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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남북 경제협력 기대감으로 그간 가파르게 올랐던 ‘경협 테마주’들이 내달 12일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 취소 소식에 일제히 급락했다.

남북 철도연결 관련주로 분류된 현대로템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만8000원에 거래를 마쳐 전 거래일보다 19.19% 하락했다.

에코마이스터(-25.36%), 대호에이엘(-23.29%), 부산산업(-22.73%), 푸른기술(-21.70%) 등 다른 철도 테마주들도 20% 넘게 떨어졌다.

북한 인프라 건설 테마주로 분류되던 고려시멘트(-20.03%), 우원개발(-21.85%), 특수건설(-24.40%) 등도 곤두박질쳤다.

과거 대북 사업에 관여했던 업체들 주가도 가파른 하향 곡선을 그렸다.

현대아산의 최대주주인 현대엘리베이터는 16.84% 하락했고,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인 좋은사람들(-22.05%), 남광토건(-18.40%), 인디에프(-17.81%), 신원(-17.37%) 등도 동반 하락했다.

대북 송전주인 선도전기(-22.19%), 제룡전기(-19.92%), 광명전기(-17.44%) 등도 마찬가지다.

증권 전문가들은 북미정상회담 무산으로 경협주가 단기조정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중장기 관점에서는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남북 경협주 되돌림과 한국 증시 단기 하락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이번 북미정상회담 취소가 남북, 북미 관계를 원점으로 되돌릴 가능성은 작다. 한반도 정세 변화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 또한 방향성보다는 단기 등락에 국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북미정상회담이 전격적으로 취소됐으나 이는 북미 간 이견 조율 과정으로 봐야 한다”며 “단기적 기대감 소멸로 경협주 주가는 바닥권 진입이 불가피하나 경협이나 북미 협상 재개 기대감은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어서 저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 역시 "단기적으로 대북 관계 개선에 대한 불확실성 확대가 불가피하나 추격 매도보다는 조정 후 저가 매수 대응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다음 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당신을 거기서 만나길 매우 고대했지만 최근 당신들의 발언들에 나타난 극도의 분노와 공개적 적대감으로 애석하게도 지금 시점에서 회담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느낀다”면서 “그러므로 싱가포르 회담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북한은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담화를 통해 “우리는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음을 미국 측에 다시금 밝힌다”며 대화 지속 의지를 내비쳤다.

이날 방위산업 관련주는 등락이 엇갈렸다.

한국항공우주(1.48%), LIG넥스원(2.02%), 빅텍(3.55%)는 올랐으나 휴니드(-1.89%), 한화에어로스페이스(-1.04%)는 떨어졌다.

방산주는 북한 관련 이슈가 부각될 때 경협주와 반대 흐름을 보이는 경향이 있는데 이날은 장 초반 동반 상승하다 일부가 하락 전환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조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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