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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채권 시장의 기준점이 되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3%에 다가섰다.

국채 수익률 3%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되던 저물가와 저금리 기조가 끝났다는 것을 의미하는 신호로 여겨진다. 이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변동 가능성이 채권시장에 먼저 반영되는 특성 때문이다. 채권 금리가 상승하면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도 증가하기 때문에 주식시장 상승세에 제동을 거는 요인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23일(현지시간) CNBC와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2.968%로 마감해 전 거래일보다 0.8bp(1bp=0.01%) 올랐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이날 오전 2.998%까지 상승하며 3%선 돌파를 넘보기도 했다. 이는 2014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4년 4개월 동안 3% 선 아래에 머물러 있었다.

채권 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수익률 상승은 투자자들이 시장에서 채권을 내다팔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 채권 시장에서 매도세가 가속화되면서 이달 초 2.731% 수준이던 채권 수익률은 3주 만에 24bp 가량 상승했다.

채권 시장이 약세를 지속하고 있는 핵심 요인은 물가로서 최근 원자재를 중심으로 인플레이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연준이 빠른 속도로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연준은 수년간 지속된 저물가 기조가 끝나고 향후 물가 상승 압력이 점차 커질 것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앞서 11일 연준이 공개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따르면 FOMC 위원들은 향후 수개월 내 물가가 목표치(2%)에 도달할 수 있다는데 동의했다. 모든 위원들이 ‘중기적’으로 금리 인상 횟수를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놨고, 일부 위원들은 향후 몇 년간 금리 인상 경로가 기존보다 가팔라야 한다고 언급했다.

당초 올해 3차례 금리 인상을 예상했던 연준이 4차례까지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전망도 강화되고 있다. FOMC의 통화정책 움직임을 전망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FedWatch)는 이날 연준이 올해 4차례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48.2% 반영했다.

이에 따라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이날 2.474%까지 올라 2008년 9월 이후 가장 높이 치솟았다.

크레이그 비숍 RBC 웰스 매니지먼트 채권 담당 부사장은 “유가가 계속 상승 흐름을 나타내고 있고, 이것은 더 높은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더 공격적인 통화정책에 대한 우려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남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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