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의 양심 고백, “더 지켜볼 수 없어 용기냈다”

진=뉴시스

성폭행 혐의로 고소를 당한 가수 김흥국의 추가 성추행 폭로가 나왔다. 김흥국의 오랜 지인 A씨는 지난 3일 김흥국이 그동안 저질러 온 다른 성추행 사례들을 폭로했다. 김흥국은 최근 한 여성으로부터 성폭행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김흥국은 오는 5일 경찰 소환을 앞두고 있다. 그간 언론을 통해 김흥국과 그를 고소한 여성 간 입장이 공개되었다. 이로 인해 김흥국은 방송 편집 등의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인터넷상에선 “해당 여성이 꽃뱀”, “김흥국은 미투 피해자” 등의 동정 여론이 형성됐다. 이에 김흥국을 오랫동안 가까이서 지켜봐 온 지인 A씨가 입을 열었다. 김흥국을 고소한 해당 여성 말고 또다른 피해자가 있던 정황이 A씨의 증언으로 확인됐다.

※ 해당 기사는 제보자의 증언을 토대로 쓴 것임을 미리 밝힌다. 어렵게 만난 제보자 A씨는 철저히 익명을 요구했다. 현재 김흥국에 대한 고발 수사가 진행 중이라 A씨의 폭로가 미칠 파장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김흥국을 고소한 여성이 꽃뱀으로 몰리는 등 김흥국 두둔 여론이 형성되는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해당 기사를 내보내기로 결정했다.

다음은 A씨의 증언을 바탕으로 사건을 재구성한 내용이다.

■ 월드컵 때마다 반복된 성추행

2002년 월드컵, 한국 대표팀의 4강 진출로 모두가 들떠있을 때였다. 광주의 한 호텔 술집에서 승리의 기쁨을 즐기던 김흥국에게 30대 초반의 여성이 팬이라며 인사를 건넸다. 김흥국은 여성에게 합석을 제안했고, 술에 얼큰히 취한 김흥국은 A씨에게 “밖에 망 좀 봐라”며 지시를 내리고 룸 안에서 여성을 추행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도 김흥국의 추행은 이어졌다. 김흥국은 독일에서 만난 한국 여대생들을 성추행했다. 응원차 독일을 찾았던 학생들은 귀국 후 부모에게 사실을 알렸다. 항의하는 부모들에게 김흥국은 적반하장 격으로 반응했다. “미래가 촉망한 딸들의 인생을 망칠 셈이냐”며 도리어 부모들을 협박한 것이다. 사건은 그렇게 유야무야 끝났다.

■ “사장님, 살려주세요!”

2012년, A씨가 운영하는 카페 알바생이 김흥국으로부터 큰 봉변을 당할 뻔한 일이 발생했다. 손님도 없는 새벽, 김흥국이 카페를 찾았다. 그리고 카페 안쪽에 있던 룸으로 알바생 B씨를 밀어넣고 문을 걸어 잠갔다. 얼마 후 비명 소리와 함께 옷고름이 풀어 헤쳐진 B씨가 뛰쳐나왔다. 다행히 미수에 그치긴 했지만, 하마터면 ‘끔찍한 일’을 당할 뻔했다. 김흥국은 카페 사장이자 오랜 지인인 A씨에게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유유히 카페를 나왔다.

A씨는 김흥국의 이와 같은 행태가 상습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했다. 술자리에서 맘에 든 여성이 술을 억지로 마시게끔 분위기를 조성하는 일이 잦았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룸싸롱에서 직업여성을 강간할 때 A씨에게 “망을 보라” 시켰다. 관계가 끝난 후엔 아무 일도 없었단 듯이 너무도 태연하게 행동했다고 덧붙였다.

김흥국의 이런 태도에 A씨는 한동안 김흥국과의 연락을 끊었다. 하지만 김흥국은 타인을 통해 축구를 빌미로 A씨를 불러냈다.

한편, 최근 김흥국을 미투의 피해자로 보는 여론과 관련해 A씨는 “기가 막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를 더 두고 볼 수 없어 용기를 냈다는 그는 “해당 여성이 꽃뱀이면 강제로 술 먹이고 그런 짓하는 게 괜찮은 건가요?”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제대로 된 조사관이라면 해당 사건을 결코 단순히 처리하지 않을 것”이라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양가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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