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크래프톤도 눈독...디스코드 ‘퀘스트’가 뭐길래?

디스코드가 공개한 보상형 광고 서비스 특정 게임 방송 시 인게임 아이템 등 지급 ‘윈윈’ 효과 기대...일각에선 광고 범람 우려도

2024-05-31     채승혁 기자
사진=디스코드 캡처

“디스코드 라이브 방송을 통해 당신이 좋아하는 게임을 친구들에게 보여주세요. 퀘스트를 완료하면 인게임 스킨을 드립니다.”

글로벌 게임 메신저 디스코드의 새 광고 모델 ‘퀘스트(Quest)’가 게임사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퀘스트는 게임 속에서 이용자들이 수행해야 하는 임무를 뜻한다. 

3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최근 넥슨 ‘더 파이널스’와 크래프톤 ‘PUBG: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는 디스코드를 통해 퀘스트 이벤트를 진행하고 참가자들에게 보상을 증정했다. 스마일게이트가 개발한 ‘로스트아크’와 호요버스의 ‘원신’, ‘붕괴: 스타레일’도 퀘스트를 열었다.

퀘스트는 지난달 디스코드가 처음으로 공개한 신규 광고 모델이다. 이용자들이 디스코드를 통해 ‘특정 게임 라이브 방송’ 등 임무를 진행하면, 인게임 아이템과 디스코드 아이콘 등 보상을 증정한다. 일종의 보상형 광고 서비스인 셈.

특정 게임에선 한정판 아이템을 제공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용자들은 ‘디스코드 퀘스트 보상받는 법’을 공유하기도 했다. 예컨대 더 파이널스는 한정판 ‘SKILL ISSUE’ 스킨을 디스코드 퀘스트 보상으로 내걸었으며, 배틀그라운드는 인게임 스킨과 재화로 구성된 특별 쿠폰을 지급했다.

넥슨과 크래프톤 등 유력 게임사들이 앞다퉈 디스코드 퀘스트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디스코드가 세계 최대 규모의 게임 메신저이기 때문이다.

사진=디스코드 홈페이지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팬데믹 동안 폭발적으로 성장한 디스코드의 월간 활성 사용자수(MAU)는 최근 2억명을 넘겼다.

막대한 수의 게이머들이 디스코드를 이용하고 있는 만큼, 게임사 입장에서는 자사 게임이 소개되고 라이브 방송을 유도하는 것만으로도 큰 마케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디스코드를 통해 주변 지인들과 게임을 함께 공유하며 즐기는 젊은 이용자들이 많다”라면서 “이러한 소비 행태에 맞춰 미션을 수행하며 보상도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콘텐츠를 제공함과 동시에, 마케팅 측면에서도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요소로 활용할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이번에 배틀그라운드 퀘스트를 진행한 크래프톤 관계자는 “기존 마케팅과는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에란겔 클래식 업데이트를 알리고자 했고, 많은 유저들이 이용하는 디스코드의 신규 퀘스트 시스템을 통해 이벤트를 진행하게 됐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디스코드 퀘스트를 통해 유저들이 배틀그라운드를 플레이하며 화면을 공유하면 보상을 획득할 수 있도록 해 친구·동료 등 유저 간 자연스러운 확산을 기대했다”라며 “보상으로 에란겔 클래식 테마의 특별 보상을 마련했는데, 쉽게 보상을 획득할 수 있는 구조로 친구들과 배틀그라운드를 플레이하는 즐거움을 극대화하고자 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레딧 캡처

한편 일부 디스코드 이용자들은 새 광고 모델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애당초 디스코드는 ‘여타 메신저들과 달리 광고에 의존하지 않는다’라는 점을 강조하며 성장해왔기 때문이다. 광고 대신 디스코드는 ‘니트로’ 등 구독 서비스를 주력 수익 모델로 판매해왔다.

이에 제이슨 시트론(Jason Citron) 디스코드 CEO는 미국 IT 매체 ‘더 버지’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항상 유저들을 위한 최선의 결정을 하려고 한다. 이용자 경험을 최우선시하며, 광고 콘텐츠의 경우에도 ‘어떻게 하면 유저들이 즐길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게이머들은 게임을 좋아하고, 새로운 게임을 시도하는 것을 좋아하며, 개발자들을 게임을 만들고 게이머들에게 다가가고 싶어한다. 이용자와 개발자들을 매칭시키는 ‘윈윈’ 상품이 있다고 생각하며 퀘스트는 그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채승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