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에서만 가능한 ‘ㅁ’ 형태 워터프론트,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힘든 천혜 조건
송도 워터프론트 사업, 초기 기본계획안대로 진행돼야 이상없어
송도 워터프론트 수정안, 경제성 확보 못 해…수질환경개선사업으로 전락 가능성

인천광역시 송도 워터프론트 사업 조감도. 사진=인천경제자유구역청

워터프론트(Waterfront)는 도시에 큰 강이나 바다·호수 등과 접하고 있는 공간으로, 도시의 일부로 존재하는 도시 속의 자연을 말한다. 면적이 넓고 개방적인 공간을 특징으로 시민들에게 안정 및 재충전의 공간을 제공한다. 다른 말로 수변공간으로 표현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수변공간을 중심으로 도시가 발전돼 왔음을 알 수 있는데, 이러한 점에서 워터프론트는 역사와 문화의 중심지로서의 가치를 가진다.

최근 인공섬이나 해상도시개발 등의 해양 공간 개발과 도시 산업 구조 변화에 따라 워터프론트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 단순한 항만 재개발을 넘어 도시재생과 유사한 의미를 갖게 됐다. 이에 따라 수변공간과의 연계 개발이 이뤄지기 시작했고, 항만·운송·수산 등의 전통적인 기능과 레저·문화·산업 등의 친수 기능을 복합화해 다양한 용도로 개발하고 있다.

워터프론트 사업은 1960년대 미국과 캐나다에서 항만 재개발 사업 일환으로 시작됐다. 이후 1980년대에 유럽 및 일본에서도 관심을 가지며 워터프론트 사업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그 예로 어촌이었던 런던의 도크랜드(Dockland)가 새로운 업무지역으로 탈바꿈한 것을 들 수 있다.

도크랜드는 1960년대까지 유럽의 가장 번성한 상업 항구 중 하나였으나, 정보화 시대의 도래와 시설의 노후, 수송형태의 변화 등으로 인해 도크를 폐쇄했다. 이에 따라 지역 경제가 쇠퇴하고 부랑자가 모여드는 등의 문제점이 발생했고, 도크 폐쇄로 인해 15만명이 실직했다. 이후 런던 도심이 팽창하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 요구가 이어졌고, 이에 따라 도시 개발을 진행했다.

1981년 런던 도크랜드개발공사(LDDC)가 설립되면서 정부 주도로 대규모 용도변환이 시작됐다. 이에 따라 도크랜드는 도시기능의 회복과 주택난 해소, 도시경쟁력을 가진 국제적 업무단지로 발전하는 등 구항만 재개발의 대표적인 사례가 됐다.

인천광역시에서도 송도를 국제적 업무단지 및 관광지구로 개발하기 위해 워터프론트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집중을 받고 있다. 송도는 연안을 매립해 토지를 추가적으로 공급할 수 있으며, 미음자(‘ㅁ’) 형태의 설계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어 워터프론트 사업을 진행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지닌 곳이다. 전 세계 워터프론트 사업 부지를 보더라도 미음자 형태의 수로는 찾아 볼 수 없다.

이처럼 송도는 워터프론트 사업을 진행하기에 천혜의 조건을 갖췄음에도 수로 조성에 있어 의견이 엇갈리고 지방행정연구원의 타당성 재조사로 인해 잡음이 발생하고 사업이 지지부진 되고 있다.

송도 워터프론트, 수로 폭·수심 축소 조정…기본계획안대로 진행해야 문제 생기지 않아

현재 송도 워터프론트 사업에 대해 입주민들과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간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송도 입주민들은 워터프론트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해선 기본계획안대로 진행돼야 한다는 주장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 송도 주민들은 워터프론트 사업 조감도를 보고 입주한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들은 워터프론트 사업이 기본계획안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면 이는 ‘인천시의 사기행각’이라는 입장이다.

워터프론트 기본계획안은 11공구를 사업 2단계로 진행해 미음자 형태로 수로를 조성해야하며, 수로 폭을 60미터(m), 수심을 4.5~5미터(m)로 설계하는 것이다.

그러나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서는 송도 워터프론트 사업을 기본계획안과는 다르게 수정해 진행할 계획이다. 수로 폭을 40미터(m)로 줄이고, 수심을 2.5~3미터(m)로 조정하는 등 사업을 축소 실시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수로 조성은 기본계획안인 미음자 형태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송도 워터프론트를 원안대로 진행하라는 측은 수로 폭과 수심을 축소 조정해 사업을 진행하게 되면 부유퇴적물이나 펄이 수로 전반에 가라앉게 되고 결국 수로는 흙탕물이 될 것이며 유람선 및 요트가 진입하지 못 할 것은 물론이며 방재시설의 역할도 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인천경제청 송도사업본부 개발계획총괄과 관계자는 “수로의 규모가 원안보다 축소되더라도 큰 문제가 없고 오히려 사업비용이 절감되고 수로 폭을 줄인 20미터(m)만큼의 잔여 부지를 공원 조성이나 투자유치 토지로 활용 할 수 있어 더욱 경제성이 높다”며 “기본계획안대로 사업을 진행할 시 차량이 다니는 다리를 도개교로 설치해야하는데 도개교 2개만 하더라도 사업비가 최소 700억원 이상 늘어난다”고 반박했다.

