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기 다른 M 4형제의 팔색조 매력
평범함과 극한 사이의 ‘아수라 백작’
절제된 외면 속 숨겨진 야수본능

세상에 사나이 심금을 울리는 고성능 스포츠카는 많다. 그러나 일상생활에서도 부담 없이 즐길 탈 수 있는 ‘스포츠 세단’은 BMW M시리즈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M시리즈는 평상시에는 귀여운 콤팩트카 내지는 정장을 입은 ‘비즈니스 세단’의 모습을 보여주다가도 가속페달을 조금 더 깊숙이 밟을 때면 여느 고성능 스포츠카를 능가하는 ‘질주본능’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덕분에 BMW M시리즈는 수요가 한정된 다른 스포츠카와 달리 다양한 소비자들에게 사랑을 받으며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BMW그룹 코리아는 M시리즈의 우수성과 신형 M5 출시 기념을 위해 지난 14일 미디어를 대상으로 ‘BMW M 익스피리언스 2018’를 개최했다.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다양한 코스와 트랙 주행을 통해 M시리즈만의 강력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M2 쿠페부터 M5까지 ‘M 4형제’의 각기 다른 매력을 살펴봤다.
뉴 M2 쿠페. 사진=BMW그룹 코리아

날렵한 코너링 원하는 그대, M2 쿠페

국내서도 마니아층이 두터웠던 1시리즈 M쿠페(1M)의 계보를 잇는 뉴 M2 쿠페는 M시리즈 라인업 중에도 가장 작고 가벼우면서도 역동성과 민첩성은 상위 모델과 비교해 부족함 없는 성능을 발휘한다.

BMW 모터레이싱 역사를 빛낸 모델들로부터 영감을 얻어 디자인 된 뉴 M2 쿠페의 외관은 대형 공기흡입구를 장착한 낮은 전면부와 친숙한 M더블 스포츠 디자인의 19인치 알루미늄 휠, 오버펜더를 적용해 팽팽해진 근육질 몸매가 강조된 측면부가 특징이다. 또한 M고유의 트윈테일 배기시스템이 장착된 낮고 넓은 후면부 등이 눈에 띈다.

실내는 도어 안쪽과 센터콘솔에 검은색 알칸다라 가죽을 사용하고 블루 스티치와 M로고로 스포티한 디자인을 강조한다. 스포츠 시트, 스포츠 스티어링 휠, 기어레버 등에는 M전용 파츠로 꾸며 고성능 이미지를 연출한다.

M2쿠페는 BMW M시리즈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코너링 능력과 날렵한 주행능력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슬라럼 코스와 장애물 회피 등 급작스러운 핸들 조작에도 흔들림 없이 날카롭게 코너를 빠져 나갔다. 콤팩트 모델인 만큼 오버행이 짧기 때문에 가능한 주행특성이다. 오버행은 차축 중심에서 차량 앞 또는 뒷부분까지의 거리로, 길수록 기민성이 떨어진다.

여기에 훌륭한 서스펜션과 브레이크 시스템이 조합되면서 날카로운 코너링 성능을 배가 시켰다. 서스펜션은 전륜 맥퍼슨 스트럿, 후륜 5링크 구조에 알루미늄 소재가 적용됐다. 브레이크 시스템과 19인치 경량 단조 휠 등은 M3, M4와 공유하게 된다. 주행모드는 컴포트와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가 제공되고 기존 M모델의 특징인 스티어링 휠에 달린 M버튼이 삭제된 대신 아이드라이브(iDrive)에서 M다이내믹 모드(MDM) 활성화가 가능해 짜릿하고 강력한 성능을 선사한다.

강려한 M시리즈 중에서 코너링 능력이 부각되는 M2 쿠페지만 동력성능도 여느 M시리즈와 마찬가지로 강력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M2 쿠페의 파워트레인은 새로 개발된 3.0리터 직렬 6기통 엔진이 탑재돼 6500rpm에서 최고출력 370마력을 발휘한다. 오버부스트 기능을 통해서는 47.4kg.m의 최대토크를 일시적으로 51.0kg.m까지 증폭시켜 폭발적인 성능을 과시한다.

변속기는 기본적으로 6단 수동과 결합되지만 옵션으로 7단 M 더블클러치 변속기(M DCT)가 제공돼 론치컨트롤 기능과 결합 시 정지 상태에서 100km/h를 4.3초, 제한 최고속도는 250km/h를 발휘한다.

