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세대 출시 이후 판매량 오히려 감소
韓 시장 전망도 어두워…‘사면초가’
경쟁사 할인 공세 ‘부담’…‘대중브랜드’ 한계
녹게이트 등 떨어진 신뢰도 걸림돌

사진=혼다코리아

혼다 어코드가 북미 시장에서 완전변경(풀체인지) 이후 판매량이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수입차업체 간 경쟁이 치열한 한국 시장에서도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별다른 차별성이 없는 상황에서 경쟁업체들의 파격 할인 공세가 부담이 될 수 없다는 분석이다.

26일 수입차업계에 따르면 북미 시장에서 혼다 어코드의 올 1분기 판매량은 총 6만1601대로 전년동기(6만9815대) 대비 11.8% 줄었다. 더욱 문제는 풀체인지 모델을 출시했음에도 판매량이 떨어졌다는 점이다.

실제 혼다가 북미 지역에서 10세대 어코드 풀체인지 모델을 출시한 지난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의 판매량을 종합해 보면 총 13만3454대를 기록했다. 반면 전년 같은기간(2016년 10월~2017년 3월) 판매량은 15만6421대로 14.7% 많았다.

신차를 출시했음에도 ‘신차효과’는 없는 기현상이 발생하다 보니 어코드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아무리 북미 시장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강세로 세단이 위축됐다고는 하지만 신차 효과를 거두지 못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신차 출시 이후 판매량이 오히려 줄어드는 건 분명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있을 것”이라며 “이는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한 채 자신들의 기술만 고집하는 혼다라는 기업 특성과 연관이 깊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쉐보레 크루즈 같은 경우에도 풀체인지 모델이 출시 됐지만 가격 문제 등으로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았던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국 시장에서도 이전 모델만큼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는데 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미 북미 시장 판매 부진으로 경쟁력 부족이 입증된 상황에서 경쟁업체들의 파격 할인 공세를 버티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선 똑같이 할인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이마저도 마진이 크지 않은 대중 브랜드 특성상 극적인 효과를 거두기에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실제 혼다는 북미 시장에서 판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리스료 인하와 저리 융자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토요타 등 경쟁업체들에 비해 부족한 할인 혜택으로 인해 현지에서도 더욱 공격적인 가격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교수는 “지난번 부식사건 이후 혼다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훼손된 상황에서 경쟁력 마저 떨어진다면 국내에서도 하향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폭스바겐을 필두로 경쟁업체들이 할인 공세에 나서고 있어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10세대 어코드는 다음달 10일 국내 판매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 엔진 라인업은 1.5리터와 2.0리터의 가솔린 터보 엔진과 하이브리드 총 3가지로 운영된다. 사전예약을 진행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다.

파이낸셜투데이 이건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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