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베풀라”는 부처님의 말씀 평생 실행한 자광스님
육신의 장애를 승화하고 중생 구제에 나서

일월불교태고종 초대종정 청산 자광당 대종사가 지난 18일 법랍 32년(세수 73세)으로 원적에 들었다.사진=일월불교태고종

일월불교태고종 초대종정 청산 자광당 대종사가 지난 18일 법랍 32년(세수 73세)으로 원적에 들었다. 영결식과 다비는 22일 오후 5시 고경사 경내에서 봉행된다.

(고(故) 자광스님과의 인터뷰 내용은 지난해 7월 스님을 뵙고 나눈 이야기임을 서두에 밝혀둡니다)

경북 영주시 평은면에 위치한 일월불교 태고종 총본산 고경사는 약사여래기도도량이다. 약사여래는 불교에서 중생의 모든 병을 고쳐주는 부처다. ‘약사여래본원경’(藥師如來本願經)에서는 약사여래가 보살행을 닦을 때 12대원을 발하여 중생의 질병을 치료하고, 고뇌를 제거해 준다고 설(設)한다.

부처님의 가피로 척추장애 극복

고(故) 자광스님은 경북 의성군 춘산면에서 출생했다. 스님은 11살 되던 해 여름, 성난 황소에게 봉변을 당해 사경을 헤매다 척추장애를 얻었다. 농사일을 할 수 없게 된 스님은 대구로 나가 그곳에서 시계수리를 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그러나 지병으로 인해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됐다. 살길이 막막해진 스님은 죽을 날만 기다렸다. 모친과 여동생은 고인을 살리기 위해 모진 고생을 했다. 그들의 지극정성이 하늘에 닿아 고(故) 자광스님은 지팡이를 짚고 움직일 수 있게 됐다.

그는 살기 위해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열심히 살았다. 그러나 가난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스님은 자살시도도 했다. 이처럼 절박한 삶을 산 이후 그는 불제자가 됐다.

고(故) 자광스님은 불제자가 된 이후 약사재일만 지냈다. 약사재일은 신라시대부터 내려온 것으로, 약사여래부처님의 12대원을 보면 눈이 먼 사람은 눈이 밝아지는 등 중생들이 신체적 고통에서 벗어나게 된다고 전해졌다. 고인도 본인의 허리를 펴보고자 기도를 열심히 드렸으나 실행되지 못했다. 낙담한 스님은 종단 교육원에 가서 한탑스님께 “부처님을 불신한다”고 말했다.

고경사 신도들과 함께 한 고인의 생전 모습. 사진=일월불교태고종

그러자 한탑스님은 “당신은 육신만 장애인이고, 정신은 장애인이 아니다”라면서 “장애인이 아닌 사람을 돕고 사는데 무슨 장애인이냐”라고 말했다. 당시 고인은 고아원을 다니면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었다. 한탑스님의 말씀을 듣고 크게 깨달음을 얻은 고(故)자광스님은 이후 더 이상 부처님을 불신하지 않았다.

고인은 “저는 장애2급을 가지고 있다. 이 정도면 10분 이상 서서 있거나 10분이상 걸을 수 없다”면서 “자주가는 병원의 원장님도 그렇게 말씀을 하셨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저는 1시간동안 불공을 드리고 걷는다”라면서 “이 모든 것이 부처님의 가피(加被)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일월불교태고종 창종 및 초대종정 취임

고(故)자광스님은 지난해 7월 1일, 국태민안과 민족통일의 염원을 모은 육보살 점안법회를 봉행하고 ‘일월불교태고종’ 창종 선포 및 초대종정취임법회를 열었다. 이날 법회에는 장욱현 영주시장과 이한성 전 국회의원 등 사부대중 200여명이 동참한 가운데 고(故) 자광스님을 종정으로 추대했으며, 총무원장으로 선임했다.

일월불교태고종 종정 취임 당시의 모습. 사진=일월불교태고종

고(故) 자광스님은 “석가모니부처님 시대 3천년 뒤에는 약사여래 부처님 시대”라며 “통일 신라때도 약사신앙을 가지도록 하면서 나라의 모든 것을 다 맡겼고, 건강을 위해 나라에서 약사절을 지어 개설하도록 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약사여래는 일광(日光)보살과 월광(月光)보살을 협시로 하고 계신다”면서 “약사여래 부처님의 종단을 만들기 위해 두 보살님의 이름이 들어가는 ‘일월불교’종단을 만들게 됐다”고 전했다.

