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형2지구 아이파크 조감도.

[파이낸셜투데이 성현 기자]
현대산업개발(회장 정몽규)이 제주 노형2지구 아이파크 분양가로 된서리를 맞고 있다. 지역 시민단체가 ‘꼼수’ 의혹을 제기한 것은 물론 제주시도 분양가가 높게 책정됐다는 의견을 보인 까닭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달 20일 제주시 노형2지구에 분양 추진 중인 ‘노형2지구 아이파크’ 아파트 평균 분양가로 3.3㎡당 ‘983만9000원’을 제시, 1000만원에 가까운 높은 분양가를 책정했다.

노형2지구 아이파크는 지하2층·지상 15층 2동(연면적 3만129㎡) 규모로 전용면적 기준 84.64㎡·84가구, 109.84㎡·90가구 등 174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입주예정일은 2013년 12월이다.

이에 대해 오홍식 제주시 부시장은 지난달 22일 간부회의를 통해 “현대에서 제출한 분양가에 대해 우리 시가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관계부서에 지시했다.

오 부시장은 이어 “(아파트 가격이) 이렇게 (높게)나간다면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꿈은 이루기 어렵게 된다”고 말했다.

이는 하루 전 제주환경참여연대가 발표한 성명을 수용한 것이다. 참여연대는 지난달 21일 성명서를 내고 “‘노형2지구 아이파크’ 분양가 논란에 행정이 나서라”고 촉구했다.

연대는 “우려했던 대로 노형지구 아이파크 분양예정가가 제주지역 아파트 신규분양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며 “이는 지난 아라지구 아이파크 분양가 논란에 이은 것으로, 한 사기업이 제주지역 주택가격 상승의 견인 역할을 톡톡히 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노형 아이파크 분양가는 2009년 분양된 한일베라체 3.3㎡당 평균 분양가 702만6000원, 2010년 분양된 아라스위첸 평균분양가 719만7000원, 지난해 11월 분양된 현대 아라 아이파크 분양가 730만2000원에 이어 최고가를 경신했다.

참여연대는 이어 “노형지구 아이파크 고분양가는 이미 충분히 예상됐던 것으로, 이를 우려해 온 각계의 주장에 따르면, 타지구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택지매입비를 감안하더라도 3.3㎡당 900만원을 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제주도민의 요구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여연대는 “택지 매입비가 아니라 감정가를 분양가에 적용한 전례에 비추어 봐도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며, 분양가 심의를 거쳐도 분양가 인하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하기 위한 꼼수”라며 “현대산업개발이 제주도민을 돈벌이의 대상으로만 볼 뿐만 아니라 심각하게 우롱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제주시 건축민원과 관계자도 <파이낸셜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시 분양가 심의위원회에 토지·건축 가산비가 높게 책정됐고 감정평가에 신뢰성이 낮다는 의견을 개진했다”며 분양가가 높게 책정됐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에 대해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파이낸셜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분양가 및 택지비는 시행사에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제주지역 아파트 분양가 상승률은 전국 평균의 5배에 달하지만 근로자 소득평균은 전국 최하위권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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