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보호무역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잇따라 나왔다. 21일 마켓워치와 블룸버그에 따르면 앞서 18일(현지시간) 베스 앤 보비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미국의 무역분쟁이 오히려 미국의 무역적자를 키우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정부의 감세와 재정적자 정책으로 외국 자본에 대한 미국의 의존도는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무역분쟁에 따른 불확실성 증가로 인해 미국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더 흘러들어올 수 있다.

외국 자본 유입이 늘어나면 미국 자본수지는 흑자로 떠밀리게 되고 통상 자본수지와 경상수지는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점에서 미국의 무역적자가 불가피해진다는 것이다.

S&P 분석에 따르면 미국의 재정적자는 2020년까지 9910억 달러(약 1072조 원)로 확대될 수 있으며 경상 적자도 늘어나 7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보비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쌍둥이 적자가) 꼭 자유무역 탓이라고 할 수 없으며 보호무역 정책이 해답인 것 같지도 않다”고 꼬집었다.

그는 “적자가 꼭 나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적자를 위해 빚을 내는 것은 크고 지속적인 불균형을 가져올 수 있고 지속 불가능한 수준에 도달할 위험을 키운다”고 강조했다.

보비노는 미국이 재정·무역적자가 커진 상태에서 주요 교역국들과 갈등을 키운 터라 미 국채에 대한 외국 수요가 약해지면 미국은 장기 금리 급등과 신용 상태 악화, 나아가 성장 둔화로 향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에릭 슈바이처 독일 상공회의소 회장은 독일 지역신문연합인 RND에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가 점점 미국 고립주의(America Alone)를 뜻하고 있다”며 “독일 기업들이 이를 정말로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0일 전했다.

올 1월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가 미국 고립주의를 뜻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한 바 있다.

슈바이처 회장은 갈등은 대화로 푸는 게 중요하다면서도 유럽연합(EU)이 미국과의 무역분쟁에서 강경 노선을 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독일은 EU 국가 중 대미 수출 규모가 가장 크다.

오는 24∼25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9일 주간 팟캐스트에서 “중국과 독일은 세계무역기구(WTO)의 규정에 전념하는 한편, 무역과 지적재산 이슈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며 “다자주의를 강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메르켈 총리가 중국을 ‘자유무역 동맹’으로 끌어들이려는 노력으로, 유럽과 중국이 기업투자·인권문제 등 갈등 이슈에도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에 맞선다는 공동의 명분이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동준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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