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천주공6단지 조감도.

[파이낸셜투데이 성현 기자]
건설업계 3위 GS건설(대표 허명수)이 과천주공 6단지 재건축 사업 시공권을 따냈다. 대우건설(대표 서종욱)과의 이전투구식 경쟁으로 눈총을 받았던 그 곳이다.

과천주공 6단지 주택재건축 정비사업조합은 지난 8일 오후 2시 과천시민회관 대극장에서 시공사 선정을 위한 조합원 총회를 열고 GS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전체 조합원 1,295명 중 1,270명이 이날 총회에 참석했고 GS건설이 613표, 대우건설은 578표를 받았다. 불과 35표 차이다.

1·2위간 득표 차에서 볼 수 있듯이 총 공사비가 4,000억원 안팎이 될 이번 수주전에서 GS건설과 대우건설은 치열한 각축을 벌이며 비방과 흑색선전을 서슴지 않았다.

선제공격 감행한 GS건설

먼저 포문을 연 건 GS건설. GS건설은 조합원들에게 배포한 전단을 통해 대우건설의 경영권 불안으로 입찰조건을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언급된 입찰조건은 확정지분제. 조합 측은 1차 모집과 2차 모집 모두 확정지분제를 입찰조건으로 요구했다.

확정지분제는 조합원이 추가 비용 없이 기존 주택에서 새 주택으로 이주할 때 두 주택의 면적을 비율로 환산한 무상지분율을 확장시킨 개념이다.

▲ GS건설이 조합원들에게 배포한 전단 중 일부.
조합원 입장에서는 새로운 주택의 면적이 기존보다 넓으면 즉, 무상지분율이 높으면 웃돈을 주지 않고 더 큰 집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재산상·여건상 이득을 보게 되는데 확정지분제는 이 비율을 시공사가 미리 정하도록 하는 것이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시공권을 따내기 위해서는 최대한 높은 비율을 약속해야 되지만 정부 정책, 분양률, 인허가 처리 등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주변 환경까지 감수해야 되기 때문에 부담이 따른다.

GS건설은 바로 이 점에 주목, 대우그룹 해체 이후 산업은행, 금호그룹, 다시 산업은행으로 이어지는 파란만장한 경영권 변동사를 가진 대우건설이 이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것이라는 식으로 지적한 것이다.

대우건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대우건설은 지난달 30일 조합에 공문을 보내 GS건설이 제시한 무상지분율 150% 약속이 허구라며 입찰 박탈 조치를 요구했다.

대우건설은 이 공문에서 “GS건설은 조합원들의 추가분담금이 없는 확정지분제로 시공하겠다고 밝혔지만 사업제안서 53페이지를 살펴보면 아주 작은 글씨로 ‘향후 인허가 정정 등에서 변경될 수 있다’고 기재, 결국 확정지분제가 아닌 제안을 했으므로 입찰 무효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격을 당한 GS건설은 이날 바로 “대우건설은 일반적으로 들어가는 캡션문구로 변동지분제라고 주장하는 말도 안되는 거짓주장을 하고 있다”며 “자신들의 각종 지분율 변경을 숨기기 위해 더욱 확실한 확정지분제로 입찰제안서를 제출한 당사를 변동지분제라 주장하고 있다”고 재반박했다.

전면전 나선 두 회사

이튿날 열린 1차 합동설명회에서도 두 회사의 설전은 계속됐다. GS건설 우모 부장은 공식적인 질의응답을
▲ 대우건설이 GS건설의 입착 자격을 박탈시켜 달라는 내용으로 조합 측에 보낸 공문.
끝내고 1분 자유발언을 신청한 뒤 단상에 올라 “확정된 회사, 변동 없는 회사가 제안한 내용과 변동 있고 앞으로 불안한 회사가 제안한 제안서는 분명히 다르다”며 대우건설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

뒤이어 조합원 앞에 선 대우건설 한모 소장은 “확정지분제의 탈을 쓰고 변동지분제로 참여를 했는지는 사업제안서에 나와있다”며 하루 전에 있던 진실공방을 상기시켰다.

자사의 장점을 알려야 할 합동설명회가 상대방을 비난하는 변질된 모양새다. 급기야 조합이 나서서 두 회사를 뜯어 말렸다.

조합은 설명회 다음달인 지난 2일 GS건설과 대우건설에 각각 조합은 “양사의 경쟁이 과열되다 보니 조합원을 위한 수주활동인지 그 진정성이 의심된다”며 “혼란은 물론 염증을 호소하는 조합원들의 민원이 있으니 깨끗하고 당당한 수주활동을 벌이길 바란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그러나 GS건설과 대우건설의 대립은 멈추지 않았다. 4일 열렸던 2차 합동설명회에서 대우건설 한 소장은 “반포자이가 3,500세대에 이르는 대단지임에도 랜드마크로 불리지 않는다”며 직접적으로 GS건설을 깎아 내렸다.

GS건설 우 부장도 “불안한 회사가 제안한 제안서보다 확정 기업, 튼튼한 기업 GS건설이 조합원님들께 드린 그 사업제안서만이 확정일 수 있다”며 다시금 대우건설의 경영권 문제를 들먹였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 관계자는 앞서 “GS건설은 대우건설이 힘겹게 워크아웃을 졸업했던 2000년대 초반부터 M&A 얘기를 많이 했다”면서 “아무리 수주가 중요하다고 해도 건드릴게 따로 있지 경영권을 언급하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시공사 선정 이후에는 “GS건설은 예전부터 그래왔던 회사인데 탈락한 입장에서 무슨 말을 더하겠냐”며 분을 삭히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GS건설과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편 과천주공6단지 주택재건축 사업은 과천시 별양동 52번지 일대에 아파트 2,020가구와 부대시설을 신축하는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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