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북한의 고위급회담 무기 연기 통보로 남북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의 이행에 문제가 없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16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고위급회담에서는 무엇보다 판문점 선언에 5월 중 개최가 적시된 장성급회담과 8·15 이산가족 상봉을 준비하기 위한 남북적십자회담 등에 대한 대략적인 일정 협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 중 장성급회담의 경우는 ‘5월 중 개최’가 합의사항이라 아직 시간이 있고, 당장 시한을 두고 협의를 끝내야 할 사안이 있는 것은 아니어서 일단은 크게 차질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북한이 한동안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5월 중 개최라는 합의를 이행하지 못할 수 있다.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회담도 마찬가지여서 정상 간 합의사항인 8·15 계기 이산가족·친척 상봉을 진행하려면 어느 정도의 준비 기간이 필수다.

상봉 대상자 선정 등에 걸리는 기본적인 준비 기간만 1∼2개월 정도이며, 더구나 2015년 10월 이후 상봉 행사가 없었던 터라 이번에는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 시설에 대한 점검도 필요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늦어도 6월 초까지는 적십자회담이 열려야 8·15 계기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원만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북한이 입장을 바꿔 조만간 고위급회담에 응하고 적십자회담 일정이 잡힌다면 문제가 없지만 적십자회담이 6월 중순 이후로 넘어가게 되면 상봉 준비가 빠듯하거나 상봉 일정이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이번에 열리면 10년 만인 6·15 민족공동행사의 경우도 한 달 정도밖에 시간이 남지 않은 상태지만 6·13 지방선거와 시기적으로 맞물린다는 점 때문에 정치적 논란을 줄이기 위해 당국의 참여를 최소화하는 쪽으로 준비되고 있었던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연합뉴스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공동 입장이나 단일팀 등에 대한 합의도 고위급회담에 이어 체육회담이 열려 논의될 사항이었으나 일단 대한체육회와 아시아올림픽평의회 사이에 남북 선수단의 개회식 공동입장에 대한 공감대가 이뤄졌고 단일팀 성사가 전망되는 종목도 많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 시급을 다투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나 철도 연결 등은 판문점 선언에 명시된 합의들이지만 북한의 무기 연기가 장기화하지 않는 한 크게 영향이 있을 문제는 아닌 것으로 관측된다.

북측의 이러한 갑작스러운 무기 연기 통보에 정부는 그 배경을 분석하는 한편 향후 남북관계 및 북미정상회담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고위급회담 무기 연기 통보로 판문점 선언 이행에 근본적인 문제가 생긴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게 보지 않는다”면서 “이제 시작의 시작 단계니까 비핵화나 평화로 가는 과정에서 여러 상황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영권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