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 펑크’ 현실로? 올해 1분기 국세 수입 ‘84조9000억원’...법인세 5조6000억원 감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법인세 한 푼도 없어

2024-04-30     박순원 기자
김윤상 기획재정부 차관이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경기 악화로 인한, 올해 1월~3월 국세 수입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조2000억원 줄어든 84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수치는 ‘세수 펑크’라고 불렸던 지난해보다 낮은 것으로, 5조6000억원 급감한 법인세가 원인이었다.

30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3월 국세 수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 1∼3월 국세 수입은 84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예산 대비 진도율은 23.1%로 작년(25.3%)보다 줄었고 최근 5년 평균(25.9%)보다 2.8%포인트 낮았다.

원인은 법인세 감소였다. 통상적으로 3월에는 전년도 12월 결산법인이 지난해 실적을 기초로 법인세 납부를 신고한다.

하지만 3월 법인세 수입은 15조3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5조6000억원(26.9%) 급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법인세 납부를 이끌었던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적자 전환 법인은 14개 코스피 상장사와 94개 코스닥 상장사로 급증했다. 더욱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법인세 비중이 큰 대기업은 영업손실로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못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기재부는 “작년 7월 ‘상저하고’ 경기 회복을 전망했으나 결과적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해 경제정책방향 전망보다 거시경제 변수가 감소했다”며 “적자 기업이 들어 법인세 감소 폭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소득세는 줄고 부가세는 늘고

법인세 보다는 덜하지만 1분기 소득세도 줄었다.

기재부에 따르면, 1∼3월 소득세 수입은 27조5000억원으로 작년보다 7000억원(2.5%) 줄었다. 특히, 근로소득세는 16조8000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1조7000억원 줄었다.

다만, 부가가치세는 신고납부 증가, 환급 감소 등에 따라 작년보다 3조7000억원(22.5%) 증가한 20조2000억원 걷혔다. 또 주식 거래대금 증가로 증권거래세도 2000억원 늘었고 교통·에너지·환경세는 1000억원 증가했다.

정부는 내년 2월까지 유류세 인하를 연장키로 결정했다. 사진=연합뉴스

◆‘세수 펑크’ 현실화되나

지난해 경기 악화로 인한 법인세 납부 실적이 줄면서 올해 ‘세수 펑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욱이 정부가 이달 말 종료를 앞둔 유류세 인하 조치를 2달 연장키로 한 만큼 세수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고물가와 고금리 등으로 인한 ‘민생 회복’ 자금 투입은 물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25만원 지원금’,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등에 대해 불안 요소도 남아 있다.

다만, 세제당국은 오는 7월부터는 유가 변동 상황을 고려해 유류세 인하 조치가 ‘원상복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4월에 법인세를 신고하는 금융지주들의 납부 실적도 중요한 변수다.

기재부는 “올해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다”며 “(8월) 중간예납은 생각보다 좋은 효과가 나타날 것 같다”고 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박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