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텍 “1분기부터 흑자전환 시그널”...CB물량 누적은 ‘부담’

지난해 업황 악화로 적자전환...“올해는 다르다” “CB발행은 불가피”...주식총수 24.49%까지 전환물량 누적

2024-04-11     김건우 기자
아이텍 본사 전경(사진=아이텍)

반도체 테스트 장비 제조 및 용역 제공 업체 아이텍이 올해 실적 흑자전환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영업적자의 주요 원인인 누적 재고물량을 모두 해소해 올해 1분기부터는 실적 반등을 시작할 거란 전망이다.

아이텍은 추가 반도체 테스트 장비 시설투자로 지속 성장을 견인함과 동시에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회사의 보유현금이 충분함에도 선제적인 자금조달을 통해 연 200억원가량의 시설 소요자금에 대응하고 나선 모습이다.

11일 코스닥 상장사 아이텍의 2023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아이텍은 지난해 영업손실 71억원, 당기순손실 10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영업이익 7억원, 당기순이익 216억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매출액 규모는 재작년 766억원에서 작년 832억원으로 성장했다.

아이텍은 손익구조 변동의 주요 원인으로 경기 침체에 따른 업황 부진을 손꼽았다.

아이텍 관계자는 “코로나19 시절 반도체 호황으로 재고자산이 많이 쌓였고, 지난해 경기침체와 맞물리며 원가상승으로 이어졌다”면서 “작년 3분기까지 반도체 업계 전반의 누적 재고물량이 해소돼 4분기부터는 마진율이 정상화 추세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영업실적 악화와 대조적으로 매출 규모가 성장한 것에 대해서는 종속기업 추가에 따른 연결 종속기업 매출액 반영을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아이텍은 지난해 8월 22일 에너지 저장장치 제조기업인 비에이에너지 지분 취득에 100억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지분인수 목적은 신사업 진출을 통한 사업 다각화다. 인수방식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작년 9월 두 차례에 걸쳐 대금을 납입해 지분율 37.04%를 확보했다.

비에이에너지는 작년 매출액 137억원, 영업손실 23억원, 당기순손실 3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아이텍의 지분법손익에 반영돼 연결 매출액 상승 및 영업·당기순손실 확대로 이어졌다.

아이텍 관계자는 “올해부터는 업황 개선에 따라 재차 흑자기조로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조만간 발표될 1분기 실적공시부터 그러한 시그널이 눈에 띄게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이텍은 업황 변동과 별개로 지속적인 반도체 설비투자를 위해 선제적인 자금조달에 나서는 모습이다. 작년말 보유현금 규모가 588억원 수준으로 충분한 자금이 있음에도 주가 측면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전환사채(CB)를 발행하기로 결정해눈길을 끌었다.

아이텍은 지난 9일 205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전환가액은 8235원으로 공시 당일(9일) 종가 8000원 대비 근소하게 높은 가격이다. 납입일은 이날(11일)이며 다수의 벤처캐피탈(VC), 사모펀드(PEF)가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했다.

아이텍 관계자는 “반도체 장비사업의 특성상 매년 100~200억원 규모의 시설투자 소요자금이 발생한다”면서 “당장 2년 정도 운영할 자금은 있지만, 지속성장을 추구함과 동시에 재무구조를 안정된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CB발행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자금조달 이후 아이텍의 미상환 CB 전환가능주식수는 525만1121주가 된다. 이는 현 상장주식총수(2143만4297주) 대비 24.49%에 달한다.

파이낸셜투데이 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