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관’일까? 이번엔 ‘민’일까? 금융협회장 본격 선임 레이스 돌입
역대 은행연합회장 13명 가운데 민간 출신 5명 불과 관료 출신 윤종원·정은보 유력 거론, 최종구는 “뜻 없다” 12월 잇달아 임기 만료되는 손보·생보협회장 자리도 관심
국내 주요 금융협회 수장 임기가 연말로 종료되는 가운데 각 협회가 본격적인 회장 선임 레이스에 돌입한다. 이번 선임 과정에서도 항상 반복되온 ‘민(民)·관(官)’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검찰 출신 인사가 금감원장으로 등용됐던 현 정부 선례에 비추어 봤을 때 예상 외의 인물이 등장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의 임기는 올해 11월 말 만료된다. 은행연합회 정관에 따라 1회에 한해 연임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어, 김 회장은 1차례 연임이 가능하다. 다만 김 회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등용됐던 ‘전 정권 인사’로 분류되다 보니 교체 가능성이 높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은행연합회장은 나이 및 자격요건에 별다른 제약이 없다는 점, 정권이 교체되더라도 임기는 보장된다는 점, 연봉이 8억원에 육박한다는 점 등 이점이 많아 민·관 출신 유력 인사들의 물밑 경쟁이 치열한 자리다.
그간 은행연합회장은 민보다는 관 출신이 주를 이뤘다. 역대 회장 13명 가운데 민간 출신은 5명에 불과했다. 현 김 회장은 행시 27회 출신으로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에서 공직을 시작해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 국장, 금융정보분석원장을 거친 관료 출신이다. 이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거쳐 2020년 말 은행연합회장에 취임했다.
차기 은행연합회장에 거론되는 인물도 관료 출신이 많다. 윤종원 전 IBK기업은행장,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이 대표적이다.
노무현 정부, 이명박 정부, 문재인 정부 등 청와대에서 세 차례에 걸쳐 근무했던 윤 전 행장은 이번 정부에서도 초대 국무조정실장으로 내정됐다는 점에서 현 정부 요직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전 원장은 행정고시 28회 출신으로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과장,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정책관 차관보, 금융위 부위원장을 거쳐 문재인 정부 마지막 금융감독원장에 올랐다가 윤석열 정부 출범에 따라 중도 하차했다.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도 함께 유력 후보로 거론돼 왔지만 최근 “뜻이 없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민간 출신으로는 오는 11월 퇴임을 앞두고 있는 윤종규 KB금융 회장과 조용병 전 신한금융 회장, 손병환 전 NH농협금융 회장, 허인 KB금융 부회장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과 김도진 전 기업은행장도 후보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생명보험·손해보험협회장도 바뀐다. 정희수 회장 임기가 오는 12월 8일 마무리됨에 따라 생명보험협회는 다음 달 초쯤 이사회에서 회장추천위원회 구성 안건을 의결하고 차기 회장 선출 작업에 들어간다.
보험개발원장을 지낸 성대규 신한라이프 의장과 임승태 KDB생명 대표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성 부회장은 33회 행정고시 합격자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서 요직을 지낸 관료출신이다. 그러면서도 보험개발원 원장, 신한생명 대표 등을 지내 민관 경력을 두루 갖추고 있다.
임 대표는 23회 행정고시 합격 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 등을 거쳐 금융위원회에서 사무처 처장과 상임위원, 법무법인 화우 고문 등을 지낸 뒤 올해 3월 KDB생명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12월 22일부로 임기가 만료되는 정지원 손해보험협회 회장 자리에는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을 지낸 유광열 SGI서울보증 대표 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파이낸셜투데이 한종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