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 사진=김민희기자

서울 서초구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에 위치한 ‘윤봉길새책도서관’이 폐관 위기에 처했다.

‘윤봉길새책도서관’은 2013년 10월 개관 후 도서관을 찾는 시민들에게 독서 공간을 제공하며 윤봉길 의사의 인문정신을 이어 나가고 있다. 그러나 2017년 8월 ‘매헌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는 ‘윤봉길새책도서관’에 퇴거 요청을 하며 명도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윤봉길새책도서관’은 윤봉길 의사가 20세 때 ‘각곡독서회’를 만들어 여러 독서운동을 했던 것을 이어 나가려는 취지로 만들어진 도서관이다. 새책도서관은 2013년 7월 기념사업회 이사회 의결을 거쳐 설립됐고, 당시 반영구적 무상임대를 조건으로 운영해오던 것이 지금까지 이어졌다. 도서관을 관리하는 ‘도서관친구들’은 한 달 2000원씩 모금해 모든 후원금을 도서관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사진=김민희 기자

그러나 기념관 운영이 국가보훈처로 이관되고 ‘윤봉길기념사업회’가 위탁기관이 된 2016년부터 도서관 폐관이 추진되고 있다. 

기념사업회 측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새책도서관은 돈을 지급하지 않고 기념관 공간을 불법 점유해 사용 중이다. 또한, 합법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지어진 도서관이 남아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며 “리모델링 후 전시관과 영상실, 세미나실, 교육실 등으로 이용할 예정이다. 현충 시설에 도서관이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새책도서관 측은 “고유번호증을 받은 상태고 도서관 설립근거가 명시돼있는데 불법 점유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며 “도서관 설립 시 기념사업회가 반영구적으로 무상임대를 약속했다. 또한, 서초구 작은도서관 평가에서 A등급을 받으며 주민들의 독서커뮤니티의 역할을 해 온 도서관을 갑자기 폐관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기념사업회는 윤봉길 의사의 인문정신과 독립 투쟁의 역사를 알리자는 취지로 설립된 기관이다. 그러나 임대료와 리모델링을 근거로 도서관을 폐관하려는 것은 기념사업회의 설립 목적에 부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국가보훈처는 “새책도서관은 국가보훈처의 승인 없이 기념관을 사용 중”이라며 “원활한 전시시설 개선사업 추진을 위해 도서관 철거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새책도서관 보존 의사에 관해 묻자, “도서관의 사용승인 등 관리운영 제반에 대하여는 소송종료 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진행 중인 명도 소송은 오는 25일이 선고기일이다.

한편, 지난 4월 3300여명의 시민들이 새책도서관 폐관을 반대하며 ‘윤봉길새책도서관을 지켜주세요!’라는 서명 운동에 참여한 사실이 있다. 개인이나 단체의 이익이 아닌 윤봉길 의사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의 운영이 우선시돼야 할 것이다.

파이내셜투데이 김민희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