통폐합해 효율성을 높일 수도 있다.
이러한 합병·통합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또다른 이마트 오프라인 계열사인 이마트24와의 통합도 필수적이다. 3사의 물량을 모두 합쳐서 통합소싱에 나선다면 ‘규모의 경제’를 더욱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마트가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등과 통합을 완료한다면 조직개편과 인력 감축은 피하기 어렵다. 3사의 중복되는 매입과 물류 분야 등의 인원을 감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우선적으로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의 인력 감축이 이뤄졌다.
‘통합 이마트’와 이마트24간 합병은 사실상 시간 문제다. 여기서 이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의 희망퇴직이 실시된 가운데 이마트24도 희망퇴직이 선제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은 있었으나 당장 그 칼날은 피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자사에 대한 희망퇴직은 실시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현재 이마트24는 실적 면에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이마트가 올해 1분기에 실적 반등에 성공한 가운데 주요 연결 자회사 중 이마트24만 유일하게 적자폭이 늘어났다. 이마트24는 지난 1분기 영업손실 131억원을 기록했으며 손실 폭은 전년 동기(2023년 1분기, 39억원) 대비 235.9% 확대됐다. 이마트24는 지난해에만 영업손실 23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을 기준으로 이마트24의 직원수는 1138명이다.
이마트24는 현재 편의점 업계 4위권에 위치하고 있으나 점포수 확대, 점포 면적당 매출 면에서 타사에 비해 약세를 보인다. 이마트24의 지난해 기준 점포 수는 6598개로 전년(2022년) 대비 233개 증가하는데 그쳤다. CU가 같은 시기에 975개 점포수를 늘린 것과 비교해서 큰 차이다.
또 이마트24의 2022년 기준 면적당 매출은 2231만원으로 CU(3104만원)과 비교해 격차가 크다. 편의점 후발주자로 시작한 만큼 타사와 비교해 경쟁우위가 크지 않다. 게다가 모기업인 이마트가 확장이 아닌 수익성 극대화 전략을 펴고 있어 점포 확대를 대대적으로 펼치기도 쉽지 않다.
이가운데 이마트24는 가맹사업 모델을 기존 월회비(정액제) 방식에서 로열티(정률제)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전략을 대거 수정했다. 동시에 모든 점포를 노브랜드 가맹모델로 열고 있다.
노브랜드 가맹모델은 이마트가 추진하고 있는 오프라인 3사 통합 전략의 일환이다. 이마트의 자체브랜드인 노브랜드 제품을 대거 이마트24에 배치해 이마트24의 실적 부진을 해결하겠다는 목표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용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