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인 스케일…구름 위 달리는 느낌
무쏘·코란도 비교불가…무난한 승차감
G4렉스턴의 고급 DNA 그대로 이어가

사진=쌍용자동차

20년 가까이 유일하게 국내 픽업트럭을 계승하고 있는 렉스턴 스포츠를 시승했다. 이전 모델들과 달리 다양한 편의사양과 세련된 디자인으로 무장, ‘짐차’ 이미지 보다는 슬로건인 ‘오픈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가치를 잘 살렸다는 평이다. 다만 앞서 G4렉스턴에서 지적받았던 중량 대비 부족한 출력 등은 옥에 티로 남았다.

시승차량의 첫인상은 강인했다. G4 렉스턴 기반으로 설계돼 기존 코란도 스포츠보다 차체가 전반적으로 커졌다. 기본형인 숏바디 모델의 전장은 100mm, 휠베이스는 30mm 길어졌으며 화물 데크는 100mm 이상 커졌다.

특히 최근 쌍용차가 밀고 있는 ‘숄더 윙 그릴’을 중심으로 뻗어 나가는 굵은 선들이 인상적이었다. 강한 이미지를 추구하는 픽업트럭으로선 상당한 만족감을 선사했다. 그러면서도 그릴 중앙에 크롬라인을 넣어 차별화를 꾀했다.

측면부 디자인은 픽업트럭인 만큼 베이스가 된 G4렉스턴 보다는 어색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픽업트럭은 공정 과정에서 데크부분과 탑승공간 부분이 따로 제작돼 합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커스터마이징을 통해 해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코란도 스포츠의 경우도 기본형과 스켈레톤, 하드탑 등 용도와 취향에 맞게 개조가 가능하다. 데크는 용량 1101ℓ, 무게는 400㎏까지 적재가 가능하며, 12V 120W의 파워아웃렛을 적용해 캠핑 시 전력 공급을 가능케 한 것이 특징이다.

후면부는 역사다리꼴 형태의 리어램프를 넣어 미국적인 감성을 물씬 살리면서도 역동성을 강조, 인상적이었다.

사진=쌍용자동차

내부는 얼핏 보면 G4렉스턴을 그대로 옮겨놨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흡사하다. 그만큼 고급스럽다는 얘기다. 9.2인치 인포테인먼트가 설치된 센터페시아와 다양한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자식 계기판은 쌍용차가 렉스턴 스포츠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내장제도 G4렉스턴과 마찬가지로 나파가죽을 비롯한 다양한 고급 소재를 채택해 상용차 이미지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시승 전부터 가장 벼르고 있었던 2열 공간도 이전 코란도 스포츠, 무쏘 스포츠와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발전을 이뤄냈다. 933㎜의 레그룸과 충분한 등받이 각도 덕분에 중거리 여정은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였다.

렉스턴 스포츠는 e-XDi220 LET 디젤엔진과 아이신사의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 최고출력 181마력에 최대토크 40.8㎏·m의 성능을 발휘한다.

저속에서 시속 100㎞까지는 매끄럽게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었다. 가속페달에 힘을 더하는 대로 속도가 붙었다. 2100㎏(4륜구동 자동 6단 기준)에 달하는 몸무게에도 가속은 어렵지 않았다. 고속주행 시 흔들림보다는 안정감이 있었다.

사진=쌍용자동차

G4렉스턴에서도 느꼈지만 방음처리가 상당한 수준이었다. 고급 SUV의 피를 잇는 만큼 월등한 정숙성 덕분에 속도를 올려도 차량 내에서 원활한 대화가 가능했다. 흡사 대형 고급 세단을 타고 있다는 느낌까지 받았다.

하지만 시승 전 우려대로 가속력 부분에서는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동급의 SUV가 보통 6기통 3.0ℓ급 엔진을 탑재하는 반면 렉스턴 스포츠에는 4기통 2.2ℓ엔진이 적용된 점이 악수로 작용했다. 그만큼 출력과 힘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물론 쌍용차가 저회전 구간에서 최대 힘을 발휘하도록 엔진세팅을 해놨기 때문에 평소 주행에서는 큰 불편함이 없지만, 추월가속과 같은 상황에서는 힘에 부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렉스턴 스포츠 외관 컬러는 ▲그랜드 화이트 ▲파인 실버 ▲스페이스 블랙 ▲마블 그레이 ▲인디안 레드 ▲아틀란틱 블루 ▲마룬 브라운을 비롯한 총 7가지의 다양한 컬러를 마련해 개성에 맞춰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렉스턴 스포츠는 연간 자동차세 2만8500원, 개인 사업자 부가세 환급(차량가격의 10%) 등 최고의 경제성을 갖췄으며, 판매 가격은 트림별로 ▲와일드(Wild) 2320만원 ▲어드벤처(Adventure) 2586만원 ▲프레스티지(Prestige) 2722만원 ▲노블레스(Noblesse) 3058만원이다.

파이낸셜투데이 이건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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