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본현대, 후순위채 두달 만에 발행...재무건전성 개선 ‘사활’
후순위사채 3월 500억원 이어 이달 1200억원 규모 발행 결정
푸본현대생명이 후순위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목표치인 700억원을 넘어 1200억원 발행을 결정했다. 앞서 3월 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한 바 있는 푸본현대는 두 달 만에 총 1700억원의 자본을 확보해 재무건전성 개선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2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푸본현대생명은 후순위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1200억원 규모의 발행을 확정했다.
후순위채란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 파산했을 때 일반 사채가 변제되고 난 후 상환받을 수 있는 채권으로 금리가 높다. 금융사의 경우 부도 가능성이 작아 안전한 고금리 상품을 찾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채권이다.
회계 기준상 후순위채는 만기가 5년 이상이면 자기자본으로 인정돼 재무건전성 지표인 새 ‘지급여력비율(킥스, K-ICS)’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푸본현대생명은 지난해 킥스 도입 후 줄곧 낮은 수준의 수치를 보였다. 금융당국이 도입한 경과조치(제도 변화에 따른 킥스의 급격한 하락을 방지) 수치는 지난해 말 192.5%로 생명보험사 평균인 232.8%에 미치지 못했고, 생명보험사 중 하위권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경과조치 전 킥스 지표는 23.9%로 연초(-0.6%) 대비 증가했으나 보험업법상 최저기준인 100%를 한참 밑돈 수치다. 경과조치는 제도 변화에 따라 킥스가 급격히 하락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로, 10년간 부여된다. 푸본현대도 경과조치를 신청했다.
노건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급여력비율이 10년 뒤 갑자기 좋아질 수는 없으므로 점차 재무건전성을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제도는 점점 강화되는 방향으로 가기 때문에 보험사들은 킥스 유지가 갈수록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푸본현대는 지난해부터 자본건전성 개선을 위해 후순위사채, 유상증자 등 여러 방면으로 힘쓰는 양상이다.
지난해 2월 6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시작으로 ▲4월 후순위사채 800억원 ▲6월 후순위사채 980억원 ▲8월 유상증자 3925억원 ▲9월 후순위사채 300억원 등 자본조달을 해왔다.
올해도 3월 500억원, 이달 1200억원까지 총 17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한다.
푸본현대 측은 “이번 사채발행을 통해 킥스 비율을 개선함으로써 금융환경 변화 등 각종 리스크 요인에 대비하고, 영업경쟁력을 확보해 회사 재도약 기반을 공고히 할 계획”이라며 “확충된 자금은 자체 운용 전략에 따라 투자할 예정으로 국내외 유가증권 투자 등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박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