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진의 질문에 시종일관 ‘죄송하다’ 만 반복
경찰, 조 씨에 특수폭행 혐의 조사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사진=김민희 기자

폭행 및 업무방해 혐의의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는 1일 오전 10시쯤 강서경찰서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이른바 물벼락 갑질 이후 경찰이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한 지 보름만이다.

조 씨는 경찰 청사 현관문 바로 앞까지 검정 에쿠스를 끌고 들어와서야 모습을 드러냈다. 차에서 내린 조 씨는 시종일관 눈을 내리깔고, 웃음인지 울음인지 모를 묘한 표정을 지은 채 땅만 쳐다봤다.

취재진은 조 씨에게 지금까지 제기된 혐의와 관련해 잇따른 질문을 던졌으나, 조 씨는 질문을 회피하며 영혼 없는 사과를 했다. ‘유리컵을 던지고 음료수를 뿌린 것을 인정하느냐’, ‘밀쳤다고만 했는데 그건 갑질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건가’, ‘이명희 이사장의 갑질 행각 보도는 어떻게 봤나’, ‘총수 일가 사퇴론까지 제기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등의 질문에 조 씨는 총 여섯 차례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사진=김민희 기자

조 씨는 광고 회의 도중 대행사 직원에게 유리컵을 던지고 음료수를 뿌린 것으로 폭행혐의와 업무방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경찰 조사의 핵심은 특수폭행 혐의가 추가될지의 여부이다. 조 씨가 실제로 회의 참석자에 컵을 던졌는지를 조사 중이며, 폭언과 위협이 상습적으로 행해졌다면 ‘상습폭행’ 혐의 적용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조 씨의 휴대전화를 압수한 경찰은 피해자를 상대로 회유나 협박을 한 정황도 조사할 방침이라며, “확인해야 할 혐의점들이 많아 조사가 저녁까지 이어질 것 같다”고 전했다.

또한, 뒤늦게 갑질 의혹이 불거진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도 경찰 소환 전망이다. 경찰은 한진그룹 총수 일가에게 성역 없는 조사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밀수와 탈세 혐의가 집중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땅콩회항 사건의 박창진 전 사무장은 ‘사과는 당사자에게, 범죄자는 감옥으로!’라는 글이 적힌 피켓을 들고 경찰서 앞을 찾았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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