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시흥시

경기도 시흥 최남단에 위치한 오이도는 수도권 가까이에서 바다를 즐길 수 있어 근교 여행지로 손꼽힌다. 당일치기 여행이 가능할 뿐 아니라 횟집과 조개구이집, 바다가 보이는 카페 등 알려진 맛집이 많아 데이트를 위해 이곳을 찾는 연인들도 많다.

오이도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빨간 등대는 드라마와 영화에 단골로 등장하는 명소이자 ‘인증샷’을 필수로 남겨야 하는 핫플레이스다. 최근 이곳을 중심으로 밤이면 화려한 꽃이 수놓아져 빨간등대의 명성을 더하고 있다. 오이도 해안길에 설치된 조명 꽃의 이야기다.

지난해, 시흥시는 오이도 빨간등대를 중심으로 어두운 밤길을 밝힐 그림자 조명을 설치했다. 일반 가로등과는 다르게 여러 색감으로 표현한 이미지나 문구를 가로등에 부착함으로써, 빛을 비출 때 지면에 메시지가 투사되는 조명이다. 밤이면 다양한 이미지와 센스 넘치는 문구들이 오이도를 밝히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주기적으로 원하는 이미지와 문구를 쉽게 교체할 수 있는 것이 그림자 조명의 장점으로, 오이도의 그림자 조명은 최근 봄을 맞아 꽃 이미지로 전면 교체되었다. 밤이 되면 장미꽃, 민들레 등 아름다운 형형색색의 꽃들이 거리를 비추어 오이도가 더욱 화려해졌다는 반응이다.

오이도를 자주 찾는다는 한 커플은 “지난해 놀러 왔을 때에도 독특한 문구의 그림자 조명 덕분에 즐거운 추억을 만들었던 기억이 난다”라며 “바닥에 수놓아진 봄꽃을 보니 나들이 기분이 더해지는 느낌”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그림자 조명이 새긴 문구에 위로를 받았다는 관광객도 있다. 자신을 취업준비생이라고 밝힌 한 여성은 “기분이 울적하여 오이도를 찾았는데, 조명의 문구가 나를 위로하는 것 같아 힘을 얻었다”라고 말했다.

현재 등대 근처에는 ‘눈과 얼음의 틈새를 뚫고 가장 먼저 밀어 올리는 들꽃, 그게 너였으면 좋겠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앞으로 날씨가 더욱 따뜻해지며 오이도를 찾는 관광객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재치있는 기획이 돋보이는 오이도의 그림자 조명이 따뜻한 봄날의 정취를 한껏 더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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