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배당 기조 변화 여지...“미래 투자와 균형 맞춰야”
AI 등 신사업 관련 재원 배분·투자 계획 묻자 “배당 때문에 운신의 폭 넓지 않은 건 사실”
김양섭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8일 “저희가 그동안 비교적 높은 수준의 주주환원을 해왔지만, 사실 기업가치를 좌우하는 요소가 비단 주주환원 하나만은 아닐 것이다. 성장을 위한 기업가치 제고가 굉장히 중요하고 필요하다는 걸 투자자분들도 공감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SKT는 올해부터 2026년까지 3년간의 주주환원 정책으로 ‘연결 기준 조정 당기순이익 50% 이상을 주주환원한다’고 발표했다. 이전 정책과 비교해 주주환원 재원 범위를 정하는 가이드라인의 상한선을 폐지하고 별도 실적이 아닌 연결 실적을 기준으로 해 자회사 성과도 주주와 공유하도록 개선했다. 1분기 주당 배당금은 작년 1분기와 동일한 830원으로 확정됐다.
이날 열린 1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김양섭 CFO는 “그동안의 배당정책에 대해 투자자, 주주분들의 많은 의견을 들었고 어떻게 새 정책에 반영할까를 고민해왔다. 이번에 저희가 발표해 드린 주주환원 정책은 상한을 없애고, 자회사의 성과도 주주와 공유할 수 있도록 연결실적 기준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기존 정책과는 차별화된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김 CFO는 50%라는 기준에 대해 “말 그대로 최소한의 하한선이다. 저희가 주주환원 정책의 배당 기간을 3년이라는 비교적 짧지 않은 장기간에 해당하는 정책을 말씀드리다 보니 미래경영 변화 리스크에 따라 일정 부분 여유를 갖고 대응하기 위해 설정했을 뿐이지, 50%만 배당하겠다는 의도는 전혀 아니다”라면서 “주주환원 기준선이 레벨업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고, 올해 배당은 전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러면서도 김 CFO는 AI(인공지능) 등 신사업 투자를 위한 재원 분배 방법을 묻는 질문에 “통상 저희에겐 1조원 정도의 프리 캐시플로우(잉여현금흐름)가 발생해왔다. 큰 규모라고 할 수도 있지만 저희가 꾸준히 7000억원 이상의 현금배당을 해오다 보니, 성장 투자나 차임급 관리 차원에서 생각하면 운신의 폭이 넓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답했다.
김 CFO는 “물론 저희가 통신주로 포지셔닝 되어있는 현시점에서 배당 수준은 기업가치를 지지해 줄 수 있는 기반이라 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나, 결국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성장을 위한 투자와 주주환원 간의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CFO는 “AI를 비롯한 미래 성장 투자를 위한 여력 확보를 위해 회사는 코스트 컨트롤(비용 관리)을 통한 수익성 개선, 자산 유동화, 투자 효율화 등 회사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통해서 추가 리소스 창출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배당 이외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계획에 대해서는 “주주환원의 방식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현금배당과 자사주 모두를 함께 고민하겠지만, 현금배당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우선이다. 자사주 매입·소각은 기업가치, 재무구조, 성장 투자, 외국인 지분율 등을 염두에 두고 종합적으로 검토해나가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채승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