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뻥튀기 상장’ 의혹 파두, 피해주주 집단 소송 움직임

2023-11-16     한경석 기자
이지효 파두 대표. 사진=K2 C&I

'뻥튀기 상장’ 의혹을 받고 있는 코스닥 상장사 파두에 대해 법무법인 한누리를 중심으로 집단 소송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한누리 측은 3분기 매출의 급감 뿐 아니라 지난 2분기에 대한 매출도 5900만원에 불과했는데 이를 알면서 기업공개(IPO)를 강행한 사측과 상장 주관사에 책임을 물겠다는 견해다.

16일 법무법인 한누리는 “올 2분기 매출이 사실상 제로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감추고 2023년 8월 7일 IPO를 강행한 파두 및 주관증권사(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를 상대로 증권관련집단소송을 제기할 방침으로 피해주주 모집에 나섰다”고 밝혔다.

파두는 올해 IPO 시장에서 대어로 꼽힌 팹리스(fabless) 기업이다.

올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3억2081만원으로 전년 동기(135억9243만1569원) 대비 50분의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 역시 지난해 3분기 9억4808만원에서 올 3분기 148억2135만원까지 적자 폭이 불어났다.

이에 파두 측은 올 2분기와 3분기 실적 악화에 대해 “낸드(NAND) 및 SSD 시장의 급격한 침체와 인공지능(AI) 강화 등을 위한 데이터센터들의 대대적인 시스템 재점검 절차가 맞물리면서 고객사들은 부품 수급을 전면 중단했고 이는 해당 분기의 당사 실적에 직접적 타격을 줬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이 부분은 상장을 진행했던 시점까지 그 규모 및 기간 등에 대해 예측하지 못했던 상황”이라며 “당사는 이익미실현기업으로 관련 법규에 근거하여 요구되는 검토 및 입증절차를 통해 상장돼 그 과정에 있어 그 어떤 부정적 요소가 관여할 수 없는 적법적인 절차에 따라 진행했다”고 밝혔다.

한누리는 이후 공식 입장문을 내고 집단 소송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누리는 “매출 집계에는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기에 7월 초 이미 사실상 제로에 해당하는 충격적인 매출을 적어도 파두는 알았을 것이고 주관증권사들도 2분기 잠정실적을 요구했을 것이므로 당연히 알았을 것”이라며 “파두와 주관 증권사들은 2023년 7월 초 상장 및 공모절차를 중단하고 수요예측(7월 24일~25일)이나 청약(7월 27일~28일)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누리에 따르면 파두와 주관 증권사들은 저조한 실적을 인지한 상태로 상장 절차를 강행한 셈이다.

더욱이 파두가 7월 중순 제출한 투자설명서 및 첨부된 기업실사 보고서 등에 ‘동사 사업은 안정적인 수주 현황을 유지하고 있어 영업활동이 악화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매출액의 계속적인 증가와 수익성 개선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내용을 게재한 점은 사실과 다른 거짓 기재라는 입장이다.

8월 7일 상장 이후 파두의 주가 흐름. 사진=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한누리 측은 파두가 상장절차를 중단하지 않은 이유로 “2분기 매출이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상장추진 자체가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이달 8일 이러한 사실이 드러나자 한 때 주당 4만7000원까지 거래되었던 파두 주식은 이후 공모가 절반 가까이 폭락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7일 상장한 파두의 공모가는 3만1000원이다. 16일 코스닥시장에서 파두의 종가는 1만8490원으로 공모가 대비 40% 하락한 수준이다.

한누리 측은 자본시장법 제125조에 따라 “증권신고서와 투자설명서 중 중요사항에 관해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가 있거나 중요사항이 기재 또는 표시되지 아니함으로써 증권의 취득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신고인과 인수인(주관증권사) 등에게 그 손해에 관하여 배상의 책임을 지우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러한 배상 책임은 자본시장법 제3조에 따라 증권관련집단소송법상 증권관련집단소송의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파두의 IPO에 총 27만6692명이 1937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누리는 파두 주식 관련 피해주주를 모아 파두와 주관 증권사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한누리 측은 “피해주주는 최소 수만명 이상, 손해액은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한경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