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지주 농협 비전 진단

[파이낸셜투데이=황병준 기자] 올해로 출범 51주년을 맞이하는 농협중앙회가 새롭게 탈바꿈한지 두 달이 지났다. 농협중앙회는 지난 3월2일 금융 사업을 담당하는 금융지주와 농산물 유통과 판매 등을 담당하는 경제지주로 체계를 이원화했다. 경제부문에서는 기존 판매농협을 발판으로 새롭게 거듭나고 금융부문에서는 경쟁력을 갖춘 국제 수준의 금융그룹으로 변모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농협금융지주는 은행과 증권, 보험, 캐피탈 등 7개 자회사와 자산규모 240조원에 달하는 금융지주회사로 변신했다.

신충식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지난달 3일 농협금융지주의 비전과 발전전략 등을 제시하며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5대 금융그룹 중 외국계 자본이 하나도 섞이지 않은 토종 금융그룹으로 국내 금융시장에서 새롭게 위상을 펼칠 농협의 발전방향을 <파이낸셜투데이>가 뜯어 봤다.

농협은 지난 1961년 농업은행과 농업인 자조 조직인 농업협동조합이 합쳐져 그 시작을 알렸다. 지난 반세기 동안 농협은 상호금융 도입과 농축산물 유통 혁신을 가져오는 등 한국 농협과 국민 경제의 균형 발전을 위해 노력해 왔다.

농협은 지난 3월2일 51년 만에 대대적인 개혁을 선보였다. 농협은 농협중앙회 아래 경제지주회사와 금융지주회사로 나뉘지는 지주회사 체제로 개편을 단행한 것이다.

대가족 분가 더 큰 역할 담당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은 “농협의 사업구조개편은 대가족이 분가를 하듯 경제와 금융이 더 큰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농업인과 고객에게 봉사하는 협동조합의 정체성만은 더욱 강화하고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최 회장은 “농업인에게는 풍요로운 미래를 고객에게는 최고의 가치를 제공해 국가와 지역사회에 공헌하고 다함께 성장하는 글로벌 협동조합을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다짐했다.

농협중앙회가 사업구조개편을 처음 논의한 것은 최근의 일은 아니다. 처음 개편에 대해 논의한지 무려 18년이 시간이 지난 뒤 어렵게 결실을 맺은 것이다. 농협은 하나의 중앙회 조직안에서 수행하던 경제사업과 신용사업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 각 사업부문의 경쟁력과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농협경제지주는 기존 경제 관련 자회사와 향후 신설되는 자회사들을 관리하면서 농산물 유통체계 혁신을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5조9,500억원의 막대한 자본금을 투입함으로써 농협 유통경제를 이끌어 갈 뜻을 밝혔다.

농협금융지주 또한 국내 5대 금융지주이자 순수 국내자본의 토종 금융그룹으로써 농협은행농협생명보험농협손해보험 등 자회사와 기존 금융관련 회사를 이끌어 가게 된다.

농협의 사업구조개편은 농업인과 국민에게 사랑받는 새로운 조직으로 거듭나야 하기 때문이다. 농협의 농업경제부문은 기존 중앙회의 판매능력 등을 보안해 새로운 방향으로 개선한다. 개선 방향으로 사업 중심의 조직체계로 전환, 사업 효율화로 글로벌 경쟁력을 구축, 조합과 중앙회가 함께 성장하는데 큰 틀을 두고 있다.

‘중앙회-경제지주-자회사’간 효율적 역할분담을 통해 시너지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중앙회의 경제사업은 경제지주 등으로 점진적으로 이관된다. 이미 지난 3월3일 사업구조개편과 동시에 농협유통남애화학 등 13개 자회사가 경제지주로 이관됐다.

3년 뒤인 2015년 2월까지 2단계로 판매 유통 사업인 농협마트, 농협공판, 농협식품, 종묘 등이 2013년 자회사로 설립돼 2014년 경제지주로 이관될 예정이다. 농협쌀회사는 2014년 자회사로 만들어져 2015년 경제지주로 이관된다. 중앙회가 자체적으로 경제사업을 실시하지만 중앙회 경제사업의 대부분이 순차적으로 경제지주에 이관된다.

경제사업 순차적 이관

지역본부와 시군지부를 사업조직으로 전환하고, 경제사업 이관이 완료되는 2017년까지 ‘도 지역본부-조합공동사업법인지회사-조합’체제로 계열화된다.

농협경제지주는 3대전략과 5대핵심 추진과제를 설정하고 있다. 3대 전략은 산지유통의 조직화규모화전문화, 지역과 함께하는 맞춤형 경제사업, 효과적인 사업체계 정비다.

5대 추진과제는 생산농가 조직화, 광역판매체제 구축, 조합유형별 경제사업 발전전략 수립운영, 중앙회(경제지주)-정부-지자체 정책연계 효과적 지원, 조합 경제사업 체질 개선이다.

중앙회와 조합이 공동 투자해 시군단위 조합공동사업법인을 육성하고, 2016년까지 원예 76개, 양곡 60개, 식품 20개 등 156개의 조합공동사업법인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1조489억원을 투자한다.

농협금융지주는 농업인 출자금 100%로 외국인 지분이 하나도 없는 순수 국내 자본을 바탕으로 농협금융은 단숨에 5대 금융그룹으로 도약했다. 자산규모만 240조원에 달한다. NH농협은행과 NH농협생명, NH농협생명보험 등 3개 자회사와 중앙회가 운영하던 자회사를 합해 모두 7곳을 두고 있다. 이를 토대로 농협금융은 2020년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협동조합 금융그룹’으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3단계 전략을 추진한다.

1단계는 내년말까지 미래를 위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2015년 말까지 종합금융그룹으로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2020년말에는 총자산 420조원, 순이익 3조7,000억원, 자기자본이익률(ROE) 11.5%의 글로벌 협동조합 금융그룹으로 발돋움하겠다는 목표다.

2020년 총자산 420조원 목표

농협금융은 올해 지주체제의 초석을 다지는 원년으로 정하고, 핵심과제를 추진한다. 특히 지주회사 체제의 조기 정착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통합적인 지도력 발휘로 안정적인 운영 이미지를 확립. 금융지주 및 신설 자회사의 조직운영 시스템을 관찰하는 동시에 지주회사 중심의 유기적인 협조체제도 구축한다.

신설 자회사인 농협은행은 2020년까지 ‘사랑받는 일등 민족은행’을 실현한다는 목표다. 내년까지 경쟁 은행 수준의 생산성과 수익성을 확보하고 경쟁력 강화에 주력한 후 2015년 선도은행으로 진입, 2020년 국내 선도은행으로 입지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역할도 강화된다. 특히 농업금융을 정책금융과 농식품기업금융의 2대 중심축으로 육성하고, 농업인 실익 중심의 농업금융 선진화 체계도 구축키로 했다.

농협중앙회는 현재 운영하고 있는 농협발전상생협의회를 올해부터 확대 시행한다. 이 협의회를 바탕으로 농협중앙회와 지역 농협-축협 직원들이 각종 현안문제를 상호 협의하고 발전 방안을 마련한다. 올해는 협의회를 농협 조직간 소통과 상생협력을 위한 실천기구로 정착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중앙본부-지역본부-시군지부-지역농축협’으로 이어지는 계통 조직별 기능과 역할을 재설정하고 회의도 년 2회로 정례화할 계획을 마련했다. 또한 조직 직원간의 교환근무제도 활발하게 추진한다.

이러한 농협의 핵심 과제와 전략이 계획대로 시행된다면 국민의 사랑은 받는 금융지주사로 거듭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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