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 수에 따라 가격 정할 가능성
추측 가격 난무…소비자 혼란 가중
혼다코리아, “본사 지침일 뿐 다른 의도 없어”

혼다 10세대 어코드. 사진=혼다코리아

혼다코리아가 소비자 기만 논란에 휩싸였다. 10세대 어코드에 대한 사전계약에 돌입했지만 구체적인 가격을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사전계약을 통해 소비자의 반응을 살펴 본 뒤 가격을 책정하려는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수입차업계에 따르면 혼다코리아는 다음달 출시 예정인 10세대 어코드 사전 계약을 시작 시작했다. 어코드는 역동적인 디자인에 강력해진 터보 엔진, 3세대 I-MMD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갖췄다. 10단 변속기, 혼다 센싱 등 첨단 기술도 대거 탑재했다.

정우영 혼다코리아 대표는 “사전 예약을 통해 다양한 혜택과 함께 어코드 뛰어난 성능을 경험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제는 혼다코리아가 이번 사전예약을 알리면서 가장 중요한 가격은 밝히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에 수입차업계에서는 9세대 어코드와 비슷한 가격에 나온다는 추측이 돌고 있지만 정확한 정보가 아니기 때문에 소비자들 입장에선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업계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다. 사전예약 단계에선 보통 가격을 공개하지 않는다”며 “출시가 확정된 이후에야 가격을 확정 짓기 때문에 소비자들 입장에선 알 방법이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전예약은 고객들의 반응을 알아보기 위한 ‘미끼’라는 지적도 나온다. 수요를 미리 알아보기 위해 사전예약을 진행한 후 그에 맞는 가격을 책정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사전예약을 하면서 가격을 밝히지 않은 채 100만원의 계약금까지 받는 것은 도덕적으로 맞지 않는 행태”라며 “수요에 따라 가격을 책정하기 위해 사전예약을 미끼로 사용한 것이라면 명백한 소비자 우롱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동차의 마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결국 자동차 가격은 제조사 마음대로 정할 수밖에 없다”며 “이번 혼다코리아의 경우도 녹 사태 이후 실추된 회사의 이미지 등 전반적인 상황을 살펴보고 가격을 정하는 간보기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혼다코리아는 “가격을 밝히지 않은 점과 소비자의 반응은 전혀 무관하다”며 “이전 세대 모델에서도 그랬든 매뉴얼에 따라 진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이건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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