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투 황성호ㆍ한투 유상호 사장 연임 유력 전망

[파이낸셜투데이=김상범 기자] 증권업계 주주총회 시즌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최고경영자(CEO)의 연임과 퇴진이 여의도 증권가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5월 말에서 6월 초에 집중된 각 증권사의 주주총회에서 연임하거나 자리를 비워야 할 수장이 누구일지 다양한 전망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파이낸셜투데이>는 이번 주총에서 살아남을 유력한 후보는 누구인지 또 이번 주총에서 눈여겨봐야 할 주요 사항들은 무엇인지를 살펴봤다.

최근 증권업계에서 증권사 CEO 물갈이에 대해 온갖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일단 대형 증권사 CEO 중 우리투자증권 황성호 사장, 임기영 KDB대우증권 사장은 상대적으로 연임 안정권에 들어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공통점은 지난 임기 동안 뛰어난 영업 실적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우리투자증권 황성호 사장은 임기 중 투자은행(IB) 부문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만들어 내며 2011년 회계연도 영업이익 2252억 원으로 업계 2위를 달성했다. 그러나 우리투자증권이 LIG건설 기업어음(CP) 매도 과정에서 손해를 입은 투자자들로부터 소송을 당했는데, 이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질 경우 연임하는데 약간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또 임기영 KDB대우증권 사장도 실적을 상당 부분 개선시켰고, 특히 자산관리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는 평이다. 다만 사내 평가는 좋은 반면 2004년 이후 대우증권 CEO는 연임에 성공한 유례가 없다는 점이 다소 부담스럽다. 

반면 대신증권은 노정남 사장이 물러나고 나재철 부사장이 승진해 대표 자리를 맡기로 이미 내정됐다. 동양증권 역시 유준열 사장이 물러나고 이승국 부사장이 차기 대표에 선임됐다. 하나대투 김지완 사장은 지난달 하나금융지주의 등기임원에서 제외되며 교체될 가능성이 높으며 고원종 동부증권 사장,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 유정준 한양증권 사장 등은 유임이 유력해 보인다.

금감원 출신 줄고‥출신 성분 다변화 예고

이번 인사 개편에서 또 한가지 특징적인 점은 신임이사, 감사위원의 경우 금감원 등 관 출신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법조계, 학계 등 민간전문가가 크게 늘어났다는 것이다. 이런 추세는 항상 ‘영입 1순위’였던 금감원 출신들이 지난해 저축은행 사태 이후 개정된 공직자윤리법이 적용되면서 현직이나 퇴직 직후 금융권의 감사나 사외이사로 이동하는 일이 쉽지 않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에 따르면 금감원 직원들이 금융권 감사나 사외이사로 가기 위해서는 업무관련성 판단기간이 퇴직 후 2년 이내에는 기존 3년에서 5년으로 확대되는 등 이전에 비해 까다로운 조건을 통과해야만 한다. 

실제 대신증권은 이인형 한국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을 감사위원으로, 키움증권은 이용희 한국증권선물거래소 상임감사위원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할 예정으로 알려졌으며 동양증권은 감사위원 선임으로 부산고등법원장 출신 김재진 변호사를 임명했다. 

이에 대해 증권계의 한 관계자는 “상임이사, 감사의 경우 관 일변도에서 교수, 법조계, 전직 임원 등으로 다변화가 된 것 특징”이라며 “각계 전문가들의 영입으로 경영건전성 강화를 기대해본다”고 전했다. 

그리고 이번 증권사들의 주주총회에서는 퇴직과 연임 여부 외에 이사·감사들의 책임경감과 결산월변경 등이 주요 안건으로 등장할 전망이다. 

먼저 이사들의 책임축소가 키움, 동양, NH농협증권의 정관변경항목에 포함됐는데 해당 안건은 현재의 개정상법에서 이사 및 감사위원의 책임감경이 명문화된 사항이다. 

이 조항에 따르면 ▲회사는 주주총회 결의로 이사의 상법 제399조에 따른 책임을 그 행위를 한 날 이전 최근 1년 간의 보수액(상여금과 주식매수선택권의 행사로 인한 이익등을 포함한다)의 6배(사외이사의 경우는 3배)를 초과하는 금액에 대하여 면제할 수 있다. ▲이사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손해를 발생시킨 경우와 이사가 상법 제397조(경업금지), 제397조의2(회사기회유용금지) 및 상법 제398조(자기거래금지)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제1항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는 게 핵심이다.  또 감사위원회의 사측에 대한 책임감경 역시 동일한 방법이 적용된다. 

이에 대해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책임경감의 경우, 이사와 감사들이 중요한 현안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밝힐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 상법개정안의 취지”라며 “개정안의 법 취지를 반영해 명문화 한 것으로 특별히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결산월변경의 경우 삼성, 동양, 대신, 키움, SK증권, NH농협증권이 주요 항목으로 다룰 예정이다. 삼성증권의 한 관계자는 “결산월 변경은 계열사는 물론 다른 산업과도 기준을 통일시켜 실제 경영달력(계획)과 회계달력의 불일치에서 발생하는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며 “다른 증권사 역시 이번 주총에서 결산월 변경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결산법인의 일치로 투자자들의 혼란 역시 줄어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유상호 사장, ‘젊은 리더’로 주목

특히 정기 주주총회를 앞둔 각 증권사들의 수장교체 전망이 난무하는 가운데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성공한 ‘젊은 리더’로 다시 한번 주목 받고 있다. 

유 사장(1960년생)은 지난 2007년 국내 대형 증권사 사상 최연소(당시 47세) CEO 자리를 차지하며, 탁월한 경영능력과 리더쉽으로 증권업계가 젊은 조직으로 변화하는데 앞장 선 것으로 평가 받았다. 

지난 17일 이번 정기주총을 앞두고 증권가에 상대적으로 ‘젊은’ 사장들이 속속 내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젊은 CEO의 원조 격인 유 사장의 활약이 화제가 되고 있다. 

2011회계연도 당기순이익 2천200억원으로 업계 1위 달성은 물론 ▲수익구조 다변화 ▲해외사업 확대 ▲IB(투자은행)전략 이행 등의 내용이다. 

유럽발 재정위기의 여파로 작년 주요 대형 증권사들이 부진을 면치 못하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이에 증권업계에서는 젊은 CEO의 1세대 격인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의 주목할만한 성과가 최근 증권가에서 불고 있는 젊은피 수혈 바람의 시작점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한편, 주요 증권사들은 주총 시즌을 앞두고 능력 있고 젊은 CEO들을 영입하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는 모습이다. 대신증권은 차기 대표이사로 나재철 부사장(1960년생)을, 동양증권은 이승국 사장(1960년생)을 차기 대표이사로 내정한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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