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처음 공연시작, 벌써 8번째 무대
지하감옥에서 죄수들과 함께 이뤄지는 극중극
모든 관객의 기립 박수를 이끌어 내는 ‘명작’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포토존. 사진=김영권 기자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man of la mancha)’가 지난 12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성황리에 개막했다. 2005년 처음 한국을 찾아 라이선스 공연을 시작해 이번이 벌써 한국에서 8번째 무대다. 뮤지컬 가운데 한국에서 이토록 긴 시간동안 흥행한 작품은 찾아보기 힘들다. 오랜 기간 국내 무대에 오른 만큼 많은 사람들이 봤다. 이는 곧 우리 국민의 정서와 잘 어울린다는 뜻이다.

<맨 오브 라만차>는 미겔 데 세르반테스의 풍자소설 ‘돈키호테’를 바탕으로 재구성했다. ‘돈키호테’는 세상에서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린 책이다. 1605년 처음 발간되고 4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5억 부가 팔렸다고 추산된다.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만큼 영화나 뮤지컬 등으로 재구성도 많이 됐다. 우리는 두껍고 오래된 ‘돈키호테’ 원작보다 재구성된 것을 더욱 많이 접했을 것이다. 이토록 오랜 기간 동안 전 세계 사람들이 자신의 작품에 관심을 가지고 여러 가지 버전으로 재구성한다는 것을 세르반테스는 알고 있을까?

<맨 오브 라만차>는 스페인의 지하감옥에서 시작된다. 신성모독죄로 끌려온 세르반테스는 죄수들 사이에서 재판을 받게 되는데, 자신을 변론하기 위해 죄수들과 함께 즉흥극을 벌인다.

극 중에서 죄수들은 “사람은 인생을 직관적으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현실에서도 마찬가지로 이러한 말을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말을 하는 사람들에게 돈키호테는 “미쳐 돌아가는 이 세상에서 가장 미친 짓은 현실에 안주하고 꿈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소리쳤다.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다.

돈키호테의 한 마디는 현실에 부딪혀 꿈을 접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가슴 깊이 꽂힐 것이다. 꿈을 이룰 수 없다 해도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늙은 노인 돈키호테의 열정을 가슴으로 느끼기 때문이다.

힘든 시기라고 꿈을 포기하기보다는 앞뒤 재지 않고 풍차에 달려드는 돈키호테처럼 목표를 향해 돌진하는 남성이 필요하지는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공연이 끝나면 관객들은 뭔가에 홀린 듯 모두 일어나 갈채를 보내는 진풍경이 연출된다. 관객 모두의 심금을 울리는 이야기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가 오랜 기간 사랑받고 많이 팔렸는지 비로소 알게 된다.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는 오는 6월 3일까지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만나볼 수 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영권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