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삼성과 선반 재질 같아도 구조 설계 달라”주장
폴리스티렌 흡입시 유발되되는 환경 호르몬 변화에는 관심 없어

삼성과 LG전자 냉장고 선반에 사용되는 폴리스티렌의 두께는 육안으로 봐도 차이가 없었고, 디자인이나 설계에도 큰 차이가 없었다. 사진=조희경 기자

지난해 삼성전자 냉장고 선반이 깨져 소비자가 다치는 사고로 폴리스티렌 소재의 잠재적 위험 요소가 널리 알려졌다. 당시 SBS 8시 뉴스는 “[단독] ‘참기름 묻으면 깨져요’…황당한 냉장고 선반 사건”이라는 기사를 내보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 같은 논란이 제기되자 삼성전자는 폴리스티렌 냉장고 선반으로 인해 부상당한 소비자들은 보상 조치 했으며, 무상교환을 통해 안전사고 방지에 나섰다.

폴리스티렌은 잠재적 위험성(화학식에 따른 물질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LG전자 냉장고 선반도 삼성전자 냉장고 선반과 마찬가지로 가벼운 충격에도 쉽게 부서지는 저가 플라스틱 폴리스티렌을 내장재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도 “냉장고 선반제작에 사용되는 소재도 폴리스티렌이 맞다”고 인정했다.

그는 “모든 냉장고 제조업체에서 동일한 재질을 사용하고 있다”며 “다만 자사의 냉장고는 삼성 냉장고와 다르게 크랙 현상과 같은 유사 사례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냉장고 선반은 재질은 같아도 구조 설계는 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LG전자 관계자의 설명과는 달리 폴리스티렌으로 만든 냉장고 선반 설계 구조는 삼성전자 냉장고와 큰 차이가 없었다.

지난 28일 기자는 용산전자상가를 직접 방문해 매장 직원들에게 삼성과 LG전자 두 회사 냉장고의 차이를 비교해 달라고 요청했다.

매장 직원들은 하나같이 “LG와 삼성 냉장고는 외관상 디자인과 기능적인 부분 외에는 큰 차이가 없다”라고 말했다.

삼성과 LG전자 냉장고 선반에 사용되는 폴리스티렌의 두께는 육안으로 봐도 차이가 없었고, 디자인이나 설계에도 큰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용산전자상가 매장 직원들 가운데는 “두 회사의 냉장고 선반을 비교했을 때, 삼성이 더 단단하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특히 폴리스티렌은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미세한 단위로 쉽게 부서지고 변형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최근에는 2mm 물벼룩 몸에서도 발견돼 생태 파괴의 주범으로 거론되고 있다.

폴리스티렌은 흡입 시 환경호르몬 변화에 큰 영향을 준다는 연구보고 결과가 나와 환경부는 이를 규제하는 대책 마련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오늘날 폴리스티렌은 대량 생산 용이 및 원가 절감의 장점이 있어 컵과 포장 용기 등 일상품에 널리 사용되고 있어, 우리도 모르는 새 인체로 흡수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폴리스티렌은 에틸렌과 벤젠을 반응시켜 생긴 액체 스티렌 단위체의 중합체인 유기화합물로 굴절률이 높은 만큼 쉽게 부서지기 때문에 해양이나 토양으로 버려질 시 생태계를 병들게 하는 골칫덩어리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런 이유로 삼성과 엘지전자 냉장고 선반에 사용된 폴리스티렌 환경호르몬에 대한 경계 의식이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환경단체 관계자는 “두 회사 모두 재활용이 가능한 플라스틱 소재가 아닌, 폐기 처분하기 쉬운 저렴한 폴리스틸렌(스타이렌 수지: styrene resin)을 냉장고 선반에 사용했다는 점에서 환경보호 규범의식이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며, “개선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조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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