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LG 회장. 사진=뉴시스

LG그룹 구본무 회장이 내세우는 정도경영에 금이 가고 있다. 비교적 다른 재벌기업보다 오너리스크가 없는 기업으로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던 LG그룹이, LG전자의 하도급법 위반, LG전자서비스의 불법도급운영 의혹,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의혹, LG디스플레이와 LG전자 간에 관행적인 불공정거래 의혹, 구본무 회장 등 사주 일가의 100억 원대 양도소득세 탈루 혐의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으면서 그룹전체가 총체적 난국에 빠진 모습이다.

지난달 4월 21일 LG전자서비스에 근무 하는 엔지니어 L씨가 “LG전자의 불법 도급운영에 대해 조사를 요구합니다”라는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리면서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청원글을 올린 L씨에 따르면 LG전자는 삼성전자 서비스처럼 법인을 두고 있지 않다는 차이만 있을 뿐 운영방식은 똑같다면서 LG전자는 서비스 교육과 평가 기술교육 및 1년에 한 번씩 시험을 실시하는데 시험 성적에 따라 대행료를 지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서비스센터 대표는 LG전자 본사 부장급들이 퇴직하여 전국센터에 배치되고 있으며 각 지역 본사 실장들이 주기적으로 센터를 방문 하여 대표들의 보고를 받고, 지역팀의 SA, TA(현제 책임으로 명칭 변경)들이 수시로 센터를 방문 하여 지시 및 감독을 하고, 엔지니어 에게 직접 전화하여 미처리 건에 대하여 지시를 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뿐만 아니라 벨리데이션 파트 팀을 운영하며 엔지니어들 건 건을 분석해 대행료 삭감 및 패널티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대명장 명장 제도를 도입해 본사 지역팀에서 시험성적이 높은 엔지니어 순으로 대명장, 명장을 발탁하고 수당을 추가로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L씨는 이런 행태에도 불구하고 경영, 인사에 개입 없이 운영을 하고 있다는 LG전자의 말은 모순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분명 직접운영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부인하는 것은 LG전자가 내세우는 정도경영에도 맞지 않다고 개탄했다.

본지가 취재한 결과 이 같은 국민청원이 있고나서 서비스 관련 업무는 공문으로 안보내고 구두로 지시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메일로 지시하면 공정거래 위반 증거가 남아 말로 지시한다는 것이다. 즉 회사측은 불법인줄 알면서 지시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LG전자는 의혹을 제기할 때마다 서비스 법인을 별도로 두지 않고, 서비스센터와 직접 계약을 하고 있고, 서비스 센터의 경영·인사 등에 개입 없이 독립성을 보장하기 때문에 삼성전자 서비스와는 달라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하지만 LG전자는 이 같은 국민청원 글이 올라오고 본지가 취재에 들어가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으며 “내용을 모른다”, “확인해보고 연락주겠다” 또는 전화를 회피했다.

이런 가운데 LG전자서비스는 주 40시간 추가 12시간을 넘어서 70시간을 넘게 일을 시킨다는 국민청원도 있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올린 청원 내용을 보면 청원자는 고용노동부에 고발하고 싶지만 한통속 같아서 청와대에 청원을 넣는다면서, 평일은 아침 8시부터 저녁 마감까지 8시 넘어서 퇴근하며, 토요일은 오후 4시까지 근무하고, 일요일은 당직제로 2주에 한번 근무를 한다고 밝혔다.

청원자는 주 60시간 넘게 일하면서 건당으로 급여를 받는 게 현실이라고 꼬집고, 근무시간 개선을 요구하면, LG서비스에서는 협력업체 일이라고 하면서 외면하고, 센터에서는 LG본사에서 당일처리율 이라는 실적을 따지니 어쩔 수 없다고 외면한다는 것이다.

본지 이 같은 상황에 대해서 LG그룹과 LG전자의 공식 입장을 듣기위해 수차례에 연락을 취했으나 전화를 회피하거나 내용을 모른다는 말 외에는 들을 수가 없었다.

한편 청원 댓글에는 “완벽한 불법 도급이며, 노동착취이고 수수료율도 말도 안 되게 인상시켜서 본사가 착취해가는 비용이 절반가까이 됩니다. 엄연한 불법이고 악습입니다” “ LG전자서비스직원의 가족으로써 정규직 전환을 희망합니다. 밥도 못 먹고 일하는 경우가 많아도 일상인 듯 넘어 가는 날이 많고, 실적이나 고객만족도조사결과에 늘 스트레스 받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아픕니다” “대표들 목 죄고, 기사들 목 죄고, 품질장려금이라는 말도 안 되는 경쟁체제 만들어서 인간 같지도 않은 삶 살게 하는 그런 기업입니다. 뒤에서는 선행하는 정도경영기업? 말 같지도 않은 소리 하지 마십시오”등 수백 건이 달려있다.

파이낸셜투데이 한종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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