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케이맥스 소액주주 “회생신청, 박상우 대표 지분 회복 위한 수순”

2024-04-29     한경석 기자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엔케이맥스 GMP 시설 내부 모습. 사진=엔케이맥스

코스닥 상장사 엔케이맥스 소액주주연대는 회사가 유상증자 실패 후 회생 수순을 밟는 것과 관련 “박상우 대표가 반대매매로 잃은 본인 지분을 회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회생 신청에 돌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일각에선 “박 대표가 지난해 75억원 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에 참여해 직접 손실을 보고 있는 만큼, 소액주주의 일방적 주장”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29일 엔케이맥스 소액주주연대는 최근 회사의 회생신청 조치와 관련 “박 대표 본인 지분을 회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투자를 희망하는 자들의 유상증자를 막고 회생신청으로 다시 최대주주로 복귀하려는 의도"라고 전했다.

통상, 재무적으로 취약한 기업은 회생 신청을 한 뒤 감자(주식 수 감소) 등으로 회사의 재무를 개선시키고, 이후 경영진은 싸게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을 취한다. 박 대표도 이같은 방식으로 반대매매로 잃은 지분을 취득할 의도가 충분하다는 게 주주연대 측 설명이다.

앞서 1월 24일 박 대표는 주식담보 대출로 인한 반대매매로 보유하던 엔케이맥스 지분 1072만 6418주(12.94)를 장내 청산했다. 이 반대매매로 박 대표 지분율은 5418주(0.01%)까지 줄었고, 최대주주 자리는 공석이 됐다.

이에 박 대표는 사태를 진화하고자 “현재 재무적투자자(FI) 2곳, 전략적투자자(SI) 2곳에서 각각 최대주주 지위 회복을 위한 투자 의사를 전해왔다”며 “다만, 협상 중이고 결정된 건 없다”는 내용을 다수 언론을 통해 밝혔다.

박 대표의 반대매매 전인 1월 23일 당시 5190원이던 주가는 2월1일 2000원, 2월 29일 1632원까지 주저앉으며 심한 변동성을 가져왔다.

이에 불안해진 소액주주들은 박 대표를 비롯해 정민영 엔케이맥스 IR담당이사, 유형석 기획이사, 김래현 재무이사 등과 2월과 3월 두 차례에 걸쳐 면담을 진행했다. 소액주주 제보에 따르면 당시 박 대표는 “대표직을 내려놓을 각오로 협상에 임하겠다”며 유상증자 방식으로 외부 투자 유치를 약속하며 주주들을 설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액주주 “박상우 대표, 투자 유치·감사보고서 약속 모두 못 지켜”

엔케이맥스는 투자자들 기대와 달리 3월 중엔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 공시번복 1건, 공시불이행 4건 등으로 공시 위반 제재금 4800만원을 부과 받는 등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받았다. 이에 따라 최근 1년 이내의 불성실공시법인 누계 벌점 15점 이상에 해당돼 상장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이 됐고 지난달 26일부터 코스닥 시장에서 거래 정지됐다.

거래정지 이후인 지난달 29일 정기주주총회가 예정대로 열렸다. 박 대표는 이 자리에서도 주주들에게 “감사보고서는 문제없을 것”이라고 강조했고 “현재 얼마든지 투자유치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나 SNK(NK세포치료제)의 가치가 희석되는 투자는 받지 않겠다, 본인은 현재 세금낼 돈도 없어 모든걸 내려놓고 투자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달 5일 당초보다 연기돼 나온 감사 결과, 엔케이맥스는 ‘의견거절’이라는 감사보고서 결과를 공시했다.

감사를 맡은 태성회계법인은 의견거절 근거로 “연결회사의 유상증자를 통한 유동성 확보 및 경영성과 개선을 통한 재무개선 계획 등의 실현 가능성에도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이러한 상황은 연결회사의 계속기업으로의 존속능력에 대하여 유의적인 의문을 초래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주요 감사절차 실시에 필요한 충분한 증거를 제공받지 못했다”며 감사 절차에 제약도 따랐다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박 대표는 주주들과 약속한 유상증자 투자 유치, 감사보고서 ‘적정’ 등의 약속을 모두 못 지켰다.

이에 소액주주연대는 지분을 모아 박 대표를 해임하고 회사를 정상화시키기로 의견을 모았다. 엔케이맥스 측에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해달라는 내용증명을 보낸 상태로 현재까지 사측은 묵묵부답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액주주들은 “당초 박 대표가 지난달 주주총회 당시 임시주주총회 개최에 대해 약속했는데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달 18일 진행된 회생신청 역시 주주 및 채권단에게 어떠한 예고도 없이 일방적인 이사회 결의로 강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액주주연대는 “표면적 사유는 경영정상화 및 계속기업으로서의 가치 보존이나, 실상은 박상우 대표가 지분을 싸게 확보하기 위한 과정”이라며 “이사회 소집과정에서도 주주총회에서 신규이사로 선임된 신용열, 송영호 이사 등이 투자 의사를 철회하지도 않았음에도 사표 처리를 위임했다는 명목으로 둘을 사임시키고 이사회를 강행했다”고 설명했다.

소액주주연대는 ▲이사회결의효력정지가처분 신청 ▲이사회결의무효확인 소송 ▲대표이사 직무집행정지 및 직무대행자 선임 가처분 신청 등을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 제기한 상태로, 내달 1차 심문기일을 기다리고 있다.

◆소액주주들 지분 결집, 5.1% 공시

점차 소액주주들이 결집되는 양상이다. 26일 공시에 따르면 김현철 소액주주연대 대표와 특별관계자 140인이 공동 보유 약정을 맺은 주식 수는 436만192주(5.1%)다. 액트(인증 기반 주주행동 플랫폼)앱에서 소액주주 지분율은 29.33%(27일 기준)에 달한다.

소액주주연대는 “박 대표는 본인 지분을 회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투자를 희망하는 자들의 유증을 막고 회생신청으로 다시 최대주주로 복귀를 꾀하고 있다”며 “회사 가치를 보고 오랜 기간 투자한 다수 주주들은 박 대표 한 명의 일탈과 부도덕한 모습 때문에 고통스럽다”고 전했다.

반면, 일각에선 이러한 주주연대 주장에 “박 대표가 지난해 75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직접 참여한 만큼, 회생신청을 박 대표의 지분 회복을 위한 수단으로 해석하기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BW는 발행회사의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사채다. 사채권자에게 사채 발행 이후 회사가 신주를 발행하면, 미리 약정된 가격에 일정한 수의 신주 인수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다.

파이낸셜투데이 한경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