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낸 오리온·롯데웰푸드, 인도 시장서 맞붙었다

20여년간 인도 시장 투자한 롯데웰푸드 오리온, 파이·스낵 내세워 인도서 내실다져 국내 이어 ‘17조원’ 인도 제과시장서 경쟁 구도

2024-05-18     신용수 기자
제과업계 ‘맞수’ 오리온과 롯데웰푸드가 인도 시장에서 맞붙고 있다. 사진은 롯데 인디아 법인. 사진=롯데웰푸드

제과업계 ‘맞수’ 오리온과 롯데웰푸드가 올해 1분기에 나란히 호실적을 기록했다. 양사가 호실적의 비결로 ‘해외 시장 진출’을 언급한 가운데 두 회사는 인도 제과시장에서 맞대결 양상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2024년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7484억원, 영업이익 1251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12.7%, 영업이익은 26.2% 각각 증가했다.

오리온은 “글로벌 경기침체, 고물가, 고환율 등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제품 경쟁력 제고 및 성장채널 영업활동에 집중했다”며 “원자재 가격이 지속 상승하는 가운데 원료공급선 다변화, 글로벌 통합구매 등 효율 및 수익 중시 경영을 펼쳤고 간접영업체제로 전환한 중국 법인의 영업이익이 41.5% 늘며 전체 영업이익 증대에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베트남·러시아 등 기존 해외 법인의 매출 성장세가 호실적을 견인했다. 매출 성장세에 고무된 오리온은 인도와 미국 등 신규 법인의 시장 확대에도 힘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맞수’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는 2024년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9511억원, 영업이익 373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0.9%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100.6% 증가했다

롯데웰푸드의 영업이익 급등 배경에는 유지 고원가 재고 소진과 함께 인도, 카자흐스탄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거둔 영향이 컸다. 매출액 감소는 전신인 롯데제과와 롯데푸드가 합병한 뒤 효율성 제고 작업으로 이뤄졌다.

통상적으로 식품 산업은 내수 비중이 크다. 그러나 정부가 식품 단가 인상 압박에 나서고 있고 국내 식품 시장의 성장세가 크게 둔화된 상황이다. 이에 식품업계는 성장세가 높은 해외로 진출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해외 진출은 주로 대규모 시장으로 분류되는 중국이나 미국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도 시장의 성장세에 주목해 관련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 오리온과 롯데웰푸드도 인도 시장의 성장세에 주목해 공장 설립 등에 힘을 쏟고 있다.

이는 인도 시장이 그만큼 거대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통계 플랫폼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4년 인도 식품 시장은 9973억달러(약 1373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10% 증가한 것으로 2028년까지 10% 안팎의 성장세가 이뤄질 전망이다. 그중에서도 인도 제과 시장이 연간 17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게다가 인도 현지 소비자들의 한국 문화 콘텐츠에 대한 관심도도 높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6개국 현지인 중 한류 경험자를 대상으로 한 ‘2024 해외 한류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류 경험자의 1인당 월평균 한국 문화콘텐츠 소비량은 11.6시간이다. 그중에서도 인도(18.6시간)의 평균 소비시간이 가장 길다.

오리온 인도 ‘초코파이 딸기잼’, ‘초코칩 쿠키’ 제품. 사진=오리온

인도 시장의 잠재력을 깨닫고 진출한 제과업체는 롯데웰푸드다.

롯데웰푸드는 2004년 현지 제과업체 ‘패리스’를 인수하고 현지 법인 ‘롯데 인디아’를 설립했다. 롯데 인디아는 현지에 공장을 두고 파이, 캔디, 껌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올해초에는 하리아나 공장에 빼빼로 자동화 생산라인을 구축하기로 하고 21억루피(약 33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롯데웰푸드가 지난해 인도에서 거둔 매출은 2690억원에 달한다. 호실적은 현지화 전략의 영향이 컸다. 롯데웰푸드는 동물성 젤라틴을 식물성 원료로 대체해 채식주의자용 초코파이를 판매하고 있다. 이에 타국가에서는 오리온에 밀려 힘을 쓰지 못하는 제품인 ‘초코파이’를 인도 시장에서는 점유율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또 인도에서는 빙과 사업도 벌이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2017년 인도 빙과 회사인 하브모어를 인수해 하브모어 제품과 월드콘 등 대표 브랜드 제품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인도시장에 대한 생산설비투자를 확대해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고 지속적인 성장에 나서고 있다. 2028년까지 매년 두 자릿 수 이상 성장률이 목표다.

오리온은 최근 3년간 인도 시장 진출에 본격적으로 공들이고 있다.

오리온은 2018년 인도 법인 설립 후 2021년 라자스탄 공장을 세웠다. 그 결과 오리온 인도 법인 매출은 2021년 31억원에서 2022년 136억원, 2023년 205억원으로 늘었다.

이에 오리온은 지난해말 320억원을 투입해 인도 라자스탄 공장 생산라인을 증설했다. 연간 1만2000t 초코파이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이를 통해 오리온은 인도에서만 파이 2개, 스낵 1개 등 총 3개 생산라인을 가동하게 됐다. 이곳에서 주력제품인 초코파이와 꼬북칩을 비롯해 매운맛 제품도 생산한다.

오리온 관계자는 “인도 법인은 지난해말 추가 구축한 파이 생산라인을 기반으로 현지인 입맛에 맞춘 신제품을 선보여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북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영업력을 집중해 외형 성장을 지속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용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