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돌아 ‘윤(尹)심’, 국민의힘 3대 혁신·6대 과제 발표

총선 앞두고 ‘윤석열 체제’ 강화?...당내 반발 여전

2023-10-16     박순원 기자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6일 국회 당사무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재옥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래도 국민의힘은 ‘윤(尹)심’을 택했다.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 패배 이후 ‘수도권 위기론’과 함께 ‘용산 대통령실 거리두기’에 나설 것으로 보였던 국민의힘이 ‘혁신’을 외쳤지만, 돌고돌아 ‘윤심’이었다.

국민의힘은 16일 ‘윤심’으로 불렸던 김기현 대표를 재신임하고 총선 준비에 나서는 한편, 3대 혁신 방향과 6대 실천과제를 발표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절박한 위기의식을 바탕으로 변화와 혁신을 통해 당의 체질을 개선하겠다. 3대 혁신방향, 6대 실천과제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국정운영 비전과 목표를 서민친화형으로 강화 ▲민심 부합형 인물 내세워 후보 경쟁력 우위 선점 ▲도덕성과 책임성 강화라는 3대 혁신 방향을 발표했다.

6대 실천과제는 ▲당의 전략 메시지, 정책, 홍보 등 모든 분야 혁신을 위한 당 혁신기구 출범 ▲총선 기획, 전략, 공약 권한을 부여한 총선 준비기구 조기 출범 ▲유능한 인재영입을 위한 인재영입 위원회 별도 구성 ▲대통령실과의 관계에서 당이 주도적 역할 ▲의견수렴 기회를 늘려 당내 소통 강화 ▲신임 당직 인선에서 수도권 인물 전진 배치 등이다.

이와 관련, 김 대표는 “국민으로부터 변화하고 혁신하라는 꾸짖음을 받았다. 철저하게 쇄신하고 변화하는 것만이 민심을 받드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더욱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고 친서민 정책으로 국민의 삶을 보다 적극적으로 챙겨야 한다”라고 말했다.

윤재옥 원내대표 역시 “강서구청장 선거결과가 나온 이후, 그동안 우리 당 의원들을 비롯해 많은 뜻있는 인사들과 언론이 우리 당의 개혁방향에 대해 많은 제안을 해 줬다”라며 “어제 긴급 의원총회 논의결과는 이런 제안을 수용한 것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진지한 논의결과, 김기현 대표 중심으로 변화와 쇄신의 방향을 조속히 마련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문제는 ‘혁신’을 외쳤던 국민의힘이 ‘윤심’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가 16일 국회 당사무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실제로 지난 15일 국민의힘 긴급 의원총회에서는 김기현 대표 사퇴 요구가 나오는 등 4시간 동안 갑론을박이 있었다.

한 의원은 “모두 대통령 말을 들은 것이지 대표 생각 아니지 않나? 내 말이 틀리면 윤리위에 징계하라”는 내용의 말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정부와 호흡하며 국정을 책임지는 직권당으로서 우리가 국민께 약속했던 지난날의 다짐을 얼마나 실천 했나 돌아보니, 그저 겸허한 마음으로 고개를 떨구게 된다”고 말했다.

앞서 홍준표 대구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책임져야 할 사람이 물러나지 않고 혼자 남아서 수습하겠다고 우기는 것이 오히려 난센스”라고 김기현 대표를 직격했다.

홍 시장은 “패전의 책임은 장수가 지는 것”이라며 “부하에게 책임을 묻고 꼬리 자르기 하는 짓은 장수가 해선 안 될 일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지도부로서는 총선 치르기 어렵다고 국민이 탄핵했는데, 쇄신대상이 쇄신의 주체가 될 자격이 있나?”라며 “모두 지도자답게 처신했으면 좋겠다. 그게 당과 나라를 위한 길이다”고 주장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박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