이어 “우리나라에 등록돼 있는 선박 및 요트가 2만2000대 정도이며 이 중 95%가 축소된 수로 규모에서 운항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그보다 인천대학교 아래 400미터 수로가 계획돼 있는데 굳이 협소한 수로에 들어올지도 미지수”라고 수로 폭 하향 조정의 견해를 전했다.

또, 6·8공구 측에 위치한 호수에 대해서도 문제점을 제기했다.

그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 한파가 지속되면서 6·8공구 측 호수가 얼어붙었다”며 “수로를 원안대로 준설하더라도 겨울철에는 수로가 얼어붙어 사용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로 형태는 결과적으로 미음자로 수로를 준설할 것이며 기본계획안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주장이다. 'ㄷ자' 형태로 수로를 준공 후 11공구 사업을 시작해 잇는 다는 것이 아니라, 6·8공구 측 호수와 북측 수로를 잇는 것을 1단계로 실시하고, 잭니클라우스 골프장과 인천대학교 남측에 위치한 수로를 2단계로 실시하면서 동편의 11공구 수로도 동시에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퇴적 분야 전문가인 우승범 인하대학교 해양과학과 교수는 “기본계획안에서 검토한 펄의 침·퇴적에 대해 검토를 한 것과 다르게 수로 규모를 축소한 수정안에서는 이 부분을 검토조차 하지 않았다”고 문제점을 제기했다.

이어 우 교수는 “서해는 물 자체가 맑지 않아 장기적으로 봤을 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펄의 퇴적이다”며 “이러한 문제는 송도 뿐 만이 아니라 서해에 인근에 인위적인 구조물이 들어간 지역에는 피할 수 없는 문제다”고 강조했다.

또 우 교수는 “수질 문제는 시화호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물을 순환시키면 해결되나 실제로 시화호 내측은 펄이 계속해서 쌓이고 있다”며 “퇴적에 대한 문제는 수질 문제와 방재 부분을 포함해 가장 중요한 쟁점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면 펄이 최대한 덜 쌓이게 해야 하는데 방법 중 하나가 수로 폭을 60m, 수심을 4.5m 이상으로 설계해 많은 양의 물을 흐르게 해야 한다”며 “그 이전에 전제가 돼야 하는 것은 수로가 미음자 형태로 설계 돼 물이 순환 할 수 있도록 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수정안대로 수로 폭을 40m, 수심을 2.5~3m 규모로 설계하게 되면 유량이 줄어들어 펄이 퇴적될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어진다”며 “이렇게 될 경우 수질개선이라는 환경 사업으로 보여질 수 있으며, 최악의 상황은 수로 완공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수로 전체가 펄로 가득 차게 돼, 수로 기능도 못 하면서 펄을 걷어내기 위해 추가적 비용이 발생하고 관광사업도 불가능해 진다”고 주장했다.

현재 수정안대로 사업이 진행된다면 송도 워터프론트 사업은 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는 것이 우 교수의 견해이다.

또, 최초 기본계획안을 검토할 때는 교수 및 연구원들로 구성된 17명의 전문가들이 자문위원으로 워터프론트 사업에 참가해 의견을 주고 받았다. 당시 2개의 3차원 해수유동 모델 EFDC와 MIKE21과 추가로 비정수압 CFD FLOW3D모델까지 이용해 심도있는 검토를 진행한 바 있다.

이렇게 시뮬레이션을 10개월간 운용한 결과 기본계획안대로 사업이 진행된다면 수로의 수질은 깨끗한 바닷물의 93% 수치까지 도달한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인천경제청, 5년 이상 연구…지방행정연구원의 단기간 조사로 타당성 파악 불가

인천경제청을 포함해 토목기술사 등 전문가들은 송도 워터프론트 사업에 대해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서 타당성 재조사하는 것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

송도 워터프론트 사업은 2012년부터 계획을 해 온 것이다. 사업개요만 보더라도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을 위해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이란 시간과 약 15억원이 투입됐다. 그 후 기본·실시설계용역을 2016년부터 2023년까지 진행하며, 다음해부터 1단계 사업에 착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2016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서 사업 타당성 조사를 다시 하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사업 타당성 조사는 사업비가 500억원 이상인 신규 사업에 대해 필수적으로 거쳐야하는 것이며, 송도의 사업 타당성 조사는 현재까지 검토 중이다. 이에 대해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문의를 하였으나 B/C값(투입비용 대비 편익비용)이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답변만 들을 수 있었으며 그 외 추가적인 내용은 외부에 알려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천경제청 측도 본인들이 업무를 담당하고 있지만 지방행정연구원에서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그 어떠한 자료도 받을 수가 없어 사업진행에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송도 워터프론트 사업은 당장 오는 10월에 착공 예정이다. 그럼에도 B/C값 마저 산출하지 못한 부분과 사업을 앞두고 단기간 내 타당성 조사를 다시 한다는 것을 비춰봤을 때, 정확한 결과 값을 도출해 낼 수 있을지 지방행정연구원의 전문성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현재 북측 수로부터 6·8공구까지의 경제성을 분석할 경우 투입된 사업비 대비 편익비용이 0.739로 측정된다. 경제성이 1.0 이하로 도출될 경우 진행 가능한 사업은 환경개선사업뿐이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강행하는 송도 워터프론트 사업은 단순히 사업비 만의 문제가 아닌 사업 자체가 수질환경개선사업으로 밖에 보여지지 않는다.

파이낸셜투데이 제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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