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스턴 판매 호조가 밑바탕…아름다운 노사협력
혼류생산 걱정 NO…“큰 어려움 없어”

동력계통을 비롯한 부품들이 장착된 렉스턴 스포츠 쿼드프레임의 상부에 차체를 결합하고 있다. 쌍용차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프레임 SUV 전용 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쌍용자동차

“여가시간이 생겨서 운동이나 요리도 배울 수 있고, 특히 퇴근을 일찍 하니까 가정에 더 충실할 수 있어서 맞벌이 부부인 우리는 매우 기쁘다. 삶의 질이 좋아진 것 같다.”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에서 만난 직원들의 말이다. 이달 초부터 쌍용차가 도입한 주간 연속 2교대가 불러온 큰 변화다. 티볼리와 G4렉스턴, 렉스턴 스포츠 등을 연달아 성공시킨 데다 30년 만에 처음으로 주간 연속 2교대 근무형태가 도입되면서 직원들의 사기는 한껏 고조된 상황이다.

이런 변화가 가능했던 건 렉스턴 브랜드의 판매 호조 덕분이기도 하다. 물량이 많지 않아 기존에 주간 1교대로 운영되던 조립 3라인은 최근 들어 생산물량을 늘려야 할 상황이 됐다.

평택공장은 모노코크 플랫폼을 생산하는 2개라인과 프레임타입 플랫폼을 생산하는 1개라인 등 총 3개의 생산라인을 갖췄다. 3공장의 경우 G4렉스턴 출시 이전까지는 생산량이 많지 않았다.

조립라인을 보기 전에 먼저 차체공장을 방문했다. G4렉스턴, 렉스턴 스포츠의 차체 제작을 하는 곳이다. 3~4m 정도 크기의 로봇팔 150여대가 차체를 이리저리 뒤집으며 자동으로 용접을 한다. 용접자동화율 100%를 달성했고 공정의 자동화 비중이 높아 지게차로 부품을 옮기고 검수하는 인원 외에 작업인원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이 공장은 시간당 33대의 차체를 생산한다. 공장 가동률은 98%를 유지하고 있다.

 

렉스턴 스포츠의 쿼드프레임에 엔진을 비롯한 동력계통을 장착하고 있다. 포스코와 협력개발한렉스턴 스포츠의 쿼드프레임은 기가스틸을 비롯한 첨단 초고장력 소재를 활용해 뛰어난 안전성을 확보했다. 사진=쌍용자동차

곽상환 차체2팀장은 “렉스턴 스포츠의 적체 물량을 해소하는 한편 직원들의 삶의 질이 향상돼 모두 반기고 있다”며 “기존 근무에서 시간당 생산 가능 대수가 22대였다면 주간 연속 2교대로33대 가까운 생산이 가능해져 효율 또한 높아져 매우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1985년에 입사했다는 조병호 차체2팀 기술수석은 그간 밀린 물량 탓에 가족과 함께 제대로 된 여유를 가지지 못했다고 했다. 야근과 특근으로 월 최대 초과근무 시간이 80시간을 넘기기 일쑤였다. 하지만 주간 연속 2교대가 실시되면서 여유가 생겼고, 요리학원도 등록할 정도로 취미를 되찾게 됐다.

그는 “우리 라인의 경우 공장에서 가장 바쁜 라인이라 월 초과근무가 60~100시간 가까이 됐다”며 “기존보다 월급이 다소 줄었더라도 그만큼 삶의 질이 높아지고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겨서 좋다”고 말했다.

이어 “근무형태 변경의 필요성과 각각의 장단점을 노사가 서로 잘 이해하고 양보하면서 협의를 거쳤기 때문에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차체공장을 잠시 둘러본 뒤 조립 3공장으로 향했다. 조립 라인에는 화물칸과 승용칸이 나뉘어진 렉스턴 스포츠가 간간히 보였다. 국내 교통법상 화물차의 경우 승용칸과 화물칸을 분리하게끔 돼 있는데 렉스턴 스포츠도 화물차로 분류되는 만큼 이를 따른 것이다.

직원들의 라인 작업을 유심히 지켜보는데, 차체 휀더부분의 노란빛깔 보호대가 눈에 띈다. 휀더부분의 손상을 방지함과 동시에 혼류 생산되는 차종을 한눈에 구분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임상묵 조립3팀 직장은 “현재 3개 차종을 혼류생산하고 있는데, 예전에 4개 차종까지 생산한 경험이 있는 베테랑들이 많다”며 “어렵지 않게 적응해 나가고 있고, 신모델들의 품질 및 작업편의성이 향상돼 큰 어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쌍용차 노사는 근로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근로시간 단축이라는 정부 방침에 대응한다는 차원에서 이번 근무형태 변경에 합의했다. 지난 2일부터 평택공장 조립 1라인과 3라인에서 심야근무 없는 주간 연속 2교대(8+9시간)를 본격 시행했다.

1라인은 티볼리 브랜드를, 3라인은 렉스턴 브랜드를 생산한다. 주간 연속 2교대 시행으로 종전에 주야 2교대(11+9.5시간)로 운영되던 1라인은 심야근무가 사라졌다.

사진=쌍용자동차

파이낸셜투데이 이건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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