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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기 지표가 줄줄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경제 성장 동력이 꺼질 징조인지 우려를 낳고 있다.

3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JP모건체이스 글로벌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달 9개월 만에 최저 기록인 53.1로 떨어졌다.

서비스 PMI도 3월 53.2, 4월 53.8에 그쳐 2월(54.8) 사상 최고치에서 내리막을 걷고 있다.

산업 각 분야에서 널리 쓰이는 금속인 구리 가격도 하락세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선물 가격은 연초보다 4.84% 내렸고, 상하이선물거래소(SFE)에서도 6.89% 떨어졌다.

글로벌 수요를 보여주는 볼틱 드라이 지수(해운 비용 지표)도 지난달 14일 1476으로 연내 최고점을 찍었다가 30일 29.4% 급락한 1042를 기록했다.

증시에서도 낙관론이 힘을 잃고 있다. 지난해부터 랠리를 시작해 올해 초까지 연일 최고가를 갈아치우던 다우존스 지수는 올 1월 26일 26616.71로 사상 최고치를 찍은 뒤 기세가 꺾여 3월 중순부터는 25000 선을 넘지 못하고 있다.

자산 관리 업체인 퍼시픽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의 요아힘 펠스는 “시장이 연달아 불편한 진실을 깨닫는 중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처럼 장밋빛 전망이 사라지는 것은 미국발 무역 전쟁, 유럽 정치 불안 등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유럽에선 지난해 등장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친(親) 기업 기조를 타고 투자 심리가 확산됐지만 올해 들어 이탈리아의 정치 불안으로 유럽연합(EU) 탈퇴 우려가 일면서 불확실성을 키웠다.

세계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철강·알루미늄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것도 한몫했다.

미국발 관세에 상대국이 맞불 관세로 응수하면 세계 경제 성장률이 0.1%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바클레이스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예측했다.

여기에다 미국과 중국이 관세 폭탄을 주고받으면 0.9%포인트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도이체방크의 개리 폴락은 관세 부과로 기업의 투자 심리가 위축된다고 지적하고 “실물 경제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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