M3 세단. 사진=BMW그룹 코리아

적절한 타협을 추구하는 그대, M3 세단

M시리즈 구입을 고민하는 소비자 중 적절한 타협을 원한다면 M3 세단을 추천한다. M5 만큼의 볼륨을 가지면서도 M2 쿠페의 날렵한 주행 성능까지 두루 갖췄기 때문이다. 실제 M3 세단은 6기통 터보차저 엔진을 통해 최고출력 431마력과 최대토크 56.1kg·m의 힘을 발휘한다. 7단 M 더블클러치 변속기를 장착했을 때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4.1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두터운 토크를 기반으로 하는 강렬한 가속력과 온 몸에 전해지는 펀치감, 존재감을 맹렬히 드러내기 위해 으르렁거리는 사운드는 운전자의 질주본능을 깨운다.

실제 주행에서는 제원상 스펙 이상의 성능을 체감할 수 있었다. M2 쿠페보다 여유로운 출력을 가지면서도 날카로운 코너링 능력은 그대로 살렸기 때문이다. 주관적인 느낌이지만 슬라럼 코스를 가장 빠르게 빠져나갈 수 있었던 차량이 아닌가 싶다.

외관에서도 그대로 느껴지는데 화려 하지 않지만 도도하고 세련된 아우라로 주변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뉴 M3는 기존 모델과 동등한 수준의 제원을 유지하면서도 중량을 약 80kg 줄였다.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으로 루프를 만들어 효율성도 높였다. 순간 가속력은 말할 필요없이 뛰어났다. 컴포트와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3가지 설정 중에서 도로 상황에 따라 고를 수 있다.

M4 쿠페. 사진=BMW그룹 코리아

뽐내고 싶은 세련된 그대, M4 쿠페

M4의 기반이 되는 4시리즈는 BMW 차량 중에서도 가장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가졌다. 세련된 캐릭터 라인이 BMW가 추구하는 가치인 ‘주행의 즐거움’을 가장 잘 표현했다는 평이다. M4는 여기에 강인함을 더했다. 후두의 돌출 부위(파워돔)는 근육질의 남성을 떠올리게 하고 공기역학적으로 디자인된 사이드 미러, 날카로운 라인까지, 대놓고 ‘달려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다. 후면엔 듀얼 트윈머플러가 가장 눈에 띈다.

성능 또한 발군이다. 3시리즈와 같은 파워트레인을 사용하지만 세부적인 세팅을 통해 원하는 데로 차량성능을 조정할 수 있다. 엔진 스로틀 반응과 서스펜션 강도, 스티어링휠 감도를 각각 3단계 수준으로 선택할 수 있다. 모두 27가지의 조합이 가능하다.

더욱 진화한 댐핑 기술과 스티어링 설정으로 차내 하중에 관계없이 날카롭게 코너를 빠져나갈 수 있었다. 급브레이크시 차량이 쏠리는 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응답성 또한 건재했다.

뉴 M5. 사진=BMW그룹 코리아

정장 속에 본능을 숨긴 그대, 뉴 M5

M5는 이번 행사의 주인공으로 프리미엄 비즈니스 세단과 고성능 스포츠카의 특성을 융합한 모델이다. 1984년 첫 선을 보인 이후 세계에서 가장 빠른 비즈니스 세단으로 자리매김 했다. 최고급 세단에 어울리는 넓은 공간과 첨단 주행보조 기술 옵션, 편의사양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시동을 걸고 트랙 주행을 시작하자 M5는 거칠면서도 우아한 배기음을 뽐냈다. 마치 정장 속 ‘S’마크를 감추고 있는 슈퍼맨을 보는듯한 느낌이었다.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가속페달에 발을 올리자 M5는 기다렸다는 듯이 앞으로 튀어나갔다. 그리고 좀 더 몰아붙이라고 말하듯 가속을 하면 할수록, 변속을 하면 할수록 한계에 부딪히기는커녕 더 빠른 속도로 치고 나갔다. 실제 뉴 M5는 M 트윈파워 터보 기술이 접목된 최신 4.4리터 V8 트윈터보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608마력, 최대토크 76.5kg.m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에 걸리는 시간은 단 3.4초에 불과하다.

최신 드라이브로직(Drivelogic)이 탑재된 8단 M스텝트로닉(M Steptronic) 변속기는 가볍고 빠른 기어 변경으로 독보적인 민첩성을 제공하며, M xDrive 시스템과 결합해 어떠한 주행 조건에서도 최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엔진 파워를 제어한다. 이 모든 조합을 통해 BMW 뉴 M5는 역대 M5 중 가장 빠른 모델로 거듭났다.

