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정책으로 인한 세수 감소분을 메우기 위해 미국 재무부가 이번 주 2940억 달러(약 314조원) 규모의 국채를 발행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한주 동안 발행한 국채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27일(현지시간) CNN방송은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잇단 금리인상에 따른 차입비용의 증가와 미-중 간 무역전쟁의 전운이 고조되고 있는 시점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주간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의 국채를 발행한다고 보도했다.

CNN방송은 미 연준이 최근 잇달아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미 연방정부의 금융조달 비용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연방정부의 재정지출도 늘고 있다. 앞서 23일 트럼프 대통령은 1조3000억 달러 규모의 일괄세출안(Omnibus Spending Bill)에 서명했다. 연방정부가 앞으로 더 많은 돈을 빌려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올 2월 트럼프 행정부는 한 달 동안에만 지난 6년 이래 가장 큰 폭인 2150억 달러의 적자를 냈다.

비당파적인 기구인 ‘책임 있는 연방 예산 위원회’(the Committee for a Responsible Federal Budget, CRFB)에 따르면 미국의 연간 재정 적자는 내년 1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CRFB는 만일 현 추세로 미국정부의 빚이 늘어나게 된다면 오는 2028년쯤에는 연방정부가 지불해야 하는 이자만해도 현재의 4배 규모인 1조5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 연방정부의 세입과 세출 간 갭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미 국채의 수익률도 오르고 있다. 10년 물 미 국채의 수익률은 올해 초 2.4%였으나 지난 2월 3%까지 급등했고, 지금은 2.85%에서 거래되고 있다.

리더 CIO는 미국정부의 예산 조달 비용이 올 하반기로 가면서 점점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그러나 생명보험과 연금 기금 등이 국채 수익률 상승의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베이비붐 세대 가입으로 규모가 커진 생명보험과 연금 기금이 미 국채 매입 규모를 늘리게 될 것이라는 게 CNN의 전망이다.

CNN방송은 최근 중국과의 무역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시점에서 대규모 국채 발행이 이뤄지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앞서 22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연간 600억 달러(약 65조원) 규모의 관세 부과 및 기술이전 제한을 골자로 하는 ‘중국의 경제 침략을 겨냥한 대통령 각서(Memorandum Targeting China’s Economic Aggression)‘에 서명했다. 미 역사상 가장 강도 높은 대 중 무역 보복 패키지를 풀어 놓은 것이다.

중국은 1조1700억 달러 규모의 미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 CNN은 중국정부가 미 국채를 그렇게 많이 보유하고 있는 이유는 막대한 규모의 대미 무역흑자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중국은 미국시장에 상품과 서비스를 팔아 막대한 현금을 벌어들이지만 마땅한 투자처가 그리 많지 않다. 중국이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를 사들이는 이유다.

미국은 대규모 무역 보복 관세를 통해 중국을 압박하고 있지만 여전히 중국의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정책으로 인해 향후 10년 동안 1조 달러 정도의 추가 재정적자를 안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은 대규모 국채발행을 통해 재정적자를 메워야 한다. 중국은 그동안 미 국채를 가장 많이 사들인 큰손 역할을 해 왔다.

파이낸셜투데이 최지원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