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사 지배구조 성적표 살펴보니 ‘이것’ 부족했다

15개 지배구조 핵심지표 진단 결과 NHN 가장 높고 더블유게임즈 최저 엔씨·크래프톤 66.7% 넷마블 53.3% 공통적으로 집중투표제·사외이사 의장 부재

2024-06-03     채승혁 기자
NHN 사옥 플레이뮤지엄. 사진=NHN

지난해 유가증권(코스피)시장에 상장된 국내 게임사 중 엔에이치엔(이하 NHN)이 지배구조지표를 가장 잘 준수한 반면, 더블유게임즈는 준수율이 절반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연결 자산총액 5000억원 이상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는 핵심지표 15개 항목에 대한 준수율을 기재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매년 의무적으로 공시해야만 한다. 이에 따라 최근 보고서를 공시한 게임사는 ▲크래프톤 ▲넷마블 ▲엔씨소프트 ▲NHN ▲더블유게임즈 등이다.

2023년도 보고서상 가장 준수율이 높았던 게임사는 NHN이었다. 15개 항목 중 11개를 준수하며 73.3%의 준수율을 기록했다. 미비했던 항목은 ▲주주총회의 집중일 이외 개최 ▲현금 배당관련 예측가능성 제공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인지 여부 ▲집중투표제 채택이다.

크래프톤과 엔씨소프트가 66.7%의 준수율을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두 게임사는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내부감사업무 지원 조직)의 설치’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엔씨소프트는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및 운영’에 있어 미비하다고 진단됐다.

넷마블의 준수율은 53.3%로 집계됐다.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 ‘전자투표’를 실시하지 않은 점이 부족했다. 다만 배당 관련 두 개 지표를 준수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배당정책 하에 주주환원을 실시하고 있으나 최근 2년 적자를 기록함에 따라 적절한 주주환원 정책을 이행하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더블유게임즈는 5개 게임사 중 가장 낮은 46.7%의 준수율을 기록했다.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익 침해에 책임이 있는 자의 임원 선임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 수립 여부’와 ‘이사회 구성원 모두 단일성(性)이 아님’ 항목에서 미비했다.

모든 게임사들이 준수하지 못했던 항목은 ▲현금 배당관련 예측가능성 제공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인지 여부 ▲집중투표제 채택이다. 다만 현금 배당관련 예측가능성 제공의 경우, 대부분의 게임사들이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정관을 개정하며 보완한 상태다.

또 공통적으로 사외이사가 아닌 사내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크래프톤, NHN, 넷마블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해놓은 반면 엔씨소프트와 더블유게임즈는 각각 김택진 대표이사와 김가람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도 겸직하고 있다.

이들 게임사는 집중투표제도 도입하지 않고 있다. 크래프톤은 “집중투표 도입에 따른 소액주주의 권리 강화 측면의 순기능도 존재하나, 단기적 성과를 추구하는 특정 투자자로부터 경영권 방어 관련 이슈가 생길 때에는 오히려 경영 안전성을 낮출 위험이 있다”라고 미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넷마블도 “국내는 물론 해외의 경우에도 사례가 많지 않다는 점 등으로 보아 도입 영향의 불확실성이 클 것으로 판단돼 도입하지 않고 있다”라며 “도입에 대한 사회적 요구 증가 등 제도 도입의 필요성이 확인된다면, 당사 주주총회에 적합하게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2017년 자율공시 방식으로 최초 도입했다. 연결기준 자산총액 1조원 이상이었던 제출 의무 대상은 올해 5000억원 이상으로 확대됐으며, 2026년에는 전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를 대상으로 공시 의무화가 이뤄질 예정이다.

파이낸셜투데이 채승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