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총수 물러나라’ 대한항공 2차 집회…비가와도 촛불은 꺼지지 않는다
‘갑질 총수 물러나라’ 대한항공 2차 집회…비가와도 촛불은 꺼지지 않는다
  • 제갈민 기자
  • 승인 2018.05.13 0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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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하지 않는 한 바뀌는 것은 없다. 행동하자!”
한 시민의 일침 “한진 직원, 이것 밖에 안 나왔나? 지켜보겠다”
3차 집회 예고…대한항공 직원들 “끝까지 간다”
대한항공 직원연대가 12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조양호 일가 퇴진과 갑질 근절을 위한 제2차 가면 촛불집회를 열었다. 사진=제갈민 기자
대한항공 직원연대가 12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조양호 일가 퇴진과 갑질 근절을 위한 제2차 가면 촛불집회를 열었다. 사진=제갈민 기자

‘갑질 총수 조양호 일가 퇴진’을 촉구하는 대한항공 가면 촛불집회가 12일 오후 7시30분 부터 서울역 광장에서 열렸다.

이번 대한항공의 ‘갑질 총수 퇴진’ 촉구 집회는 지난 4일에 이어 두 번째다. 이날 집회는 굵은 빗줄기 속에 행해졌지만, 대한항공 직원들뿐만 진에어, 한국공항 등 한진그룹 계열사 직원들도 함께 동참했다.

집회에 참가한 대한항공 직원들은 신원 노출을 우려해 지난 4일 집회와 같이 ‘벤데타 가면’을 쓰거나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했다.

집회가 시작되고 첫 자유발언에 나선 대한항공 객실승무원은 떨리는 목소리로 “행동하지 않는 한 바뀌는 것은 없습니다! 집회가 3차·4차까지 이어져 갑질을 일삼는 조씨 일가를 몰아내야 합니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양심이 아닙니다. 망설이지 말고 행동합시다”고 외쳤다.

이어 제복을 입은 기장이 무대에 올라 “총수일가가 각종 불법 행위를 저지를 수 있었던 것은 회사 내에서 재벌세력을 견제할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며 “노조가 힘을 키워 세력의 균형을 맞춰야한다”고 발언했다.

이 외에도 인하대학교 졸업생과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국공항 직원도 무대에 올라 소신을 밝혔다.

인하대학교 졸업생은 과거 인하대 부정입학·편입 사건을 이야기하며 과도한 권력남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부정입학과 부정편입 사건도 있었지만 인하대학교는 지금 3대 세습 위기에 놓여있다”며 “이러한 ‘갑질 경영’ 그만둬야하는 것 아닌가? 인하대학교도 조씨 일가가 퇴진할 때까지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집회에 참가한 모두가 조양호 회장 일가의 퇴진을 요구하는 가운데 한 여성이 무대에 올라 대한항공 직원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그는 자신을 일반 시민이라 밝힌 후 “대한항공, 한진 직원 이것 밖에 안 됩니까? 다른 동료들은 어디 있습니까? 없습니까? 계속 조양호, 이명희 밑에서 맞으면서 살겠습니까? 다음 집회 또 있을 건데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응원합니다”라고 말했다.

대한항공 직원들 중 일부는 시민의 첫마디를 듣고 고개를 떨궜다. 이어 지켜보겠다는 말에 함성으로 대답하며 집회를 이어갔다.

집회 참석자들은 총수 일가를 향해 “조양호는 퇴진하라, 이명희는 감방가라, 조현아는 땅콩까라, 조원태는 공부해라, 조현아는 미국가라”라고 외치기도 했다.

궂은 날씨 속에 진행된 집회는 오후 9시가 넘도록 이어졌다.

대한항공 제2차 가면 촛불집회에 참석한 대한항공 직원이 '조양호는 퇴진하라. NO MERCY! CHO OUT' 팻말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갈민 기자
대한항공 제2차 가면 촛불집회에 참석한 대한항공 직원이 '조양호는 퇴진하라. NO MERCY! CHO OUT' 팻말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갈민 기자

집회 중 만난 대한항공 직원 한 명은 “TV에 나오는 조씨 일가의 갑질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며 “가정이 있는 입장이라 여태 숨죽이고 살았는데, 이번이 아니면 갑질을 근절할 기회가 없지 않을까 싶어 집회에 참석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사내 사원들의 90% 이상은 함께 동참하고 싶어 하지만 집회 날짜에 근무가 있는 동료도 많다”며 “집회 날짜와 휴무 날짜가 맞아 떨어진다면 더 많은 인원이 참석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박창진 사무장은 집회 해산 전에 ‘대한항공 직원연대 호소문’을 낭독했다.

박 사무장이 낭독한 호소문에는 “국회는 재벌들의 갑질로부터 직원들을 보호할 수 있는 법적 장치를 마련해주고, 노동법을 개정해 사기업인 항공사가 필수공익사업장 지정에서 철회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것과 “검찰·관세청·공정위 등은 철저한 조사를 통해 조씨 일가의 불법행위를 명명백백히 밝혀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또 “청와대는 재벌이 국민들에게 갑질을 넘어 패악질을 떠는 세상이 아닌 사람이 우선인 사회, 사람과 사람이 어우러져 일하는 세상이 될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강구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대한항공 직원연대는 조직을 구성해 가능한 범위 내에서 각 사정기관과 국회 관계자분들에게 도움과 협조를 구할 예정이다”며 “국민 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을 바랍니다”라고 호소했다.

한편 대한항공 제3차 가면 촛불집회 공지는 다음주에 있을 예정이다.

파이낸셜투데이 제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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