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배두나(33)가 영화 ‘코리아’를 통해 북의 탁구스타 이분희(44)를 완벽히 재현해냈다.


16일 서울 용산CGV에서 “남한 사람으로서 북한 사람을 연기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정보가 없어 상상으로 채워나가는 부분이 많았다. 북한의 문화나 이념들을 설명해준 북한말 선생님을 보고 많이 배웠다”고 밝혔다.

이분희는 국제대회 때마다 현정화(43)와 맞붙었다. 그러다 갑작스럽게 남북 단일팀이 결성된다. 무뚝뚝한 이분희는 북과 달리 자유롭고 가벼운 분위기의 한국 팀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따뜻한 속내와 맏언니다운 면모로 팀을 이끈다. 한 팀의 동료로 만난 정화에게 따끔한 충고와 진심 어린 부탁을 주저하지 않는 그녀는 점차 정화의 마음을 움직이며 남다른 동료애를 키우게 된다.

배두나는 “이분희 선수를 연기할 때에는 절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수로 있을 때 감정을 너무 표출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촬영할 때는 수령님 생각도 하고 아버지 생각도 했다”며 웃었다.

“이분희 선수를 만난 적도 없고 이야기도 해 본 적 없는데 현정화 감독의 한 마디가 뇌리에 박혔다. 이분희 선수는 경기를 할 때 쉽게 좋아하지 않는다더라. 실제 나는 도도하지 않지만, 잘했다고 칭찬해주는 부분에 있어서는 쉽게 좋아하는 편이 비슷하다. 연기할 때는 특별히 만족하거나 좋아하지 않는다.”

또 “외모적으로 비슷하게 꾸며보려고 했는데 내가 키가 너무 컸다. 비주얼적인 면에서 안타깝게 비슷하게 되지 않았다. 내적으로 접근하려고 했는데 어떻게 보여졌을지 모르겠다”는 마음이다.

배두나는 이분희에게 매료됐다. 극중 단일팀이 금메달을 거머쥐었을 때는 마치 진짜로 승리한 듯한 기쁨을 맛봤다. “고생해서 결승전에 나갔지만 컨디션이 안 좋아 복식에서 졌다. 그때 현정화(하지원)의 얼굴을 봤는데 가슴이 너무 아팠다”고 털어놓았다.

“결승전에서 이기고 나서 좋아할 때는 정신줄을 놓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분장 담당하는 분이 나에게 ‘정신줄을 놓고 달나라 간 알았다’고 말할 정도였다. 땀과 눈물을 있는대로 쏟아냈다. 이분희는 계속 절제해야한다고 했는데 삐져나오는 것을 주체할 수 없었다.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한민족이라는 정서를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1991년 사상 최초 남북 단일탁구팀의 실화를 영화화한 ‘코리아’는 탁구스타 현정화, 이분희의 스토리가 토대다. 남과 북을 대표하는 두 선수를 중심으로 이전까지 적으로 맞싸워야 했던 남북의 대표선수들이 한 팀이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전한다. 5월 3일 개봉한다.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