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 태영건설, 정상화 진행에도 남은 ‘아픈손가락’…졸업 가능할까
사업장 정상화 소식 ‘속속’…입주도 차례로 순항 ‘반포 사업장’ 정상화는 미지수…의결 이후 결정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진행 중인 태영건설이 전국에서 사업장의 정상화 소식을 알리며 워크아웃 조기졸업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아직 정상화 방안이 뚜렷하지 않은 사업장 등이 워크아웃 졸업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데시앙’이 워크아웃 과정 속에도 속속 입주를 진행 중이다.
먼저 지난달 31일 자로 입주가 시작된 경기도 용인시 일대 ‘용인 드마크데시앙’은 30% 이상의 입주율을 보이고 있다. 또 워크아웃 신청 후 처음으로 입주를 시작했던 경남 양산신도시 일원 ‘사송 더샵데시앙3차’ 역시 80% 수준의 입주율을 기록하고 있다.
순항 중인 입주와 더불어 PF 사업장의 정상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먼저 태영건설은 회사의 주요 PF 사업장 가운데 한 곳인 ‘김해대동 첨단 일반사업단지’의 금리 결정 소식을 전했다. 이 사업은 경남 김해 일원 산업단지를 조성해 분양하는 사업으로, 총 사업규모가 약 1조5000억원에 달해 마곡CP4 사업장 등과 대형 사업장으로 지목되던 곳이다.
최근 김해대동 첨단 일반사업단지 대주단 67곳은 사업비 추가 PF 대출 지원을 결의함과 동시에 대출금리를 약 5.6%로 결정했다. 이는 기존(5∼7%)과 대동소이하거나 조금 낮은 금리다.
금리가 결정된 사업장은 앞서 결정된 마곡CP4의 금리와 겨뤄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 마곡CP4 사업장의 대주단과 태영건설은 사업비 추가 대출 금리를 8%대로 확정한 바 있다.
또한 아직 금리가 결정되지 않은 ▲강릉 모노그램 ▲동탄2 공동주택 사업장 등에서도 금리가 논의 중이다.
PF 사업장 정상화 사례가 나오면서 워크아웃 졸업에 대한 기대감이 감돌고 있음에도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잇달아 들려오는 정상화 소식에도 ‘서울 반포 도시형 생활주택 건설 사업장’이 정상화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등의 이유다.
서울 반포 도시형 생활주택 건설 사업장은 주요 대주인 과학기술인공제회와 KB증권이 공사비 조달을 위한 추가 대출 260억원에 대한 상환 순위를 두고 팽팽한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자금을 투입하는 KB증권은 선순위 지위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과기공은 중순위 이하로 내려가야 한다며 거부하고 있어 둘의 입장 차로 인해 정상화에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 사업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지하 4층~지상 20층 도시형 생활주택 72세대, 오피스텔 25세대의 주거복합시설을 짓는 개발사업이다. 시행사는 반포센트럴피에프브이(PFV)다.
서울 반포 도시형 생활주택 건설 사업장의 경우 공정률이 30% 수준으로 높지 않고, 분양도 진행하지 않아 대출 상환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다. 공사 진행 상황에 따라 추가 자금 투입에 대한 가능성도 있다.
이외에도 공정률이 높지 않고 사업성이 떨어지는 사업장들의 논의는 여전히 지지부진하게 흘러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PF 처리방안을 제출한 사업장 중 적지 않은 곳이 기업개선계획 의결 이후 상황을 보겠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릿지론 단계의 사업장 18곳 중 10곳 미만 정도가 경·공매 방침을 결정했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반포 사업장만이 유일하게 정상화 방안이 나오지 않은 것은 맞지만, 이 사업장으로 인해 워크아웃 졸업에 발목이 잡히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현재까지 워크아웃 절차를 별 탈 없이 밟고 있는 상황이며 앞으로도 순조롭게 진행될 거라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태영건설 PF 사업장 59곳 실사를 마무리한 산업은행은 이달 중순 주요 채권단 설명회를 개최해 기업개선계획에 대한 윤곽을 설명하고, 이르면 이달 말 기업개선계획을 의결할 계획이다. 기업개선계획에는 태영건설·PF 사업장 실사에 따른 PF 사업장 처리 방안, 재무구조 개선방안, 유동성 조달방안, 회사 경영계획 및 경영관리 방안 등이 담긴다.
파이낸셜투데이 박소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