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유 증시, 중동 정세 불안에 힘입어 ‘훈풍’
중-러-한 증시, 다가올 북미 정상회담에 ‘불안’

사진=뉴시스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핵 협정’ 탈퇴 선언 후 에너지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글로벌 세계시장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뉴욕증시와 유럽증시 주요지수는 에너지주 강세에 힘입어 일제히 상승했다.

하지만 북한과의 정상회담을 기대하는 관계 국가들에게는 미국의 이란제재가 시장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북한과 접경을 둔 우리나라와 중국, 러시아 등은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앞서 8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맺은 핵협정(JCPOA) 탈퇴를 공식 선언함과 동시에 북한에 강한 압박의 메시지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란 핵협정은 일방적”, “재앙적이고 끔찍한”, “애초 협정은 체결되지 말아야 했다”, “협정에서 탈퇴할 것”이라는 등 강한 표현을 사용하며 이란제재를 밝혔다.

미국이 다시 이란 제재에 돌입하면서 글로벌 원유 공급에 불안함이 감지되고 있다. 이는 글로벌 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다. 2015년 이란과 경제제재 해제로 핵 협정을 맺은 미국·영국·프랑스·독일·러시아·중국 등 6개국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의 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9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일보다 182.33p(0.75%) 상승한 24542.54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25.87p(0.97%) 오른 2697.79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3.00p(1.00%) 오른 7339.91로 장을 마감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 지수는 전일 대비 1.28% 상승한 7662.52로 거래를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30 지수는 0.24% 오른 1만2943을,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은 0.23% 뛴 5534.63을 기록했다.

범유럽지수인 유로Stoxx50 지수도 전일보다 0.34% 상승한 3569.97로 장을 마감했다.

런던 증시에서는 BP의 주가가 3.92%, 파리 증시에서는 토탈 주가가 1.87%씩 각각 뛰었다.

반면 북한과 접경을 두고 있는 우리나라와 중국, 러시아 증시는 북미 정상회담의 긴장감이 반영된 모양새다.

지난 9일 코스피 지수는 외국인의 순매도로 하락했다. 미국이 이란의 핵협정 탈퇴를 발표하면서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의 5거래일 연속 순매도로 지수하락을 이끌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24% 하락한 2443.98로 마감했다.

코스닥은 기관과 외국인의 순매수로 상승을 나타냈다. 전일 제약 업종의 약세로 저가매수세가 유입된 증시는 오후 들어 셀트리온의 실적 호조 소식으로 기관과 외국인이 순매수 규모를 확대함에 따라 제약 업종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지수 상승 폭 역시 확대됐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2.86% 상승한 850.85로 마감했다.

10일 코스피는 시장의 조정으로 2460선까지 안착을 시도하는 분위기를 이끌었다. 하지만 외국인의 6일 거래 연속 순매도로 매도 우위를 이어가며, 다시 2450선까지 내려갔다.

이날 코스닥은 전날 미국 증시 훈풍을 힘입어 전 거래일보다 1.43p(0.17%)오른 852.28로 개장했다. 하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강세로 이어져 개인 매수만 버티고 있다. 매수와 매도 간의 힘겨루기가 이어지며 그래프는 널뛰기를 타고 있는 모습이다.

9일 중국 증시는 매수와 매도세력의 치열한 공방으로 장중 등락 반복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약보합세로 마감했다. 상해종합지수는 0.07% 하락한 3159.15pt, 심천성분지수는 0.17% 하락한 10689.07pt로 장을 마감했다. 상해와 심천 총 거래대금은 3825억위안으로 전 거래일 대비 13% 감소했다. 이날 중국 증시는 전일 거래량이 뚜렷이 감소 된 것을 나타내며 약세 흐름을 보였다. 중-미 무역 전쟁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트럼프의 이란 핵협정 탈퇴 선언으로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중국 국내에서 채권 디폴트사건이 연이어 발생함에 따라 중국 증시의 상승 여력을 억제했다.

모건스탠리는 중국 증권주의 목표가를 일제히 인하 조정했다. 금융규제 강화, 수수료 비율 하락 및 시장거래량 감소 등 요인이 중국 증권업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증권 섹터가 1% 넘게 하락했다. 또한 달러지수가 2주간 지속적으로 반등하면서 93을 돌파함에 따라 금 가격이 하락압력을 받으면서 귀금속 섹터가 1%가량 하락했다.

10일 중국 증시는 글로벌 증시 훈풍에 초반 강세를 나타냈다. 중국상하이종합지수는 장 초반 이날 전 거래일보다 0.31% 오른 3169.05로 개장했다. 하지만 매수와 매도의 치열한 공방 탓에 3160선까지 떨어지고 있다.

러시아 증시도 중동발 불안감이 시장에 영향을 끼치며 어닝쇼크 상태다.

10일 러시아 증시 RTS지수는 전날 거래 대비 11.72% 내려간 1142선을 기록했다. RTS는 장 초반 1146선에 거래의 문을 열었지만 글로벌시장 정세 불안에 매도 우위를 유지하며 11%폭의 급락을 나타내고 있다. 러시아 증시는 국제유가 급등과 미국과의 갈등이 고조되며 불안함이 크다. 시리아에 러시아가 화학무기를 지원했다는 의혹이 커지며, 미국은 지난달부터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를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가 미국과의 신냉전에 들어서며 알류미늄 거대 생산기업 ‘루살’ 등 주요 원자재 생산기업들의 주가는 반 토막 났다.

한편 한반도 정세를 둘러싸고 ‘재팬패싱’우려를 안고 있는 일본증시는 글로벌 외교에 대한 실패 불안감을 해소하며 시장에 기운을 복 돋우고 있다.

10일 일본 도쿄 증시는 뉴욕증시 강세로 투자심리가 개선되며 반등하며 출발했다. 닛케이 225 지수는 전일 대비 73.63p 0.33% 오른 2만2482.51로 거래를 시작해 2만2500선에 안착을 시도하고 있다.

일본증시에서 닛케이 지수는 국제유가 상승에 매수우위를 유지하며 석유와 광업 등 관련 에너지주에 시장 기대치가 반영됐다.

파이낸셜투데이 조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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