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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3%에 근접하며 글로벌 금융 시장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던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이 하루 만에 장중 3% 선을 돌파했다.

CNBC와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4일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은 뉴욕 채권시장 개장과 함께 상승세를 시작해 오전 9시48분 3.003%까지 올랐다. 이후 국채 수익률은 3% 선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전 거래일보다 2.4bp(1bp=0.01%포인트) 오른 2.992%로 거래를 마쳤다.

미 10년물 국채 금리가 3%를 넘어선 것은 2014년 1월 이후 4년 4개월 만이다. 이달 초 2.731% 수준이던 국채 수익률은 3주 만에 26bp 이상 상승했다.

채권 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수익률이 상승한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시장에서 채권을 팔고 있다는 뜻으로 최근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저물가’ 부담을 털어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빠른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에 투자자들은 채권을 계속 매도하고 있다.

3% 금리는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투자자들이 가장 큰 관심사였다.

국채 수익률 3%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되던 저물가와 저금리 기조가 끝났다는 것을 의미하는 신호로 여겨지는데 이는 연준의 통화정책 변동 가능성이 채권 시장에 먼저 반영되는 특성 때문이다. 채권 금리가 상승하면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도 증가하기 때문에 주식시장에서는 주가 조정의 전조로 해석되기도 한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수익률도 장중 2.5%를 넘어섰는데 이는 2008년 9월 이후 처음이다.

게리 폴락 도이체방크 자산운용 채권 담당 책임자는 CNBC에 “이것(3%선)은 사람들에게 확실한 심리적 기준선”이라며 “분기 채권 차환(refunding) 물량이 기록적으로 많아 이번주 공급 물량이 많은 점도 시장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채권 금리 상승세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면서 이날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모두 크게 하락했다.

다우존스 30 산업지수는 2만4024.13을 기록해 전장보다 424.56포인트(1.74%) 하락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2634.56에 거래를 마쳐 전장보다 35.73포인트(1.34%) 내렸다. 나스닥 지수는 121.25포인트(0.37%) 낮은 7007.35로 마감했다.

뉴욕 증시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도 급등했다. 이날 오전 15.75로 출발한 VIX 지수는 장 중 20% 이상 오른 19.21까지 치솟았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채권 수익률의 상승 속도에 쏠리고 있다. 연준이 본격적인 긴축에 나선 만큼 앞으로도 금리가 계속 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존 브릭스 냇웨스트 마켓츠 전략 책임자는 블룸버그통신에 “수익률이 전반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올해) 3.5%까지 갈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연말에 3.2% 정도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올 2월초 미 증시 폭락 사태의 기폭제로 작용한 것도 채권 수익률 상승이었다.

올해 들어 물가와 고용 지표가 양호한 모습을 보이자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전망이 점차 강해졌고, 이에 따라 1월 말 2.7% 수준이던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2월 2일 2.84%까지 상승했다. 금리가 3%에 근접하자 시장의 공포감이 커지면서 2월 2일부터 8일까지 5거래일 동안 뉴욕 3대 지수가 10% 가까이 급락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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