또 고(故)자광스님은 “종단의 일월은 달과 해를 가르키며 우주 전체를 나타내는 것”이라며 “대한민국을 나타내기 위해 홍(紅)가사에 해와 달을 상징하는 종단 마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일월불교태고종의 스님은 먼저 베푸는 스님이 되도록 할 것”이라며 “부처님은 생전에 먼저 베풀라고 말씀하셨다. 따라서 제자인 스님이 먼저 풀지 않으면 안된다. 타 종단의 귀감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인은 올해 3월 300페이지 분량의 ‘일월불교태고종지’ 발행을 통해 종단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올해 3월 발간한 ‘일월불교태고종 종지’. 사진=김영권 기자

한반도 지형과 같은 고경사 창건

고경사는 26년 전 고(故) 자광스님의 원력으로 창건됐다. 고경사에는 평화통일 염원 12층 통일석탑, 오불 부처님, 천일기도천불전, 극락전, 조성불사, 요사채 등이 자리 잡았다. 고경사 앞으로 보이는 학가산은 와불 형상이고, 십이지·12달·12인연·12상원 등을 고려한 추모관도 조성되어 있다.

특히 대웅전 옆에 마련되어 있는 노천법당에는 약사여래불, 아미타불, 석가모니불 등 삼존불을 모시고 있다. 이 석조삼존불은 불상의 높이만 3.3m에 좌대포함 총 높이는 5.5m에 이르며 2007년 11월 점안식을 가졌다.

고경사는 한반도와 똑같은 모양의 지적도에 위치하고 있다. 고인은 26년 전 이곳에서 불사를 시작할 당시부터 지형이 한반도와 같다는 것을 알고 ‘곧 통일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고(故)자광스님은 “이곳을 처음 봤을 때부터 영험한 기운을 느꼈다”며 “지형이 우리 한반도와 똑같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이곳에서 지성을 드리면 통일이 머지않아 될 것 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평양 위치에 대웅전을 짓고 조석(朝夕)으로 남북통일을 지성 드렸다”며 “제가 남북통일이 된다고 했을 때 어이 없어 하는 신도들도 있었지만 나는 통일 대업이 곧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평화통일봉축석탑. 사진=일월불교태고종

한편 고(故) 자광스님은 올해 5월10일에 열린 ‘부처님 오신날 봉축전야대법회’에서 한반도 평화와 번영에 대한 메시지를 남겼다.

다음은 고(故) 자광스님이 남긴 평화메시지 전문이다.

한반도에 평화와 번영의 대광명이 비추기 시작했습니다.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렸음을 8천만 우리 겨레와 전 세게에 엄숙히 천명하였습니다.

한반도 평화와 지속된 정전 체제를 평화체제로 대체하기 위한 첫 발걸음을 뗐습니다.

우리의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4월27일 판문점에서 11년만에 남북정상회담을 열고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을 발표했습니다.

서로 싸우지 않은 것을 평화라 합니다.

개인은 서로 다투지 않으면 평화요, 조직은 함께 다투지 않으면 평화이며, 나라는 싸우지 않으면 평화입니다.

이제 70여년 분단된 남북한도 평화를 선언했는데 우리 불교도들은 다함께 합심합시다.

화합은 바로 평화요, 번영입니다.

남북한 정상들이 만들어낸 소중한 평화선언 성공을 위해 우리 함께 화합합시다.

감사합니다.

평화기원 부처님 오신날 봉축전야대법회

불기2652(2018)년 5월10일

사)일월태고종 총무원장 청산 자광 합장

 

-고(故) 자광 대종승 약력-

1986년 은사 김장열 법호정관

1992년 계사 법륜사 안덕암스님 사미계 수지

1992년 풍산읍 막곡리 32번지 고경사 창건

1996년 한국불교 교화복지선도회 경북지회장, 한국불교 포교사협회 중앙상임이사

1997년 대한불교 본원종 중앙종회의원, 영주시 평은면 지곡리 87번지 고경사의건 중창, 안동 장애인연합회 내무부회장, 안동경찰서장 표창, 청송 제2 교도소장 표창

1999년 대한불교 본원종 경북종무원장

2000년 본원종 종정 이대화대종사 입실건당

국회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대한민국파워리더대상을 수상한 후 자광스님의 모습.사진=일월불교태고종

2005년 대한불교 본원종 상벌위원장

2009년 대승불교 본원종 법계 대종사

2013년 대승불교 경북교구종무원 고경사 법인설립

2014년 평화통일염원 12층 통일석탑 준공식, 대한민국 국회 정각회장 표창

2016년 영주시청 종교단체 납골묘 추모관 준공허가, 대한민국을 빛낸 21세기 한국인물대상 수상

2017년 사단법인 일월불교 태고종 설립, 명예종교 철학박사, 한국소비자 브랜드 대상 수상

2018년 통일 산신각 건립, 대한민국프리미엄 인물대상 수상

 

파이낸셜투데이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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