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이통’ 스테이지엑스 출범 임박...우려에도 “일단 GO”

준비법인 설립 후 필수 조직 구축 착수 자금 조달력과 사업성은 ‘물음표’ 남아

2024-04-22     채승혁 기자
서상원 스테이지엑스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스테이지엑스 제4이동통신사 선정 언론간담회에서 사업전략을 소개한 뒤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4이동통신사업자로 선정된 스테이지엑스가 본격적인 출범 채비에 나선다. 자금 조달 및 향후 사업 모델 등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지 스테이지엑스 측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테스크포스(TF) 조직으로 ‘스테이지엑스 추진단’을 운영하던 스테이지엑스 컨소시엄이 최근 준비법인을 설립했다. 증자 및 채용 진행을 위한 막바지 단계에 이르러 법인 설립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해당 법인은 현재 컨소시엄을 주도하는 알뜰폰(MVNO) 업체 스테이지파이브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법인 대표는 서상원 스테이지파이브 대표가 맡는다. 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 장학생 출신인 서 대표는 클라우드 분야에 정통한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그가 KAIST 박사과정 중 창업한 클라우드 인프라 기술 스타트업 ‘아헴스’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2년 만에 KT에 매각됐으며, 이후 서 대표는 LG전자에서 클라우드 관련 조직을 이끌기도 했다.

스테이지엑스는 이번 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서 대표 중심 하에 조직 기반을 마련해나갈 계획이다. 빠르고 효율적인 조직 구조를 갖추기 위해 준비법인의 직원 수는 리더급 핵심 인원 20여명으로 시작해 점차 충원한다.

특히 2025년 상반기 ‘리얼5G’ 서비스 출시를 위한 필수 조직을 갖추고, 클라우드 코어망을 비롯한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소비자들에게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의 특성을 가진 28㎓(기가헤르츠) 주파수 대역 기반의 차별화된 통신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것이 스테이지엑스의 궁극적인 청사진이다.

서 대표는 “스테이지엑스는 ‘가계통신비 절감’과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통신 경험 제공’이라는 대국민 소명을 바탕으로 탄생했다”며 “통신비를 큰 폭으로 절감하고 혁신 서비스를 만들어 고용을 창출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기업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서상원 스테이지엑스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스테이지엑스 제4이동통신사 선정 언론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스테이지엑스

5월 7일까지 전체 주파수 대금의 10%인 430억원이 납부되면 기간통신사업 등록과 함께 스테이지엑스의 28㎓ 통신 서비스 구축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다. 다만 이 같은 스테이지엑스의 잰걸음을 바라보는 시선이 마냥 곱지만은 않다. 출범이 임박했으나, 여전히 ‘그래서 자금 조달을 어떻게’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벽하게 해소되지 않았다는 것.

스테이지엑스는 주파수 할당대가 4301억원과 기지국 설비 및 전국망 서비스 비용 1827억원을 합쳐 향후 5년간 6128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서 대표는 2월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정부 정책자금 지원을 제외하고 초기 자금 4000억원을 준비했다”라며 “또한 서비스 론칭에 맞춰 2000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추진하고자 투자 기관들과 협의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번 준비법인 설립과 함께 스테이지엑스가 밝힌 자본금은 2000억원 규모로, 설립 초기 사업 계획에 따라 유상증자를 진행할 방침이다. 또한 재무적 투자자(FI)인 신한투자증권을 통한 기업 대출 등으로 예비비를 조달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러한 자금 조달 계획이 여전히 모호할뿐더러 그 규모 역시 충분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정훈 청주대 회계학과 교수는 지난 15일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한 국회 토론회에서 1997년 PCS 출범 당시 LG텔레콤(현 LG유플러스)이 5년간 2조8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한 사실을 들며 “스테이지엑스는 자본금만 최소 1조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토론에 참석한 모정훈 연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향후 스테이지엑스가 국민과 정부에 약속한 자본 확충과 투자를 집행하지 않는다면 대규모 정부 지원에 의지해 이통 사업을 영위하게 되고, 정부는 잘못된 지원으로 기업의 도덕적 해이를 유발했다는 평가에서 자유롭기 어렵다”라며 “충분한 안전장치 마련이 당면 과제”라고 제언했다.

한편 이 같은 지적이 나오자 스테이지엑스 측도 항변에 나섰다. 서 대표는 “일각에서 사업 초기 스테이지엑스가 투자해야 할 설비 및 마케팅 비용이 1조원 이상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는 전국망 투자 사례를 혼동한 것으로 스테이지엑스와는 차이가 있다”라고 선을 그었다.

파이낸셜투데이 채승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