코너링 성능도 발군이다. 높은 속도로 헤어핀 코너에 진입해 튕겨져 나갈 법도 하지만 너무나도 차분하게 빠져나가 감탄을 유발했다. 이는 역대 시리즈 최초로 적용된 4륜구동 시스템인 ‘M xDrive’ 덕분이다. 뉴 M5는 처음 시동을 걸면 다이내믹 스태빌리티 컨트롤(DSC)이 켜진 상태에서 사륜구동 모드(4WD)가 활성화된다.

덕분에 어떠한 지형에서도 강력한 성능을 제공하고, 코너링 가속 시 뒷바퀴가 약간 미끄러지도록 설정해 운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출시 전 기존 마니아들 사이에서 후륜을 버렸다는 이유로 전통성을 잃었다는 우려는 문제될 게 없어 보였다. 일상 주행 성능은 물론, 운전의 즐거움과 탁월한 트랙 주행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이다.

M xDrive는 후륜구동(2WD), 사륜구동(4WD), 사륜구동 스포츠(4WD Sport) 모드로 구성되어 있으며, 도로 상황이나 운전자 취향에 따라 원하는 모드로 선택할 수 있다. 사륜구동 스포츠(4WD Sport) 모드는 후륜에 더 많은 토크를 배분해 더욱 다이내믹한 주행 경험을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순수 후륜구동 모드(2WD)로 전환하면 이전 세대의 M5와 동일한 수준의 스릴 넘치는 주행이 가능하다.

BMW 뉴 M5는 더욱 강력해진 성능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차체부터 새롭게 디자인됐다. 앞 범퍼는 냉각 시스템과 브레이크에 충분한 공기가 공급될 수 있도록 종전보다 더 크게 디자인되었으며, 정교한 라인이 적용된 알루미늄 보닛과 M 전용 더블 스트럿 키드니 그릴은 보는 이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뿐만 아니라 M5 모델 최초로 루프를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로 제작해 경량화와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했고, 새롭게 디자인된 리어 디퓨저와 M 리어 스포일러, M 전용 트윈 테일파이프는 강렬하고 스포티한 외관을 완성한다. 사이드 미러와 에어브리더 역시 M 전용 제품이 탑재됐다.

뉴 M5. 사진=BMW그룹 코리아

BMW 뉴 M5는 다이내믹한 주행 감각을 위한 편의사양을 대거 탑재했다. M 전용 디지털 계기판은 현재 주행 중인 모드와 xDrive 시스템 설정 및 드라이브로직 정보를 지속적으로 전달하며, 가변 RPM 계기와 변속 타이밍을 알려주는 변속 표시등은 운전의 재미를 극대화하는 요소다.

주행에 필요한 모든 정보는 이전 세대 대비 약 70% 더 커진 M 전용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고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손 동작 하나로 제어할 수 있는 제스처 컨트롤 기능도 지원한다. 이와 함께 BMW 뉴 M5는 5시리즈에 탑재된 최첨단 주행보조 시스템과 기능을 동일하게 적용했다.

운전자는 다양한 주행 모드 설정을 취향에 따라 손쉽게 바꿀 수 있다. 간단히 버튼을 누르면 이피션트(Efficient), 스포츠(Sport), 스포츠 플러스(Sports Plus) 등 세 가지 주행모드 중 하나로 변경 가능하며, M 스포츠 스티어링 휠에 장착된 M1, M2 버튼을 통해 미리 저장한 맞춤 주행 모드를 실행할 수 있다.

V8 트윈터보 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존재감 있는 배기 사운드 역시 주행 모드에 따라 달라지며, 플랩 제어식 배기 시스템을 탑재한 덕분에 M 사운드 컨트롤(M Sound Control) 버튼을 사용해 보다 조용하고 부드럽게 조정할 수도 있다.

한편 BMW의 고성능 브랜드 M은 1979년 첫발을 뗐다. 백색 바탕에 파란색과 보라색, 붉은색 줄무늬로 이뤄진 엠블럼은 M의 상징이다. 모터스포츠에 참가하며 쌓아온 기술력을 일반 차량에 적용해 구동 성능이 뛰어나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2010년 1만7000대 수준이었던 M 시리즈의 글로벌 판매량은 2016년 6만7900대로 4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국내에서도 755대가 판매되는 등 꾸준히 고객층을 확대해 가고 있다.

파이낸셜투데이 이건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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