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문화의 중심지 송도 워터프런트
세계 최초 미음자(‘ㅁ’) 형태…원안대로 진행되지 않아 안타까워

김홍규 연세대학교 공과대학 도시공학과 교수. 사진=연세대학교

인천광역시에서는 인천을 도시경쟁력을 가진 국제적 업무단지·미래 관광 도시로 탈바꿈하기 위해 송도 워터프런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송도 워터프런트 설계를 맡은 김홍규 연세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를 만났다. 대한주택공사 주택연구소 연구원 출신인 김 교수는, 헤이리 예술마을과 태안기업 도시의 마스터 플래너로 도시설계에 풍부한 경험이 있다. 도시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송도를 미래도시로 건설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현재 송도 워터프런트는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이 엇갈리며 사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Q. 송도 워터프런트를 미음자(‘ㅁ’)자 형태로 설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도시는 한번 형성되면 수백 년 간다. 그 때문에 눈앞의 이익보다 미래에 어떤 도시가 활성화될 것인가를 고려해서 설계한 것이다. 현재 송도는 대부분이 주거와 상업, 산업용지, 공원 용지로 구성되어있다. ‘그 외에 무엇이 필요할까’를 고민한 끝에, ‘사람 중심’의 도시를 계획했다.

역사적으로 보면 물과 녹지가 있는 곳은 주변 가치가 상승해왔다. 도시 형성 과정을 살펴보면, 아파트가 공급되고 조경설치와 녹지가 형성된다. 탄천 등 수로는 마지막 단계다. 따라서 송도에 수로를 형성해 문화를 형성하고, 가치를 상승시켜 미래 지향적 도시로 탈바꿈하고자 했다.

Q. 김홍규 교수가 전하는 ‘스토리를 담은’ 송도워터프런트

A. 연극이나 소설을 보면 도입부·클라이맥스·종결의 형태로 하나의 스토리가 구성되어있다. 도시설계도 마찬가지다. 11공구 호수 안에 12개의 문화지점을 형성해 조각이나 회화, 공연 등의 갤러리를 만들고 관광객이 즐길 수 있는 스토리를 담았다.

이렇게 도시에 스토리를 담으면 관광객들은 그 공간을 자연스럽게 느끼고 간다. 구불거리는 시골길을 걷다 보면 다음에 어떤 풍경이 나올지를 기대하게 되는 것과 같다. 이를 씨닉뷰 라고 하는데, 최근 사람들이 연남동과 연희동, 삼청동 등의 아름다운 공간을 찾는 것도 그 공간의 독특한 문화를 느끼기 위해서가 아닐까 한다.

Q. 워터프런트 B/C값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A. B/C값(costbenefit ratio)이란 비용의 현재가치에 대한 편익의 현재가치의 비율을 말한다. 비용편익분석에서 사업 대안의 비교를 위한 기준 가운데 하나다. 보통 B/C가 1을 넘으면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현재 송도 워터프런트는 편익에 대한 항목이 정립돼있지 않다. 그 예로, 경기도 헤이리 예술마을 역시 당시 B/C값이 제대로 측정되지 않았었다. 그러나 15만 평의 헤이리 마을에 공공시설과 녹지 네트워크를 48%까지 조성했고, 환경성과 문화적 가치가 상승해 주변도 함께 활성화되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 송도 워터프런트 역시 처음 시도하는 사업이라 B/C값이 나오지 않고 있지만, 후에 헤이리 예술마을처럼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 예상한다.

Q. 원안대로 진행되지 않는 것에 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A. 송도 워터프런트에 거의 10년 정도 관여했다. 그러나 현재 모호한 단계에 직면한 상황이 안타깝다. 아마도 작품 자체가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것이라 그에 따른 거부반응도 높은 것으로 보인다. 송도 워터프런트는 미래지향적 도시를 설계한 것으로, 원안대로 진행되지 않을 시 문화·예술 부분이 없어 가치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국가적 측면에 이바지한다고 생각하고 최대한 원안대로 진행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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