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삼성증권이 112조원 규모 주식 배당 오류 사태 여파로 야심차게 추진해온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 SPAC) 상장 추진 작업을 철회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전날 금융감독원에 삼성스팩2호 공모주 청약계획을 취소하는 내용의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 스팩은 다른 회사와의 합병을 목적으로 상장하는 특수목적회사다.

철회 사유와 관련해서는 “투자자 보호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이번 스팩 공모를 추후로 연기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 올 2월 27일 삼성스팩2호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고 지난달 13일 승인 통보를 받았다. 규정상 거래소 승인일로부터 6개월 내에 상장을 마무리해야 한다.

하지만 앞서 6일 발생한 유령주식 사태로 논란이 고조되자 기관과 개인들로부터 자금 모집이 원활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스팩 상장을 잠정 보류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국민연금 등 주요 연기금은 거래 안전성을 이유로 삼성증권 창구를 활용한 주식 직접운용 거래 등을 잠정 중단한다고 최근 잇따라 발표했다.

특히 삼성증권이 지난해부터 기업공개(IPO) 확대에 본격 시동을 걸면서 진행해온 8년 만의 스팩 상장이라는 점에서 업계 관심을 모았으나 대부분의 작업을 마무리 한 시점에서 돌발 사태로 좌절돼 눈에 띈다.

앞서 삼성증권은 스팩 제도가 처음 만들어진 2010년에 ‘히든챔피언스팩 1호’를 설립했으나, 합병 상장에 실패하며 청산한 바 있다. 또한 이번 스팩은 삼성이라는 이름을 딴 첫 스팩이기도 함에 따라 삼성증권이 꽤 공을 들여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앞서 6일 발생한 전산 배당 오류 여파가 주가 하락, 기금과의 주식거래 운용 잠정 중단 등에 이어 IB 사업까지 확산되고 있음에 따라 삼성증권의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희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