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급락한 2차전지주, 반등 가능할까?

2023-09-18     양지훈 기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상반기 주식시장 상승을 주도했던 2차전지주의 흐름이 예사롭지 않다. 지난 7월 한때 특정 종목 ‘쏠림현상’이 증권업계 이슈로 자리할 만큼 2차전지는 국내 주식시장을 주도하는 트렌드였지만, 쏠림현상은 서서히 사그라들었다.

특히 이달 들어 2차전지주 내림세는 더 뚜렷해졌다. 상승 동력이 약해진 가운데 전문가들은 4분기 반등 가능성을 시사했다.

◆ 전기차 수요 감소, 美 IRA 이슈에 2차전지주 줄하락…에코프로, 9월 24.5%↓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지난 15일 89만원에 거래를 마감해 9월 첫 거래일 종가(117만9000원) 대비 28만9000원(24.5%) 내렸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비엠(30만8500원 → 28만원, 9.2%↓) ▲포스코퓨처엠(43만1000원 → 28만원, 5.2%↓) 등 주요 2차전지 관련주들도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2차전지 관련 기업의 주가 조정이 이뤄지는 원인으로 전기차 수요 감소 우려 등을 거론했다. 박윤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7월 말 이후 국내 2차전지 관련 기업의 주가 조정이 진행되고 있다”며 “그 배경에는 ▲전기차 수요 감소 우려 ▲미국 9월 예산안 합의 이슈에 따른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모멘텀 저하 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IRA 우회’를 목표로 삼으면서 IRA에 따른 2차전지주 상승 동력은 약해진 상태다. 지난달에는 중국 비야디(BYD)가 KG모빌리티와 손잡고 한국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 공장 설립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처럼 IRA 대응책으로 한국을 생산거점으로 삼는 중국 배터리 기업이 늘고 있어 상반기처럼 IRA에 따른 2차전지주 상승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실적 우려가 주가 하락의 원인이라는 진단도 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주) 실적 우려는 리튬 가격 하락과 EV 수요 위축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실제로 리튬 가격은 7월 말부터 하락을 거듭해왔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리튬 가격은 ▲2023년 7월 31일 257.5위안(RMB)/㎏ ▲8월 31일 195.5RMB/㎏ ▲9월 15일 166.5RMB/㎏으로 내렸다.

◆ 전문가 “3분기 저점, 4분기 반등” 전망

전문가들은 특정 2차전지 종목으로 투자가 집중됐던 쏠림현상을 재현하기는 어렵겠지만, 2차전지 주가가 3분기 저점을 찍고 4분기 반등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종목의 3분기 약세와 4분기 반등을 예상했다. 반등 요소는 ▲배터리 가격 하락에 따른 수요 증가 ▲신차 사이클 ▲실적 모멘텀 등이다.

그는 “4분기부터 주가 반등을 전망한다. 최선호주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포스코퓨처엠으로 유지한다”며 “4분기 주가 반등을 전망하는 이유는 ▲배터리 가격 하락에 따른 수요 증대 ▲신차 사이클 ▲실적 모멘텀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극재 가격이 2분기부터 하락한 것을 고려하면 배터리 가격은 하반기 중 계속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완성차 입장에서도 EV 사업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는 상황이므로 판매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울러, 테슬라(Tesla)가 Model3 페이스리프트를 내놓으면서 가격을 소폭 인상하는 등 추가적인 가격 인하 경쟁이 제한적인 상황도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실적 하락을 부추기는 위험 요인으로 거론되던 리튬 가격 하락도 4분기부터는 안정화될 전망이다. 주민우 연구원은 “올해 2분기부터 4분까지 이어지는 양극재와 배터리 가격 하락(15% 내외)이 2024년 EV 가격 인하로 이어져 2023년보다는 수요가 우호적일 것으로 기대된다”며 “하락 중인 리튬 가격도 4분기부터는 하방 경직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양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