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파이낸셜투데이 DB

한국은행이 지난해 16년 만에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순익의 70%는 정부 곳간에 세입으로 납입된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한은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세후)은 전년(3조3779억원)보다 5861억원 늘어난 3조9640억원으로 증가했다. 4조2000억원의 순익을 기록한 2001년에 이어 16년 만에 가장 많은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한은의 순이익은 2010년 이후부터 꾸준히 3조원대의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2013년 2조669억원으로 내려앉았고, 2014년 1조원대로 쪼그라들기도 했다. 이후 2015년 2조7156억원, 2016년 3조3779억원으로 다시 3조원대로 회복했다. 순이익이 늘어난 것은 2016년 금리가 연 1.25%로 내려간 이후 지난해 11월 금리인상 전까지 사상 초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통화관리비용이 감소한 영향이 크다.

한은의 수익은 대체로 외화자산 운용 등 유가증권 이자에서 거둬들이고, 비용은 주로 통화안정증권(통안증권)을 발행할 때 발생한다. 한은이 통화량 조절을 위해 통안증권을 발행하면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데, 저금리 덕분에 이 비용이 크게 줄었다. 한은의 손익계산서를 보면 지난해 통안증권이자는 1년 전(3조600억원)보다 4800억원 줄어든 2조5800억원으로 감소했다.

통안증권이자를 비롯한 전체 지급이자와 할인료, 수수료, 화폐제조비 등으로 발생하게 된 총비용도 전년(9조6019억원)보다 2조5220억원 줄어든 7조799억원으로 감소했다. 다만 총수익은 전년(14조455억원)보다 1조6575억원 감소한 12조3880억원으로 줄었다. 외화증권 이자는 6조1900억원으로 전년(6조1100억원)보다 늘었지만 원화증권 이자(4500억원)와 유가증권 매매이익(3조8600억원) 등이 1년 전보다 줄어든 영향이다.

지난해 법인세 등으로는 1조3441억원을 냈다. 1년 전 납부한 법인세는 1조657억원이었다.

한은의 순이익 중 30%인 1조1892억원은 한은법에 따라 법정적립금으로 쌓인다. 한은은 농어가목돈마련저축장려기금 출연을 위해 415억원도 임의적립금으로 남겨뒀다. 순익의 약 70%에 달하는 나머지 2조7333억원은 정부 세입으로 처리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신혜정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