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 인적분할 추진…주가에 호재인가 악재인가
방산·항공우주산업 집중 전략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인적분할을 통해 사업구조 개편에 나선다. 이는 주력 사업인 방산과 항공우주 이외의 산업은 분리함으로써 방산과 항공우주산업에 집중해 수익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32.7% 증가한 9조3697억원,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76.1% 늘어 7049억원이다. 당기순이익은 576.9% 증가해 9923억원을 남겼다. 매출과 당기순이익은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이다. 폴란드 자주포 방산 수출 호조 등의 영향이다.
전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주가치·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해 사업 특성을 고려한 인적분할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사항은 아니다”라며 “인적분할 관련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공시했다.
이 같은 경우 보통 기업들은 해당 사실에 부인하지만, 한화에어로는 “검토 중”이라고 밝혀 인적분할이 기정사실화됐다.
인적분할은 주주 구성은 변하지 않고 회사만 분리돼 수평적으로 기업을 나누는 방식이다. 이는 기존 주주가 기존 법인과 신설 법인 주식을 지분대로 나눠 갖기에 물적분할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주주가치 훼손이 덜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5일 이사회를 열어 인적분할 안건을 상정해 의결할 예정이다. 인적분할 후엔 한화에어로가 방산과 항공우주산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수 있게 된다. 자회사인 한화시스템 등은 한화에어로 산하에 두고 한화정밀기계 등은 신설 법인 산하로 운영될 것으로 예측했다.
아울러 장남 김동관 부회장이 존속법인인 방산과 에너지 분야를,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금융 분야를, 삼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은 유통과 로봇 분야를 맡아 경영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선 이번 인적분할 추진도 김동관 부회장에게 존속회사를 맡기고 한화 비전 등을 김동선 부사장에게 넘기면서 ‘경영 승계 굳히기’를 위한 방법이라고 해석이 나온다.
증권업계에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대해 “인적분할에 대한 기대감으로 전날 급등했지만, 이후 인적분할을 하더라도 펀더멘털(기초체력) 면에선 변화가 없어 큰 호재라고 보긴 어렵다”는 해석이다.
이날 장에선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매물출회로 주가가 내림세로 전환하며 “인적분할 추진 요인이 주가의 향방을 결정하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종가 기준 전 거래일 대비 5.39% 하락한 22만8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시가총액 11조 5436억원으로 코스피 시장에서 평가받고 있다.
이승웅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어제 한화에어로의 주가는 단기적으로 급등했지만 오늘은 단기 매도세가 보인다”며 “인적분할로 인해 한화그룹이 2년 동안 진행됐었던 지배구조 재편의 마지막 조각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국내 우주 벨류체인을 완성한 유일한 기업으로 민간 우주 시장 성장에 따른 장기간 수혜를 예측하며, 국내 발사체 사업을 전담하며 자회사 한화시스템과 쎄트렉아이는 위성 전반에 걸친 벨류체인(가치사슬)을 확보한 상태로 대규모 수주를 바탕으로 올해 실적이 두 자릿수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조송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